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출신의 래퍼 막소 크림(Maxo Kream)이 지난 18일, 자전적인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43분가량의 앨범 [Punken]을 발표했다. 그의 말마따나 노래 안에서만 갱스터, 딜러, 허슬러인 래퍼들과 그 밀도를 달리하는 막소 크림의 앨범에는 각종 범죄, 무법과 동침하던 지난 세월이 빼곡히 기록되어있다. 자신을 둘러싼 어둠, 그 삶을 소스로 랩이라는 무기를 탁월하게 활용하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스토리텔러라는 점에서 켄드릭 라마가 떠오르지만, 두 래퍼는 확연히 대척점에 서 있다.
한 명의 래퍼를 평가하는 기준을 콘텐츠 그리고 스타일이라는 두 가지 틀로 봤을 때, 막소 크림의 [Punken]은 한 명의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콘텐츠와 스타일 ─ 굳이 이 둘을 구분 짓는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지지만 ─ 을 담아낸 앨범이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난무하는 지금의 랩 신(Scene)에서 “예전에는 OG 킬러들만 얼굴에 타투를 했는데, 이제는 너네 같은 사운드클라우드 갱의 얼굴에 그려진 눈물 타투를 봐”와 같은 통렬한 문구를 보면 한 명의 래퍼의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콘텐츠가 어떻게 래퍼의 스타일을 완성하는지 느낄 수 있다.
삶은 살아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며,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듯한 경험은 언제 어디서 덮쳐올지 모르는 일이다. 실제 “Roaches”에서 언급하듯, 허리케인으로부터 가족을 지키지 못한 과거의 경험은 여전히 막소 크림을 아프게 하는 아물지 않은 상처. 그가 트랙에서 읇어대는 생생한 현실은 자연스레 거대한 삶의 아이러니를 은유한다. 하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여전히 범죄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고, 청소년 때부터 자행한 일이 일반인이 쉽사리 상상할 수 없는 범법임에도 불구하고 막소 크림의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그가 무법 지대의 품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그 여부와 관계없이 이 앨범 [Punken]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흐른다는 사실이다.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