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크루 데드엔드(Deadend)에서부터 디스코 익스피리언스(Disco Experience)를 오가며 서울 파티 신(Scene)을 15년간 견인한 인물이자 본명인 임동욱으로 황태구이가 맛있는 주점 화합 유니온(Hwahap Union)을 9년째 운영하는 이태원의 터줏대감, 디제이 코난(DJ Conan)이 오는 12월 28일 토요일, 파우스트(Faust) 탄즈 바에서 자신의 15주년을 기념한 롱셋(Long Set)을 펼칠 예정이다.
롱 셋은 자신이 밟아온 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향후 15년간 자신이 밟아갈 새로운 사운드를 간추려 플레이할 것이라 예고했고 파티의 생동감은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의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아티스트 자이브 창(JIVE CHANG)의 사운드 맵핑이 더해져 눈 또한 즐거운 파티가 될 것. 뿐만 아니라 15주년을 기념한 티셔츠를 판매하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됐다고 한다.
15주년 롱셋을 앞둔 디제이 코난, 본문 하단에 15주년과 관련된 간단한 질문과 그의 성실한 답변을 첨부했다. 직접 확인하자.
Mini Interview
15주년을 축하한다. 지난 15년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나?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나의 DJ 라이프를 되돌아보고 있다. 애초에 우연히 시작했고 놀면서 취미처럼 활동해왔기에 시간이 더욱 빨리 흘러간 거 같다. 그리고 매 순간이 너무 뚜렷하게 기억나 스스로 놀라는 중이다.
지난 15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올해 봄, 멕시코 투어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아지트처럼 드나들고 활동하는, 전설적인 클럽에서 플레이하게 됐다. 그 자리에 서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관객이 계속 늘어나, 결국 아침까지 연장 영업을 했다. 파티가 끝나고 클럽 매니저가 오픈 이래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셋이었다고 극찬을 해주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큰 감동을 하였다. 그날 이후 용기를 얻어 더 과감하게 내 음악을 해야겠다는 신념이 생겼다.
이태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를 기억하는가?
당시 이태원은 정말 뭐가 없었다. 나에게 음악적 오아시스 같은 바 나나(BAR NANA)라는 공간이 유일했지. 이곳에서 나의 DJ 역사가 시작되었다. 나나로부터 현대적 형태의 이태원 클럽 신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년간 신에서 지속해서 움직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었나?
간단하다. 즐거움이다. 절충 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했고 그저 즐겼다. 그리고 이 즐거움을 더 크게, 그리고 더 오래 느끼고 싶어 내가 추구하는 음악 신을 스스로 구축하고자 큰 노력을 했다. 이는 꽤 성공적인 시도였다.
15주년을 기념한 Long Set, 코난은 데드엔드 크루에서 트랩, 힙합을 소개하며, 또한 디스코 익스피리언스에선 디스코, 훵크를 소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롱 셋의 흐름을 가늠할 수 없다. 어떤 플레잉을 펼칠 예정인가?
나는 수많은 장르를 다뤄왔고 좋은 음악에 장르의 벽을 세우지 않는다. 15년을 기념한 이번 SET 또한 그동안 플레이했던 역사를 보여주고자 함이 아니다. 나는 옛것을 사랑하고 옛것에 영향을 받았지만, 지나간 음악을 목표로 두고 싶지는 않다. 이건 내 성향이다. 현재를 살고 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역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Long Set은 나의 활동, 내가 밟은 커리어를 통해 진화된, 그리고 무수히 거쳐온 새로운 시도 아래 발전된 최종단계의 음악을 보여줄 생각이다. 몇 글자로 정의하기 힘들다. 직접 와서 확인하시라.
2020년. 많은 매체의 배경이 되는 숫자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래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2020년은 내 활동의 패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거 같다. 먼저 해외에서 싱글을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며, 해외 투어를 다닐 것. 이미 꽤 많은 공연이 잡혀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내 음악들을 더 나답게 보여줄 수 있는 LIVE SET을 준비해서 보여주고 싶다.
싱글은 어떤 음악일지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
28일 나의 SET을 들어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난이 바라는 디제이, 클럽 신이 지향해야 할 자세는?
TO DJ : 본인이 플레이하는 음악이 정말 좋은지, 그리고 행복한지 스스로 물어보도록. 본인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좋은 디제이이다.
TO CLUB : 나는 커머셜한 클럽을 멋진 음악이 나오는 공간으로 바꿔도 봤고 망해가는 클럽을 멋진 음악으로 흥하게도 해봤다. 그리고 클럽이 생기고 없어지는 과정을 수도 없이 봐왔다. 잘되는 클럽들은 명심하라. 어느 정도 잘될 때 더 곤조 있게 가라. 그 타이밍을 놓치면 유행에, 그리고 손님들에 끌려가게 되고 반드시 망한다.
행사 정보
일시 │ 2019년 12월 28일(토) PM 11:00~
장소 ㅣ Faust Tanz Bar(서울특별시 이태원1동 이태원동 127-15번지 3층)
진행 / 글 │ 황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