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리듬의 신화, Francisco Aguabella의 “Casa Fuerte” & “Desire” 재발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들리는 것, 바로 드럼 소리. 우리 쿠바인에겐 야구만큼이나 중요하다. 거리에 나가보면 손뼉을 치거나 뚜껑 닫힌 콜라병을 두드리며 리듬을 타는 이들이 한가득하다. 때론 나무상자, 벽, 심지어 오래된 에어컨에서 떨어진 물로 생긴 물웅덩이까지 때리고 첨벙거리기도 한다. 그마저도 없다면 누군가의 머리를 신나게 치대지. 이곳에선 아무도 룸바(Rumba)를 탈출할 수 없다”.

1999년, 일흔 중반에 들어선 쿠바 출신의 드럼 연주자 프란시스코 아구아벨라(Francisco Aguabella)가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말한 내용이다. 1920년대 쿠바에서 자란 그는 상기했듯 룸바에 둘러싸여 자랐다. 쿠바의 최고들 사이에서 기술을 연마하며 전통적인 연주법을 몸에 익힌 그는 1950초, 영화 “맘보(Mambo)”의 연주자로 채용된 것을 계기로 쿠바를 떠난다. 기세를 몰아 미국에 정착한 그는 고혹적인 목소리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페기 리(Peggy Lee)의 밴드에 합류해 약 7년간 같이 세계를 돌게 된다.

그의 곧은 손으로 뿌려대는 리듬에 홀린 이들 중엔 당시 미국 재즈 신(Scene) 인사도 많았다고.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티토 푸엔테(Tito Puente),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등 같이 작업한 인물을 열거하면 입 아프다. 그렇다고 언제나 세션 뮤지션으로 작업한 것은 아니다. 예순 언저리부터 개인 앨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해 2004년까지 총 7개의 앨범을 내놨다. 그 중 첫 작품인 [Hitting Hard]. 77년 나온 본 앨범에는 어느 경지에 올라갔다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는 “Casa Fuerte”와 룸바의 미학이 담긴 “Desire”가 수록되어있었으니, 냄새를 잘 맡는 음반 레이블 다이너마이트 컷츠(Dynamite Cuts)가 이 두 곡을 집어 7인치 바이닐 음반으로 재발매한 것은 이상하지 않다. 직접 확인해보자.

Dynamite Cuts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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