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징 더 갭(Bridging The Gap) x 댓츠 마 보이(That’s Ma Boy!)는 일빌른즈(Ill Villns)와 MSTR이 야심차게 기획한 비보이 행사다. 그들은 단순히 승과 패로 나누는 배틀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놀이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앞으로 어린 친구들이 건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춤을 출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특히 Milhouse와 Jazz Bear를 주축으로 시작된 일빌른즈는 Drifters, Rivers, 20th Century B-boys와 같이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유명 크루 출신의 친구들이 모여 그 기대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브리징 더 갭 x 댓츠 마 보이의 하루를 엿보고, 그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번 행사는 신천에 위치한 LTL(Letz Total Lab)에서 열렸다. 첫 번째 브리징 더 갭(Bridging The Gap)은 청소년들을 위한 비보이 워크샵으로, Milhouse와 Zoot가 ‘Blow up Footwork’, ‘The Sketch’라는 주제로 각각 한 시간씩 수업을 맡았다. 수업 내내 DJ Spray의 음악이 함께 했다.

평소 강력한 풋워크로 인정 받아온 Milhouse. 오늘도 그 역량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신의 소스를 하나하나 공개하면서 어떻게 하면 역동적인 풋워크를 구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생각보다 거친 수업에 참가자들은 곧 땀범벅이 되었지만,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Milhouse의 열정에 답했다.

Milhouse v Heady / Top 16 (Sound Fix) / Red Bull BC One 2014 Seoul Cypher / allthatbreak.com

첫 시간 Milhouse의 수업에 이어 두 번째는 Zoot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스케치라는 주제처럼 춤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보고 그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수강생 한 사람 마다 평소 하고 싶었던 기술들을 배웠으며 이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법 또한 익혔다.

SKIM v ZOOT / Final Battle (Sound Fix) / Red Bull BC One Seoul Cypher / allthatbreak.com

워크샵이 끝나고 난 다음, 댓츠 마 보이(That’s Ma Boy)는 탑락(Top Rock)과 풋워크 싸이퍼(Cypher)를 통해 베스트 댄서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약 30여분의 시간 동안 40명 가까운 비보이·비걸들이 싸이퍼를 즐겼고, 최종적으로 탑락에 변규인 양, 풋워크의 차유석 군이 베스트 댄서에 선정되었다.

싸이퍼(Cypher) : 비보이들끼리 원을 이루어 서로의 춤을 주고받는 것.

베스트 댄서로 선정된 두 명은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Ghostwalk, Mario와 다시 한 번 싸이퍼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탑락에 선정된 변규인 양은 탑락으로, 풋워크에 선정된 차유석 군은 풋워크로 배틀함으로써 행사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달궜다.

Gyuin vs Mario │ Top Rock Battle │ That’s Ma Boy Vol.2 :Cypher Edition

Drama vs Ghostwalk │ Footwork Battle │ That’s Ma Boy Vol.2 :Cypher Edition

왼쪽부터 차유석 군, 변규인 양, 정명호 군. 정명호 군은 이날 처음으로 싸이퍼를 만든 싸이퍼 메이커로 선정되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MSTR의 LD와 일빌른즈를 만나 간단히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왼쪽부터 LD, Jazz Bear, Jada, Zoot, Milhouse.

간단히 소개를 부탁한다.

LD : MSTR(Mister Distribution)은 2013년에 시작되었으며 Biggest & Baddest Korea를 시작으로 현재는 의류 유통, 수출, 웹샵 운영, 아티스트 스폰서, 스트릿 이벤트 주최, 등 여러 방면에서 일을 하고 있다.

Jazz Bear : 일 빌른즈는 2012년에 만들어졌다. Jazz Bear, Milhouse, Zoot, Jada, Shinobi 총 5명의 20대 초반 비 보이들로 이루어져 있는 힙합 무브먼트다. 대회 활동뿐만 아니라 파티, 잼, 워크샵,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주최하며 한국 힙합 씬에 기여하는 활동들을 쭉 이어가고 있다.

오늘, 싸이퍼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Jada : 사실 우리가 첫 번째로 열었던 Awakening Jam에서도 싸이퍼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서 많은 질타도 받았고, 비록 성공적인 대회를 열긴 했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놓쳐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한을 일 빌른즈 1주년에 다 풀어냈다. 그 때는 친구들을 미리 섭외해서 싸이퍼를 만들라고 말할 정도였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싸이퍼라는 메시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려줘야 하는 것이고, 모르는 사람이라면 알고 가야 하는 것이다.

싸이퍼가 프로그램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Jada: 공연, 세션 더 나아가 워크샵 등등 각 행사의 성격마다 필요한 태도가 있다. 싸이퍼는 프리스타일이자 전부다. 당신이 뭘 하든 자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행사 비중이 배틀 대회가 90%다. 배틀을 할 때면 싸움에 임한다는 태도로 춤을 춘다. 즉 지금 어린 친구들이 브레이킹을 할 때 전투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 자유롭고 다양한 감정으로 춤을 출 수 있는데 조금 안타깝다.

#국내싸이퍼 ‘Enther The Cypher ‘

이번 행사의 배틀 게스트였던 Ghostwalk가 주최하는 행사로 엔터 더 사이퍼라는 이름답게 행사 내 모든 프로그램이 싸이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해외싸이퍼 ‘Cypher Adikts’

B-girl Jesskillz의 주도하에 미국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도 열렸고, 한국에서도 작년 말 Redbull BC One 10주년을 기념해 프리 파티로 진행되었다.

싸이퍼를 진행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피드백이 있었다면?

Jada : 오늘 되게 재미있었던 점은 풋워크 싸이퍼를 할 때, 영국에서 온 Just roc이 사람들을 달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었다. 어제 미팅에서 우리가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이 오지 않는다는 고민을 이야기하자 “That’s very asia.”라고 했다. 유럽이나 미국 쪽은 그러지 않는데 아시아 친구들은 동경을 가던 서울을 항상 다 그런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덕분에 오늘 통틀어 풋워크 싸이퍼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오늘 행사의 MVP를 꼽는다면?

Jada : 고민할 여지없이 변규인 그 친구를 들겠다. 탑락 싸이퍼에서 보여준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나는 원래 그 친구를 알고 있었지만, 오늘 처음 봤던 사람들은 모두 놀랐을 것이다.

Milhouse : 영국에서 온 Just roc. 풋워크 싸이퍼를 보는 나도 나가고 싶어서 못 참겠더라.

Jada : 나도 어떻게 말릴 수가 없었다.

브리징 더 갭과 댓츠 마 보이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LD : 이 행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우정을 쌓는 것이다.

Jada : 말 그대로 브리징 더 갭이다. 갭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어린 친구들과 통해야 우리와 연결되어 있는 형들과도 통하고 통해서 결국에는 하나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이 행사가 청소년에게 맞춰져 있지만 사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예대, 실용무용과 이런 친구들도 모두 소통의 대상에 포함된다. 여러 방면으로 브리징 더 갭이다.

사진/인터뷰 ㅣ 백윤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