휴 마세켈라(Hugh Masekela)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작곡가이자 싱어다. 어린 나이 피아노 연주를 시작으로, 열네 살 무렵에 영화 “Young Man with a Horn”을 접하고 나서는 트럼펫의 매력에 빠져 여생을 보냈다. 그가 주로 활동한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인종차별, 노예 문제와 절대적 빈곤 등 중대한 사회적 문제가 만연했는데, 이는 자연스레 그의 내재적인 저항 욕구를 음악적으로 표출하게끔 유도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사회 운동가(Activist)로 맹활약하면서도, 본인의 음악적 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잠정적으로 모국을 떠나 런던의 길드홀 스쿨 오브 뮤직(Guildhall School of Music)과 뉴욕의 맨해튼 스쿨 오브 뮤직(Manhattan School of Music)에서 차례로 트럼펫을 연구해 본인의 음악에 깊이를 더했고, 이후 아프리카로 돌아왔다.
그는 1959년 아프리카의 첫 재즈 콜렉티브(Collective)라 평할 재즈 에피스틀스(Jazz Epistles)의 멤버로 활동했다. 대중에 서서히 본인의 음악과 메시지를 전파했고, 특히 인종차별정책을 꼬집은 트랙 “Soweto Blues”와 “Bring Him Back Home”은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는 고작 발단에 불과, 마흔아홉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마일스 데이비즈(Miles Davis)를 비롯해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육십 년의 세월을 쌓아갔다.
지난 23일, 마세켈라가 전립선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인간적 면모와 음악을 사랑했던 많은 이들에게 아쉬운 소식일 것. 그는 아프리카 재즈의 표본이라는 음악적 유산을 남겼고, 억압을 향한 투쟁, 인간애의 실현이라는 인도주의적 교훈을 남겼다.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