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 같은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음원 사이트만 체크해봐도 매주 수십 장의 싱글, 앨범이 발매된다. 그러나 새로운 음악이 모두 좋을 수는 없는 법. 또한 그 음악을 일일이 들어보고 골라내기엔 우리는 너무 바쁘다(혹은 귀찮거나). 하지만 최소한 믿고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들은 가려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프로듀싱을 했다는 곡은 들어보고 싶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올해 두각을 드러내며 많은 리스너들의 귀를 즐겁게 한 국내 프로듀서 5명을 꼽아 보았다. 순서는 알파벳 순이며, 순위와는 관련이 없다.
1. FRNK$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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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올아이디(All. I.D)로 활동했던 프랭크서울(FRNK$EOUL)은 현재 열다 크루에 소속되어 있다. AXAX 쿠디(AXAX Kuddy)와 함께한 믹스테입 [XX]를 통해 비슬라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그는 돕맨션(Dopemansion)이란 이름의 팀으로 1장의 EP와 싱글을 발표했다. 또한, 쿨키즈의 앨범의 반 이상을 프로듀싱하고, 디제이로도 모습을 보이며 올해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쿨키즈의 음악에서는 샘플 클리어 문제로 샘플링의 질감을 시퀀싱으로 표현했다던 그는, 무료 공개된 [XX]에서는 이런 제약이 사라지자, 두 작법을 적절히 활용하며 능력을 증명했다. 비록 시간 순서는 다르지만, 두 앨범에 비해 알앤비 색채가 짙은 [Young Adult’s Way] 역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점점 진화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그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 Fish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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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맨(Fisherman) 역시 열다 크루에 소속된 프로듀서다. 비프리(B-Free)의 “Good Year”에서 처음 모습을 보인 그는 이후 무료 비트테입 [Lolita]를 공개하며 리스너들에게 확실한 눈 도장을 찍었다. 그는 크루셜 스타(Crucial Star)의 앨범 [Midnight]에도 참여했는데, 대부분 곡의 주된 테마로 EP(Electric Piano)를 사용해 단조롭다는 평을 들었지만, 곡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분위기를 충분히 표현했기 때문에 이를 역량의 한계라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른 듯하다. 또, 고티에(Gotye)의 “Somebody That I Used”나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Problem”의 리믹스를 들어보면, 다른 악기의 사용 빈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나이가 올해 18살이란 것과 학업을 마치면 음악에 매진하겠다는 그의 인터뷰대로라면, 그를 주목할만한 프로듀서로 꼽는 것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3. Gan V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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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반 고흐(Van Gogh)의 성과 이름의 앞 글자를 바꾼 간 보흐(Gan Vogh)의 음악은 재밌는 부분이 많다. 작년 재즈를 기반에 둔 힙합 앨범 [Gan Vogh : A Letter Of Soul]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드럼이나 샘플링에 있어서 재지한 감성과 질감을 수준급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앨범을 듣다 보면 ‘이 위에 랩이 얹어진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질문이 생길 법 한데, 이런 궁금증을 태프(Taef)와 함께한 앨범 [다중우주]에서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다. 하지만 래퍼와의 협업으로 발생한 화학적 효과가 [다중우주]에서 기대만큼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또, 곡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지만, 재즈 특유의 질감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인 만큼, 이런 비트메이커의 등장은 반갑다. 간 보흐는 짧은 시간보단 오랜 뒤가 기대가 되는 비트메이커다.
4. Maalib
360 사운즈(360 Sounds) 소속이자 팀 배드조이스카웃(Team_Badjoyscoutt)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말립(Maalib)은 과거의 바이브를 적절하게 가져오면서도 현재의 사운드를 잘 활용하는 프로듀서다. 그가 대부분의 트랙을 프로듀싱한 배드 조이스카웃(Bad Joyscoutt)의 [Sportsa]는 기존의 국내 래퍼들과 차별화를 둔 두 명의 래퍼가 앞에 서지만, 그 안에서 말립은 그들만큼 빛난다. 수록곡 “Miss Universe”의 브릿지에 ‘미스 유니버시티 대회’의 샘플을 사용하는 등 존재감을 뽐내는 모습이 그렇다. “B.A.D.”에선 웨스트 코스트의 향수가 느껴지며, 이 외의 트랙들에서도 과거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은 말립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과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5. Unpseu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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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슈도(Unpseudo)는 크루 느와르(N.O.I.R)의 프로듀서이다. 유난히 강조된 드럼과 딥한 분위기의 메인 루프, 곡이 익숙해질 때쯤 등장하는 보컬 샘플 등, 언슈도는 다른 프로듀서들과 차별화된 부분이 존재한다. 이런 특징들 덕에 음악을 들으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그와 함께한 래퍼들이 유난히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사람들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화지(Hwajii)의 ‘못된 년’이나, 차붐(Chaboom)의 앨범 [Original] 중 그가 프로듀싱한 곡들에서 이런 느낌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 또, 그의 사운드클라우드엔 발표된 음악 외에도 다양한 곡들이 존재하니, 언젠가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차붐이 자신의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곡인 “88”을 그에게 맡긴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