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Edge Day #1 – Combat​ Boots of the Straight Edge Army

스트레이트 엣지(Straight Edge)는 하드코어 펑크 신(Scene)에서 술, 담배, 마약 더 나아가 원나잇 스탠드와 같은 쾌락적, 자기 파괴적 요소를 거부하는 라이프스타일적인 반문화이자 이와 같은 삶의 방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그들은 손등에 X 마크를 그려서 스트레이트 엣지임을 표방하며 레이블, 밴드, 머천다이즈 등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매년 10월 17일은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Edge Fest’라는 제목의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며, 하드코어 펑크 신에서도 역사적인 이벤트들이 보스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엣지 데이(Edge Day)’ 혹은 ‘내셔널 엣지 데이(National Edge Day)’라고 불리는 10월 17일이 다가왔으니 이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공연장에 들어서면 처음에는 상대방이 입은 티셔츠를 보고서 엣지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게 된다. 스트레이트 엣지 밴드의 이름, 영블러드(Youngblood)나 리액트(React!) 등의 레이블, X나 XXX 마크, ‘Straight Edge’와 같은 문구와 마크의 유무에 따라 판별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하나의 예시로 시계를 들어볼 수 있는데 1987년에 발매된 스와치(Swatch)사의 X 염색체(X-Rated) 시계를 스트레이트 엣지들이 차고 다닌 게 발단이 되어서 그 당시 시계들이 이베이 상에서 800달러에 거래되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에 스와치 사가 X 염색체 시계를 재발매해 많은 엣지들이 구매하는 유행을 낳았다. 이처럼 엣지에게 하드웨어는 중요한 요소인데 격렬한 모슁(Moshing)이 난무하는 하드코어 공연장에서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아이템은 바로 신발이다.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는 하드코어 펑크가 미국에서 폭발할 시기였고 역시나 당시 영국 펑크 신의 영향이 컸다. 그래서인지 현재 외형적인 스타일과 당시의 것과는 괴리가 크다. 후드와 카모 반바지 혹은 농구 저지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영국의 클래쉬(The Clash)나 스티프 리틀 핑거즈(Stiff Little Fingers) 등 초창기 펑크 밴드와 스킨헤드 스타일의 옷차림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지금도 활동하는 뉴욕의 어그노스틱 프론트(Agnostic Front)는 당시 두꺼운 가죽 부츠를 신고 공연했고, 보스턴 스트레이트 엣지인 에스에스 디컨트롤(SS Decontrol)의 명반 [The Kids Will Have Their Say] 앨범 재킷에 있는 이들은 항공 점퍼 또는 가죽 라이더 재킷을 입고 있었다.

하드코어 펑크 신의 패션이 바뀌게 된 계기는 1세대의 쇠퇴와 함께 다음 세대의 등장, 스트레이트 엣지의 주요한 음악 스타일인 유스크루(Youthcrew)의 탄생을 맞이하고 나서부터다. 더 정확한 시기로 언급되는 건 뉴욕의 유스 오브 투데이(Youth of Today)가 활동한 시기. 일반인도 잘 알고 있는 패션 브랜드에서 광고에 그 이미지를 표출하기 시작하는데, 반스와 컨버스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예로, 실제로 하드코어 신에서 애용한다. 다만 좀 더 스트레이트 엣지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는 신발들이 유스 오브 투데이의 활동과 함께 두각을 드러냈고, 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는 뉴밸런스(New Balance)와 나이키(Nike)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유스 오브 투데이는 하드코어 펑크 신에서 채식주의를 표방하고 나온 밴드다. 이전에는 초창기 스트레이트 엣지를 대표하는 인물로 마이너 쓰렛(Minor Threat)의 이안 맥케이(Ian MacKaye)가 채식을 했지만, 그는 스트레이트 엣지에서 더 나아가 개인의 의지와 관련된 또 다른 금욕적 선택임을 주장했다. 유스 오브 투데이는 이를 확고하게 드러내며 가사와 뮤직비디오에 채식주의를 표현했고 로컬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다. 다만 이후 90년대 뉴스쿨 하드코어인 어스 크라이시스가 비건 스트레이트 엣지(Vegan Straight Edge)와 정치적인 이슈를 내세우며 전 세계적으로 비건 엣지 무브먼트를 보여준 것은 조금 다른 경우였다.

채식주의적 생활 속에서 이전 세대와 외형적인 모습에서도 다른 면모를 보여줬는데 사이즈가 큰 후드와 활동성이 있는 반바지 그리고 스타디움 점퍼 즉, 흔히 대학교에서 ‘과 잠바’라고 하는 외투를 입고 나오며 유스크루 스타일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스타디움 점퍼는 시간이 지나서 후면의 등 부분에 로컬 도시 이름과 ‘Straight Edge’ 혹은 XXX와 같은 문구를 박음질해 로컬 스트레이트 엣지 크루를 만드는 문화를 낳았다. 당시 멤버들의 이야기로는 모슁과 크라우드 서핑(Crowd Surfing)처럼 과격한 움직임에 적합한 옷들을 찾고 있어서 편안한 스타일이 나왔고 신발로는 뉴밸런스 574, 나이키 조던 1과 같은 신발을 착용했다고 한다. 그들이 채식주의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동물성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찾는 것이 제일 큰 조건이었다.

“우리는 엄청난 스포츠 팬은 아니지만, 조던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안다. 스니커즈는 스트레이트 엣지의 군화 같은 존재였다”라고 증언하는 것처럼 현재에도 많은 스트레이트 엣지들이 뉴밸런스와 나이키 조던 제품을 사용한다. 현재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개성 있는 스니커즈를 신고 공연장에 나오기도 하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유스 오브 투데이와 그들의 크루가 스니커즈를 선택하고 나서부터 현재의 공연장에서 하드코어 키드들이 활동성이 있는 스니커즈를 신고 모슁을 하며 멋진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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