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신분을 숨긴 채 미국에서 불법 체류한 혐의로 이민세관 집행국에 체포되었던 21 새비지(21 Savage)가 지난 2월 14일에 석방되어 애틀랜타(Atlanta)로 돌아왔다.
석방한 뒤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21 새비지는 “시민권 취득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시민권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웠지. 시민권은 없지만 나는 26살에, 부자니까. 그냥 없이도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 거야”라고 불법 이민 생활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래퍼로서 큰 명성을 얻어도 시민권 없는 생활은 ‘악몽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니야. 이건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고, 나 또한 그걸 존중해. 가난한 이민자와 부유한 이민자를 차별 대우하는 건 내가 생각해도 엉망이니까”라는 그의 대답은 시민권을 얻지 못해 그가 안고 지낼 수밖에 없었던 고민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미국 이민 제도의 문제점을 부각한다.
21 새비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사실 구속이 아닌 강제추방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젠장, 나는 내 집이 너무 좋은데, 이제 돌아갈 수 없는 건가? 20년 동안 매일같이 갔던 식당도 이제 못 가는 건가?’ 같은 생각뿐이었어. 그게 제일 중요한 거야. 만약 누가 나한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내본 적 없는 장소에서 지내는 대신 2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시해도 나는 거절할 거야. 차라리 감옥에 앉아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기 위해 투쟁하는 게 나아”라는 그의 말에서는 그동안 쌓아왔던 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추방의 공포가 느껴진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미국에서 살고 싶은 걸까?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런던의 빈민가에서 왔어. 우리 할머니 집은 진짜 좁았고. 미국으로 처음 이사 왔을 때도 크게 변한 건 없었지만, 그래도 런던의 집보다는 훨씬 넓다고 느꼈지. 화장실 크기부터 욕실의 크기까지. 그냥 달랐어. 나는 그런 부분을 완전히 사랑했지. 그냥 그것뿐이야”라고 자신의 출신을 말했다. 험난했던 런던 생활과 비교했을 때 조금이나마 나은 편이었던 미국의 환경이 그에게는 머물기 위한 충분한 이유였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거야. 다른 선택이 가능했더라도 나는 똑같이 선택했을 거고. 이곳에서의 생활이 나를 만들었고, 나를 강하게 했기에 이 모든 걸 이겨내려고 하는 거야.”라고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살고 싶다는 자신의 견해를 강조했다.
그가 체포된 기간에 해당 사건을 재료로 한 밈(Meme)이 SNS에 대량 게시된 일련의 상황을 두고는 “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나에 관해 이야기해줬으니 감사하게 생각해. 밈까지도. 그중 몇 개는 재미있더라. 진심으로”라며 농담과 비판을 포함한 모든 언급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21 새비지의 인터뷰. 아직 강제추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가 완전한 자유를 손에 얻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