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실에서 애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래퍼요!”라는 대답이 나올 법도 한 요즘, 오랜 시간 동안 묵혀 두었던 ‘#visla33ask : 당신이 주목하는 국내 래퍼는?’을 공개한다. 쇼미더머니는 끝난 지 오래지만, 국내 래퍼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이제 시작되었다.

박민제(29, 취업 준비생)

이센스(E Sens). 힙합을 즐겨 듣지도 않고 국내 래퍼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이센스의 “독” 만큼은 그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이 들었다. 그의 가사는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의 폐부를 관통하는 총탄 같다. 그런 이센스가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낸다고 하니 기다려질 수밖에.

이동희(28, 레스토랑 서버)

프리스타일 하나로 단숨에 신의 노른자가 된 서출구의 정규 앨범을 기대합니다. 좋은 프로듀서를 만난다면 정말 좋은 앨범이 나올 것 같아요.

한지선(24, 학생)

오히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바비의 진가에 흠집을 내는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에서도 랩, 퍼포먼스, 스타일 모두 가장 뛰어났어요. 어떤 식으로 데뷔하더라도 바비는 정말 기대되는 래퍼에요.

권혁인(29, VISLA Editor in Chief)

미국의 갱스터 랩이 한국으로 정식 라이센스 된다면 아마도 차붐의 랩과 유사한 모양새를 띄고 있지 않을까. 욕과 비속어가 가사 곳곳에 깔려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대 초반의 래퍼들이 남발하는 욕설과는 무게감부터가 다르기 때문. 전체적으로 차붐에게서 느껴지는 애환은 흑인들의 그것과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안준혁(24, 학생)

저는 버벌 진트, 빈지노, 그룹 긱스(Geeks)의 루이, 영 루피, 블랙넛이 제가 생각하는 신선한 래퍼들입니다. 버벌진트의 [Go Hard]앨범 작업 소식은 기존 언더그라운드 힙합 팬들에게 큰 이슈가 될 것 같고요, 빈지노는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항상 예상치 못한 래핑과 음악으로 저를 놀라게 합니다. 그리고 긱스의 루이와 루이의 친구로 보이는(?) 영 루피의 행보를 주목해 봅니다. 루이의 앨범에서 둘의 시너지는 저에게 있어서 마치 정말 오랜만에 맥도날드에 갔는데 신 메뉴가 떡하니 걸려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100”을 발표한 블랙넛. 솔직히 예전에는 거부감이 드는 래퍼였지만 이 곡을 듣고 나서 정말 누구보다 솔직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있어 두려움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VISLA에서 놀다 보면 가끔씩 이런 사이트가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문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용!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  

Andow Keem(31, 디제이/프로듀서)

한상엽 a.k.a Nash를 기대합니다. 힙합엘이에서 진행한 ‘Do The Right Rap’ 컴피티션 트랙 중 가장 좋았어요. 쇼미더머니에 나와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는데 화면에도 제대로 안 잡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가장 기대하고 있는 래퍼입니다!

김켐(24, 학생)

코홀트 서울의 레디(Reddy)와 오케이션(Okasian), 케이쓰 에이프(Keith Ape)요! 꾸준하게 국내에서 앨범단위의 결과물을 내며 활동한다는 점과 이미 크루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정립되어 있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김승훈(29, 학원 강사)

올티의 프리스타일 랩은 현재 국내 프리스타일 랩의 No.1이라고 평가받는 서출구와도 쌍벽을 이룬다. 재치 넘치는 펀치라인은 그의 장기다. 아이돌이 빙의된 듯한 깜찍한 표정, 제스처만 제외한다면 올해 그의 커리어 오점은 없을 듯.

이은채(20, 학생)

안녕하세요! 늘 VISLA를 응원하며 즐겨 보는 사람입니다. 제가 올해 주목하는 래퍼는 천재노창인데요. 독특한 목소리와 래핑은 굉장히 전위적이고, 비트는 한국 힙합 신에서 단연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렌디한 힙합과는 또 다른 저스트 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파급효과]의 총 프로듀서로서, 프로듀싱 능력을 증명해보이기도 했죠!

인병현(19, 학생)

돈말릭, 제이문(Jay Moon)이요! 제이문님은 요즘 분들 중 제일 리듬을 잘 타시는 것 같아.요 그냥 막 아주 막 가지고 놀아요. 돈말릭님은 최근에 믹스테잎 들어봤는데 잘하시더라고요.

정다운(26, Va Magazine 디렉터)

옐라 다이아몬드(Yella Diamond). 올해 그랜드라인 ent. 와 계약한 슈퍼 루키입니다. 사실 음악생활 10년 넘게 해온 베테랑이라 루키라고 부르기엔 좀 그렇지만, 랩, 프로듀싱, 퍼포먼스, 패션킬라, 뭐하나 빠지는 것 없는 만능 신인입니다. 공연에서 무대를 누비는 압도적인 아우라와 피아노 실력은 이미 그를 정상에 올려놓기 충분합니다. 암튼 기대해볼 신인 1순위라 자부합니다. 아직 친구 5000명이 안되었으나 곧 꽉 찰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재정(21, 입대 예정자)

이미 앨범을 내긴 했지만 팀 밷조이스카웃(Badjoyscoutt)이 상당히 기대됩니다. 비트도 좋았고 그 특유의 여유로운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김대욱(22, 학생)

허클베리 피(Huckleberry P). 자신의 철학을 갖고, 랩으로 증명하는 MC라서 좋아해요. 음원도 좋지만 라이브가 더 좋아요. 신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이뤘고, 해나가는 래퍼지만 올해 더 주목해 봐도 좋습니다.

문성훈(29. 자영업)

최근 주목하고 있는 래퍼라면 밷조이스카웃의 제리코와 시마호이가 생각난다. 랩 스킬을 떠나서 그들의 ‘연출력’이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음악이 별로라는 것도 아니다. 이 친구들이 최근 가장 신선한 움직임을 보여준, 진정한 의미에서의 ‘젊은 피’가 아닐까?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80% 정도는 알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행보에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박상재(28. 기자)

케이쓰 에이프. 오케이션을 통해 코홀트를 알고 코홀트를 통해 그를 알았다. orca-tape의 “명왕성”에서 보여준 키드애쉬의 랩은 비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였다. 랩도 잘하고 스타일도 명확하다.

허지민(23. 학생)

쇼미더머니는 이번 시즌 3를 통해 완전해졌다고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이 프로그램은 결국 나를 화나게까지 만들었으니까. 처음 바비를 봤을 때, 눈살이 찌푸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1등을 했고, 아이돌 래퍼로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두지 않았나. 여성 팬들의 유난 때문에? 그래도 좋아할만하게 생겼잖아?

문어(27. 트레이너)

정상수, 농담이 아니고 진짜 정상수.

이종철(28. 가이드)

타이미, 언제쯤 랩을 그만 둘지 진지하게 주목하고 있다. 쇼미더머니에서 제일 통쾌했던 순간 역시 타이미가 떨어졌을 때였고, 동시에 여자 래퍼들이 너무 불쌍해지는 순간이었다. 타이미는 굉장히 이기적인 여자임이 분명하다. 다 함께 망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탐구하고 있다.

전형진(25, 공무원)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를 추천합니다. 최근 래퍼들을 보면 뭔가 힙합 자체의 정서를 너무 못 살리는 것 같은데요. 이 분의 직설적인 랩을 듣다 보면 색다른 기분이 듭니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랩은 역시 영 블러드들의 특권 아닐까요?

윤정섭 (21. 백수)

도끼(Dok2). 그냥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목할 수밖에 없어요.

Jane Lee(27, 간호사)

산이(San E). 주목하라고 하기엔 너무 너무 인기가 많은가요? 대중적으로 이만한 래퍼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점점 자기 스타일이 잡히는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VISLA를 읽는 분들은 아마도 San E를 그다지 좋아하실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말씀드려 봅니다.

박정섭(32, 취업 준비생)

기린이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뭔가 그의 ‘히비리디비리’한 느낌이 좋아요. 너무 스킬이 좋은 요즘 래퍼들은 이런 느낌 못 낼 것 같아요. 힙! 합!

노형석( 24, 대학생)

PNSB. 무심한 듯한 그의 래핑이 좋아요. 뭔가 ‘또라이’ 같은데 차분한 느낌이랄까요. 빨리 다음 공식 작업물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정한글(18, 고등학생)

화지랑 넉살이 현재 가장 주목할 만한 래퍼인 것 같습니다. 화지는 이미 그간의 ep들을 비롯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왔고, 이번 무료1집을 통해 그 잠재력을 확실히 터뜨렸다고 생각합니다. 넉살은 몇 개의 싱글, 그리고 결정적으로 코드 쿤스트(Code Kunst)의 트랙에 피처링하면서 리릭시즘의 극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지루한 자기과시와 발라드랩이 범람하는 현 한국힙합 신에서 가장 돋보이는 래퍼라고 생각합니다.

김뉴뉴(31. 회사원)

도끼. 꼬맹이 때부터 이모의 마음으로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다. “언젠간 잘될 줄 알았어!”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지금에서 뽐내는 도끼의 스웩(Swag)은 “진짜 스웩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듯하다. 도끼가 어려웠던 시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통장 잔고를 자랑할 때, 내 통장이 찬 것 마냥 뿌~듯하다.

이석찬(28. 대학원생)

불현듯 떠오른다. 쇼미더머니3의 날카로운 추억. 기리보이의 모든 것이 다 까발려졌을 때의 그 순간을. 기리보이의 랩을 처음 들었던 그 순간, 난 기리보이의 모든 행적을 좇았다. 정말 아직까지 모르겠다. ‘박치’인지 아니면 혹시 그만의 랩 스타일인지 그게 너무 궁금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니까…. 2015년까지는 주목해보고 싶다. 날 실망시키지 말아줘 기리보이….

오욱석(28. VISLA 에디터)

소리 없이 뜨겁게 판을 달군 래퍼 블랙넛, 간만에 정말 랩다운 랩을 들었다. 이전의 세대가 진흙 속에 피는 꽃이었다면, 블랙넛은 4대강 속의 큰빗이끼벌레 같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나 할까. 그의 그런 지저분함이 좋다. 시원시원하게 지르는 목소리 하며 가사까지, 생각 없이 듣다 보면 확실히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쉬지 않고 계속 창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아(??, 주부)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주석 오빠가 앞으로 더욱 많은 활동을 하실 거라 믿으며 주석을 추천합니다.

김지수(22, 휴학생)

던 밀스(Don Mills)요! 구수하면서도 착착 감기는 랩이 너무 좋아요. 한 번 듣고 나면 저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던밀스입니다” 라는 그의 특유의 말투가 입에 붙게 되고요.

박창결(34살, 자영업)

케이쓰 에이프입니다. 래퍼한테 중요한건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랩 스타일 말이죠. 사실 가사가 엄청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진 않지만 다른 래퍼들과 차별화되는 그의 가사 스타일에 점수를 주고 싶고요, 목소리와 훌륭한 플로우에 또다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오창규 (26살, 마케터)

2014년 최고의 루키는 김아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전까지 간간히 활동하긴 했지만 이번 첫 정규앨범 [Boylife In 12”]의 완성도는 올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있어도 그 실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는 래퍼들이 굉장히 많은데, 김아일은 자신의 목소리, 랩 스킬 모두를 100퍼센트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래퍼인 것 같습니다.

이고은(26, 랑콤 직원)

로꼬는 점점 더 잘생겨지고 섹시해지는 것 같아요. 바로 제 옆에서 랩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임태진(20, 일용직)

이센스. 앨범도 다 만들어졌는데 대마초 때문에 지금 미뤄지고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왠지 발매되기만 한다면, 반응이 엄청날 것 같아요. 이센스는 지금 오히려 최고의 래퍼가 되기 위한 상황에 놓인 것 같습니다. 대마초, 감옥, 힙합, 공개되지 않은 앨범까지 모두 완벽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