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Hipster)는 대체 무엇이며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그것, 또는 그곳이 ‘힙’하다고 알려졌다면 그곳, 또는 그것은 더 이상 ‘힙’하다고 할 수 있을까? VISLA는 끝없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마치 말장난과도 같은 이 주제를 가지고 #visla33ask를 준비해보았다.
Plastic Kid (32, DJ/Producer)
나의 외골수적인 성향 때문에 그런 느낌이 날까봐 일부러 아닌 척 했지만, 사실 나는야 힙스터.
송영혜 (21, 요리사 지망생)
자신의 취향이, 옷을 입는 방식이 힙스터라고 보여질까봐 노심초사 하는 사람들. 슈프림이나 조던으로 자신이 멋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정다운 (26, VA Magazine 디렉터)
내가 아는 힙스터는 모든 것을 남들보다 먼저 다 해본 사람이다. 힙스터인 그녀는 마치 위키피디아 같다. 내가 듣는 음악, 내가 보는 영화, 내가 가는 전시, 내가 읽는 책, 내가 입는 옷을 모두 접해보았고 이미 알고 있다. 만약 당신도 힙스터가 되고 싶다면 모두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답해라. 그리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 자꾸 성가시게 물어보면 대답하자. “그게 대체 왜 중요해?”
안지성 (26, AXOO 에이전시 대표)
힙스터라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만 골방에서 LP 판을 돌리고 실실 웃으면서 담배를 맛있게 피는 이미지가 막연히 떠오른다. 남들과 달라야하는 강박이 있으면서도 그 ‘다름’에 대한 확신은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그 ‘다름’이 구리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황재국 (30, Henz 샵 대표)
힙스터란 무엇인가. 일단 네이버에 등록된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194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속어로 유행 등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뜻한다. 인디 영화, 인디 음악과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일반 대중과 자신들을 구분하면서 지적 우월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만의 최신 유행을 좇는 것이 그들이 비판하는 일반 대중과 크게 다른 바가 없어 잦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힙스터 [hipster] (패션전문자료사전, 1997.8.25, 한국사전연구사)
그렇다. 비주류의 탈을 쓴 주류 일지도 모르겠다. 요새 힙스터들 최강의 아이템은 조던과 슈프림인지 머시깽이다. 난 옷가게 사장이다. 난 조던은 커녕 10만원 짜리 신발도 하나 없다. 가난하기 때문이다. 힙스터는 일단 부자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밥은 굶지 않는다. 난 돈이 없어서 본의 아니게 1일 1식을 먹는다. 2번째, 요새 힙스터 중에는 여자들이 많다. 예쁜 여자는 힙스터다. 3번째, 힙스터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에 ‘K’ 가 붙어야 한다. 4번째, 힙스터들은 주말에 브라운, 매드 홀릭 등 붐뱁 스타일의 클럽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김광현 (30, 브랜드 SPOT SEOUL 디렉터)
저는 개인적으로 힙스터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를 계속 파고 실천하는 일은 멋지잖아요. 어설픈 포져(Forger)가 아닌 제대로 된 힙스터를 말하는 겁니다.
김경태 (25, HiphopLE 미디어팀)
카스말고 하이트를! 맨솔 말고 쿨 프로스트를! 피자헛 말고 도미노를 외치는 당신이 바로 …
심은보 (20, HiphopLE, VISLA 에디터)
“나 빼고 모두 힙스터”야말로 요즘 힙스터들의 기본 마인드인 것 같다. 여기에 만약 비정규직이라면 금상첨화.
한소리 (28, 대학생)
힙스터는 힙스터이고 싶어 한다. 무테안경이나 뿔테는 쓰지 않는다. 그들은 반테 안경을 선호하고, 가느다란 선으로 된 레터링 타투 하나쯤은 보이는 몸을 가지고 있다. 또는 아이폰과 애플을 찬양하는 앱등이들. 힙스터들은 급격히 모던화 된 도시에서 깔끔하고 번지르르하게 보이는 것 보다는 편한 lay back스타일을 선호한다. 그러나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은 힙스터들은 그들만의 문화에 갇혀서 소속감을 원한 나머지 또 다시 ‘one of them’이 되는 것 같은데…
이세호 (26, 대학생)
글쎄요. 힙스터라는 말을 모르는 저에게는 마치 ‘힙합 스타’처럼 느껴지네요. 스냅백에 박스 티, 편한 바지를 입은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은별 (23, AXOO 에이전시 매니저 )
힙스터(Hipster). 어떤 단어든지 하나의 정의에서 각기 느껴지는 것은 참 다르다만, 내가 생각해왔던 힙스터와 남들이 생각하는 힙스터의 의미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다. 회색 반팔 티에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위트 있는 미소를 지닌 사람. 내게 힙스터는 행동거지에 꾸밈이 없는 악동 기질 다분한 헤헤거림을 갖춘 한량이다. 그런데 며칠 전, 카페에서 같이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던 외국인 친구가 누군가의 프로필을 보곤 “Korean Hipster Girl 같아서 싫다” 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대충 감이 잡혀 웃다가 네가 생각하는 ‘Korean Hipster Girl’이 뭐냐고 물어보니 ‘밝은 갈색 머리에 크롭 티를 입고 똑같은 화장을 하고 찍은 셀카, 피자와 파스타 등의 사진을 올리는 다람쥐같이 생긴 여자아이들’이란다. 내겐 그렇게도 매력적이었던 ‘힙스터’란 단어가 그 친구에게는 썩 좋지 않은 어감으로 다가왔나 보다. “그건 진짜 힙스터가 아냐” 라며 웃어 넘겼지만 힙스터에 대한 홀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몇몇 사람들은 힙스터들이 지향하는 ‘다름’ 자체도 결국 모아 놓고 보면 디 같다며 조롱한다. 이렇게 가끔 오해와 조롱을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게 힙스터라는 말은 멋이 뚝뚝 흐르는 단어다. 타인들의 비난이 뭐가 중요한가. 힙스터들에게 그런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그 자신감이 난 너무 좋다!
무명씨 (29, 취업준비생)
WTF이 아닌 FTW를 외치는 사람들.
박창민 (22, 타투이스트)
내게 있어 힙스터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패션으로만 그것들을 빨아 재끼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것이 조던이든 슈프림이든 겉모습에만 치중하는 이들이 바로 힙스터 아닐까. 힙스터의 특성처럼 문화에 대한 사랑이 없는 이들은 빠른 트렌드에 발 맞춰 그 누구보다 빠르고 남들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류정호 (29, 취업준비생)
힙스터라는 말에 기분이 나쁘다면 당신이 바로 힙스터.
나두리 (23, 대학생)
힙스터를 욕하는 게 쿨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바로 힙스터!
정충진 (28, 영상 프로덕션 MHV 멤버)
‘Ways of seeing’이라는 카페에서 메뉴판을 ‘보는’ 방식과 자신이 남들에게 ‘보이는’ 방식을 폰카로 탐구하는 군상들. #존버거
박하천 (29, Bike Rider)
한국의 힙스터 = 노력 없이 돈으로 포져짓을 하면서 ‘스트릿’을 외치는 애들.
문지석 (28, 일용직)
마트 시식코너 먹튀들, 맛만 보고 정작 물건은 안사는 친구들. 그래놓고 집에 가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미식가인척 리뷰를 씀. 그런 얕은 인간들이 힙스터지.
기린 (30, 종합예술인)
패션문화가 기계라면 마치 얼리 어답터처럼 앞서가는 멋을 추구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 아닌가? 내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원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유행하는 스타일대로 옷을 입고 마치 그게 자신이 창조한 것인양, 혼자만 그렇게 입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자연스러운 척 포즈를 취하는 병맛들을 이야기하는 거 같아. “너 힙스터 같아”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 없잖아 요즘. 내친김에 힙스터 삼행시. 힙 : 힙스터들 멋 부리고 서있느라. 스 : 스트레스 많이 받겠네. 터 : ㅡ 터미널에서 휴가 나온 군인들을 보며.
황규철 (33, 그래픽 디자이너)
내가 생각하는 힙스터는 서브 컬처 씬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일종의 셀레브리티나 아티스트들, 혹은 그루피를 지칭하는 말 같은데, 개인적으론 너무 소비 지향적이나 향락 지향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큰 것 같다. 마치 트렌드가 한참 바뀌고 나서 본 헤어 메탈 밴드가 지금 보았을 땐 우스꽝스럽고 유치해 보이는 것처럼 힙스터 역시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시대가 바뀌어도 또 다른 힙스터들이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활약할 것이다. 현재의 힙스터들이 섹스 피스톨스, 조이 디비젼, 더 큐어처럼 클래식으로 남을지 머틀리 크루처럼 희대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남을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보다 두꺼운 스테이트먼트와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좀 더 긍정적인 의미에서 ‘힙스터’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최태희 (31, 모바일게임 기획)
지금 VISLA에서 이거 읽고 있나? 그럼 힙스터 중에서도 상급이지. 퍼간 걸 읽고 있다면 중급 정도.
송다은 (29, 온라인 마케팅/기획)
힙스터는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을 힙스터라 지칭하는 힙스터는 보질 못했으니까. “난 힙스터야”라고 하는 순간 당신은 힙스터가 아니다. 웃긴 소리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 Hipsters are nowhere and everywhere!
Andow (31, DJ/Producer)
한마디로 비주류가 되고 싶은 주류라고 생각한다. 대중들 사이에서 튀고 싶어 하며 스스로 시대를 앞서나가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들 눈에는 그저 유행을 쫒아가기에 급급하고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칭한다. 쉽게 풀어쓰자면 가로수길 카페 25%에서 커피 하나 시켜놓고 두세 시간 주구장창 죽치고 앉아 인스타그램 좋아요 개수만 확인하는 무리들.
박다솜 (24, 일러스트레이터)
인스타그램을 안하는 사람들이 힙스터죠. 퍼거슨 같은 사람. 셀카 안 찍는 사람. 밥 먹을 때 사진 안 찍는 사람.
정상수 (31, 래퍼/국악이론가)
음, 힙합퍼와 비슷한 개념인가요? 잘 모르겠는데. 저는 유행을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에요. 얼리 어답터 같은 타입도 아니고요. 오히려 조금 올드하거나 지나간 것들을 더 좋아합니다.
임서팔 (26, 광고 노예)
힙스터는 자기가 힙스터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힙스터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남도 알고 있지만 스스로를 힙스터라고 지칭하는 순간 힙 지수는 99프로 하락한다는…
고지현 (30, RUFXXX 직원)
힙스터가 뭐야?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스터’가 칵테일 탈 때 휘휘 잘 저어주는 행위인데 그걸 엉덩이로 하나?
유진원 (30, 댄서)
힙스터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느낄 때는 속 알맹이 없이 겉으로만 잘나고 멋있는 척 하는 사람? “나는 다른 사람과 약간 틀려”를 티내는 사람?
권병수 (29, 그래픽 디자이너)
음, 일단 확실히 힙스터라는 말은 단지 유행을 쫓아 이거저거 따라다니는 메뚜기 ‘트렌드 세터’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힙스터 본인이 추구하는)에 대해 자기들만의 개념이 잡혀있는 사람들 같은데? 그러나 가끔은 그러한 점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는….
보스코노콩 (28, 학생)
힙스터는 유행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요즘 유행하는 옷을 입고 ‘핫’한 장소에서 ‘핫’한 음악 듣고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노는 애들.
Ellen Kim (23, 학생)
남들이 알아주는 스트릿 브랜드를 걸치고 Gold, Cash, Money, 예쎄쇼 하는 그런 사람들? 정말로 멋’있는 사람한테는 힙스터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Yo.
심준섭 (31, 무신사 신규사업팀)
힙스터에게는 어떤 속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는 남들과 다른 소수의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런 소수의 문화를 실제로 ‘이해’하거나 그런 문화를 ‘이해’한 사람들이 으레 하는 ‘행동’들을 실제로 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힙스터들이 남들과 다르게 보이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하기로 했어요. ‘이해’하고 ‘행동’하는 ‘힙스터’ 분들은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지만, 전 그런 분들은 ‘힙스터’와 같은 말보다 더 멋있고 가치 있는 용어로 불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태현 (29, RVVSM 대표)
보뚜 아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