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t or Hope 2020

우리는 지금 한 인간이 태어나서 평생에 걸쳐도 한 번 겪기 힘들 유행병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전까지의 인류가 영위하던 삶의 모양은 눈 깜짝할 새 변했다. 여기에 모피어스는 없지만, 적응되지 않는 위기에 처한 인간들은 마치 매일 선택의 순간을 강요받고 있는 듯하다. 포기하거나, 기회로 삼거나, 적극적으로 동참하거나. 각각의 모양새는 다 다르다. 다만 어떤 알약을 손에 쥐더라도 희망의 단서를 찾는 일만큼은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VISLA 주변 사람들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16명이 올 한 해를 돌아보았다.

*참여자의 답변은 최소한의 교정 및 교열을 제외하고는 원문 그대로 실었다.


1. 박미정(@m.1m.i)

Q1. 올해 나를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대학원에 붙었을 때 제일 기뻐했던 기억이 나네요. 좀 더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정말 솔직하게 얘기하면 대학원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기뻤어요. 흐릿한 안갯속을 걸으며 작업하는 게 많이 허무하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누군가 절 알아봐 주는 기분이었으려나요. 그 누군가는 부모님이었던 거 같아요. 오랜 시간 동안 말도 안 되는 작업 하며 지낸 딸 믿고 지원해주셨는데 그분들께 행복한 소식 안겨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2020년은 의외로 후회 없이 매우 평탄하게 지낸 거 같아요. 잡지에 실리는 글이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도 되나 싶지만, 제가 한국에 잠깐 들어와 자가 격리하는 도중 연인의 행동이 제 불안을 건드린 적이 있어요. 그때 당시에는 ‘소통’하는 법은 알았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교류하는 법을 모르던 시절이어서 엄청 격하게 반응한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그 이후로 상호 간의 욕구가 모두 충족되는, 합의보단 서로 각자 만족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제 나름대로 연구하고 터득해서 그때 그 일이 후회되지는 않아요.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앞서 이야기한 것에 이어,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언어로 바꾼 후 꾸밈없이 내보여 줄 수 있는 것. 한 마디 한 마디 고심해서 건네는 거요.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산책하는 즐거움이요.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시간이 지날수록 뜨개질하듯 관계들이 단단해지는 걸 느껴요. 사람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나의 몸, 주변, 사물들, 사회들, 나 자신과의 관계까지도요.

2021년에도 찬찬히 정성 들여 쌓아가고 싶어요. 하루가 모여서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듯, 내가 딛고 있는 곳이 땅이란 걸 알아채고 숨을 쉬며 주변의 것들을 오래 느끼며 잘 보내보고 싶습니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미징아! 애썼다!


2. 홍찬희(@seoulthesoloist)

Q1. 올해 나를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단연 대학교 합격 소식이었다. 2월 둘째 주에 정시 다군 마지막 추가 합격으로 붙었다. 재수하는 줄 알고 마지막 여행 가는 셈 치고 일본에 갔다가 카카오톡으로 합격 소식을 들었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크게 후회한 건 없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뭔가 다 잘 되어가는 느낌이다. 굳이 뽑자면 저번 주쯤 크롬하츠 귀걸이가 두 개에 20만 원 꿀매로 올라왔었는데 그걸 놓친 게 너무 후회된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멋있는 게 중요하다. 멋있으면 사람도 돈도 따라오는 것 같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사람을 만나서 얘기한다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문자나 전화, 화상회의로는 아무리 얘기해도 답답하고 성에 안 찬다. 직접 만나서 얼굴 맞대고 말하는 게 속이 시원하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내년이면 코로나19도 종식되고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지 않을까 싶다. 몽골과 키르기스스탄에 꼭 가볼 것이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코로나는 끝나되 내년에도 올해처럼 재밌는 거 계속 많이 하고 싶다.


3. 김유원(@youkimforever)

Q1. 올해 나를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내 영화가 미장센 단편영화제와 서울 독립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한 것…?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후회까진 안 하는데 굳이 꼽자면 단 걸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 매년 줄이자고 마음먹고도… 단 거 안 먹고 어떻게 살지?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건강, 시간.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로컬 비즈니스를 애용하자.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올해까지 꽤나 전투적으로 살았는데 내년은 좀 여유로울까…?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불평하지 말기. 외면하지 말기. 자기 성찰하기. 분노하기. ❤


4. QH 유승헌(@oldshoess)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평소에 좋아하던 해외 브랜드의 협업 제안이었다. 올해 초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 원래의 계획은 올해 4월쯤 직접 호주로 가서 2달 정도 작업을 하고 전시까지 진행하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잠정 연기 중이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딱히 후회한 일이 없는 것 같지만, 굳이 꼽자면) 올해 초 뉴욕에 갔을 때 ‘prince street pizza’의 페페로니 피자 한 조각을 다 못 먹고 버렸던 것이다. 미국인 친구의 추천으로 갔었던 피자집이었는데, 이미 점심을 먹고 난 뒤라 배가 불러 남길 수밖에 없었다. 요즘 자려고 누우면 그 피자가 너무 생각이 난다. 얼른 그 피자를 먹으러 갈 수 있는 날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너무 식상한 대답일지도 모르지만 언제나의 1순위는 건강인 것 같다. 코로나에 관련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우선 내 몸이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최근에 운동하다가 다친 허벅지의 근육통 때문에 하는 일에 100%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작업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재미있게 작업을 했지만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현실에서 작업실에서 조용히 혼자 작업에 몰두할 때 행복함을 느낀다. 내 작업물에 대해 진지한 고민도 하면서 이러한 상황 중에 오히려 나의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개인전이 계획되어 있기도 하고, 코로나 상황이 호전된다면 올해 코로나로 인해 밀려진 해외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진행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인천공항에 가는 설렘을 느끼고 싶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반갑다 2021.


5. 문선(@moonsunun)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딱히 기쁠 것 없이 침잠해있었지만, 2020이라는 숫자와 새로운 인연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만나지 못하고 지나버린 시간.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가린다고 가려지지 않는 것들과 본다고 보이지 않는 것들. 믿음과 진심.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마스크 안과 밖의 세상.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가까스로 애쓰던 것과 유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구분 의식으로 시작할 수 있는 점.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세상은 여전히 돌아간다.


6. 이혜영(@sayheytohye)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생활에 변화를 준 것, 평생 해오던 패션 MD 커리어를 등지고 software consulting 커리어로 전향, 개인 프로젝트 데패뉴 시작.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바다에 몸을 담그지 못한 것.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목표 의식을 가지기.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출장 안 가도 일은 다 되는구나. 해외의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고 그들이 한국에 와서 보냈던 시간이 인생에 큰 보석 같은 소중한 순간들이었구나.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작든 크든 내 사업 하나 시작하겠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이 정도면 잘했어.

고생 많았오.


7. 유지성(@jesseyou)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마이애미 히트의 파이널 진출. 원래 히트 팬은 아니지만, 올해 히트는 멋진 팀이었다. 그만큼 기쁜 소식이 썩 없었나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해엔 예상치 못한 어떤 소식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되곤 했는데, 올해는 너무너무 기뻤던 깜짝 뉴스 같은 건 없었다. 소식 말고 시점이라면 연초 베트남의 에피조드 페스티벌에서 Carl Craig이 셋 막바지에 ‘Good Life(Inner City Edit Of Carl Craig Extended Remix)’ 틀었을 때 참 좋았다. 신나게 밤새고 나니 해 뜨고 있고, 친구와 해변에 걸터앉아 일출 보며 속 얘기하던 중에 뒤에서 그 노래가 나왔다. 오, 이게 굿 라이프군, 그랬는데 2020년이 이런 해일 줄은 몰랐지.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예년 대비 술을 좀 많이 마셨다. 긴 장마철에 특히 그랬는데, 아직도 여파가 있는 것 같다. 며칠 전에 밀크시슬 주문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반복 숙달. 이해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상당히 얄팍한 때구나.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모두에게 마이크와 카메라가 주어지는 상황이 과연 옳은가, 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형편없는 기사, 거기 달린 댓글이나 몇몇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며 피로감이 생겼다. 아무래도 올해는 야외활동이 제한적이라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미디어와 더 가까워졌을 거다. 직업윤리나 자기반성 혹은 자기 객관화 같은 말을 더 신뢰하게 됐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올해보단 낫겠지. 그런데 개인적으로 2020년이 최악은 아니었다. 불필요한 사교를 줄였고, 소수의 좋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내 할 일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괜찮았다. 원래 할 수 있는데 안 되는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아예 어쩔 수 없는 일엔 상상초월로 무던한 편이다. 물론 겨울에 더운 나라로 여행 못 가는 건 고역이며, 클럽에서 열심히 못 노는 건 좀 아쉽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MPC1000 THE BEST.


8. 백규희(@floss_everyday)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받기 힘든 보스의 인정.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아직 없음.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헌신과 의리.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서울이 진짜 최고구먼.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미국에 계시는 부모님 한국으로 모실 계획.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자. 그리고 놀자.


9. 권순환(@recyde)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크게 인상적으로 남았던 기쁜 소식은 없었던 것 같다. 매 순간 그냥 크든 작든 감사함과 기쁨을 갖고 사려고 노력한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옷을 너무 많이 산 것…?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옷을 구매하는 행위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하다만,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돈을 옷 사는 데 썼다. 사실 이 습관은 20대 초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긴 한데. 살면서 얼마를 벌든 수입의 대부분을 옷을 사는 데 쓴 것 같다. 옛날에 비해 수입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못 모은다는 건 그만큼 옷을 더 많이 샀다는 얘기다. 이제는 나이도 어리지 않으니, 미래를 위해서 어느 정도는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단연코, 건강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일을 하면서 더욱 느끼는 건데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걸 느낀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도 체력은 필수라는 것을 통감한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사고를 만든다고 했던가? 일도 사랑도 챙기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나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요즘은 흔히들 쓰는 신조어 ‘존버’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것이 날 죽이지 못한다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인생은 행복과 불행이 혼재된 불연속성의 집합체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얼마 전 여자 친구가 학업상의 문제로 다시 벨기에 앤트워프로 돌아갔다. 일 년 동안 롱디를 하면서 꽤나 적응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타지로 보내고 나니, 내가 여자 친구에게 얼마나 많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는지 깨달았다. 내년 여름에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그런 이유에서라도 2021년이 기대된다고 볼 수 있겠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내년이 되면 이제 30대 중반이 꺾인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돌이켜보면 시간이 야속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때때로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일은 또 오고, 정신 차려보면 2021년이겠지.


10. 한재훈(@jayhan2000)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파운드 환율 인하.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우리 집 강아지 또리가 13살이 되면서 활력이 많이 줄어들고 체중이 많이 늘었다. 이런 점을 좀 더 미리 알아채고 산책이랑 운동을 더 많이 했다면 또리가 지금보다 건강할 것 같아 후회가 된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COVID-19와 또리 덕분에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1. 마스크와 안경은 김 서림 때문에 함께 착용하기 힘들다.

2. 마스크를 쓰고 짓는 표정은 사람들이 잘 못 알아챈다.

3. 마스크 시세와 FedEx 배송난 등으로 실감한 수요와 공급, 시장경제의 원리.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21년은 내가 40대가 되는 해이기 때문에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예측불허 2020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11. 황재국(@hjk__85)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3차 코로나 확산으로 인하여 클럽 등이 다시 집합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로 인해 올해 일어난 모든 일들을 잊어 먹었다. 코로나 후유증 중에는 브레인 포그라는 뇌 흐림 증상이 있는데, 난 그게 수시로 온다. 올해 9개월째 브레인 포그 중이다. 그래서 좋았던 기억이 하나도 없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클럽을 차린 게 이토록 후회되는 한 해가 있나? 한순간에 사회적으로 비도덕적인 인간이 돼버렸다. 진짜 개 같은 한 해다. 폐업 브이로그만 하루 종일 처 보고 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마스크다. 어디선가 확진자 동선이 몇 번 겹친 적이 있는데 마스크 파워를 그때 실감했다.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완전 쫄아서 하루 종일 코로나 확진자 브이로그만 처 보고 있었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식상한 답이지만 일상의 소중함이다. 코로나 전에 매일 클럽 줫같다, 힘들다, 장사 안 된다, 이 지랄했던 것도 소중했다. 디제이나 친구들을 만나고 놀았던 일상이 어찌 그리 소중했던지,,, 코로나가 끝나도 1주일이면 다시 네거티브로 돌아가겠지만 그런 일상이 참 소중했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2020년 얼마나 거지 같았는지 평생 잊지 못할 한 해다. 2021년에는 올해보다 더 거지 같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얼마나 거지 같을까 상상조차 안 간다. 코로나 안 끝날 것 같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2020년은 모두가 절망적인 한 해다. 아무쪼록 다들 건강히 버티자. 유튜브를 하루빨리 시작하든 뭔 지랄이라도 하자. 아님 모두 고덕에서 만날 것 같다. 다가오는 21년은 더 거지 같을 것 같으니 기대도 하지 말자. 희망은 씨발 절대 없을 것 같다. 기술을 배우자. 끝


12. 손야비(@sonyabi)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기쁜 소식이 없던 해였던 것 같다. 기쁜 소식이 있다면 정말 맛있는 생갈빗집을 찾았다. #성산왕갈비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늦장 부리다 이사를 제때 못했다.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전세가 갈수록 오르고 씨가 마르고 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선의와 부. 착한 마음으로 돈을 벌며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문명은 어떻게든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한다. 인공지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에 맞춰 인간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대비해야 한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2020년에는 일들이 몰려 제대로 한번 쉬지 못했던 해였던 것 같다. 현재의 일들을 잘 마무리를 하며, 2021년에는 새로운 재밌는 일들이 쏟아졌으면 좋겠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쉬지 못한 당신 떠나라, 헤헤.


13. 오메가 사피엔(@omegasapien)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작년에 비해 또 다른 커리어 성장 찬스가 많아서 기쁜 일입니다(작년에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기회들). 기대하는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쌓이고 있고 자아실현의 목표를 향해 한 단계씩 밟아가고 있습니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그에 비해 개인의 관리는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규칙적인 스케줄이나 식단은 시작하지도 못했고, 그리고 호기로 시작한 악기들이나 다른 취미들도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습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가페, 무저항.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코로나가 세계 정부가 만들어낸 바이러스고 인구 통제 실험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점.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코로나가 끝나서~~~ 투어도 하고 좋아요~~ 자아실현의 목표~~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다사다난했다고 얘기하고 싶지만, 또 평화롭기도 해서 내년도 올해만큼만 행복하고 수입은 두 배만 되길.


14. 최장민(@jangstersf)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건강검진을 했는데 큰 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였습니다.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딱히 큰 후회보다는 미리미리 여러 분야의 내 능력을 못 키운 걸 후회했습니다.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건강이 중요하다고 요즘 느꼈습니다.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을 하기 위해서 뒷받침되어야 하는 중요한 것!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영원한 것은 없다. 세상은 퍽덥이다. 준비하는 삶.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크게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튼, 변화된 이후가 이전보다는 좋지 않을 것 같아서.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2020년 역병으로 인해 힘들어한 모든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15. 조광훈(@kwangstavision)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추석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봄에 미국을 다녀온 이후부터 올리는 게시물들이 빵빵 터지면서 팔로워가 확 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스케이트보드 붐이 일어나서 그런 것 같다. 이제 ‘링크 인 바이오’는 안녕이다. 살포시 스와이프 업을 하자.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후회한 것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후회 없는 2020년을 보낸 거겠지. 그래도 성의 있게 답변하기 위해 기억 속 저편으로 굳이 들어가 보자면, 우연히 마주친 웻보이에게 사진 찍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 웻보이! 다음에 만나면 사진 좀 찍어주세요!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요즘 ‘돈을 대하는 태도’에 관하여 고민이 많다. 18살 때 나의 라임 노트에 ‘왜 다들 돈 되는 음악만 하는 거야’라고 썼다. 근데 곧 마흔이다. 소설가 김훈은 돈과 밥 앞에서 주접을 떨지 말라 했다. 밥도, 잠잘 곳도 모두 돈이 있어야 한다. 초딩도 아는 이치라고 하면, 초딩 무시하는 거다. 요즘에는 스님도 돈에 얽매이는 삶을 산다. 최근에 스님이 풀 소유에 푹 빠졌다는 기사를 보니, 돈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내년에는 꼭 결론을 내서 알려주겠다.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한국은 생각보다 좋은 나라였다는 것이다. 북유럽 찬양도 더는 안 한다. ‘이 나라는 미래가 없다’, ‘헬조선’ 이런 말보단 ‘지구엔 미래가 없다’나 ‘헬월드’ 이런 말이 더 입에 착 감긴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코로나 덕에 많은 이들의 민낯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내 주변에서도 많은 이들의 민낯을 보았다. 다행인 것은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실망도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그로 인해 묶여 있던 경제적인 효과가 터져서 내 주머니도 두둑해지기를 바란다. 다들 잘 되길 바라지만, 그 중심은 내가 됐으면 한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걸 읽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존버 끝엔 낙이 있을 거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코로나, BLM 등 2020년의 사건·사고는 우리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많은 이들이 무력해지고, 희망을 잃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생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무력해진 이들에게 ‘괜찮아질 거야’란 말이 힘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들 굳게 마음먹고 헤쳐나갔으면 좋겠다. 나는 나대로 삶에서 중요한 것,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할 것이다.


16. 수민(@suminboutu)

Q1. 올해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소식이 있다면?

사랑을 시작한 것.

Q2. 올해 가장 후회한 일은?

후회이면서 재밌는 관계의 시작. 친구를 잃고 사랑을 시작한 것.

Q3. 요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나와 내 주변을 해치는 것들에 대한 보호.

Q4.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깨달은 것이라면

날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Q5. 2021년이 기대되는 이유

2021년의 나도 2020년의 나도 기대하지 않은 적이 없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사랑을 줄 수 있을지 얼마나 재밌는 감정의 기복을 겪을지 설레고, 기대된다.

Q6. 2020년을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메모

잊지 못할 2020년. 많이 보고 의지하고 부대낀 나의 사람들 모두! 지금 이 순간도, 내일도, 내일모레도 매일 몸과 마음 건강하게 살자!


에디터 │ 권혁인

*해당 기사는 지난 VISLA 매거진 종이잡지 14호에 실렸습니다. VISLA 매거진은 VISLA 스토어에서 구매하거나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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