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한차례 한반도를 휩쓸고 더위가 조금은 가신 듯한 날씨, 연이어 비가 오는 흐린 날이면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운 감정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것 같다. 지난 8월 23일, 김영생과 한동균, 박계완으로 이루어진 3인조 밴드 물도둑이 공개한 싱글 앨범 [바닥]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끌어올린다.
“아무도 없는 창밖에 소리쳐 불러보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저 고양이의 울음소리”라는 첫 구절부터 쓸쓸함을 자아내는 트랙 “바닥”은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베이스 기타와 드럼 리듬, 일렉트릭 기타, 여기에 울부짖는 듯한 김영생의 보컬이 한데 어우러져 우울한 감정을 북돋는 최적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가사의 각 구절 시작 부분에는 ‘창밖’과 ‘라디오’라는 단어를 반복 활용하여 일련의 구성을 갖췄다. 물도둑의 일상을 담아낸 듯한 “바닥”의 뮤직비디오는 레트로한 비주얼로, 90년대로 회귀한 듯 회상적인 무드를 그리며 감상자를 설득한다.
물도둑은 이제 앨범 [바닥] 발매와 함께 다시 한번 록키드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추후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