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 FM의 바이닐 플레이리스트 시리즈 ‘Record Somewhere’는 레코드 컬렉터의 일상적인 공간을 찾아가 그 공간에 알맞은 음악을 추천받는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디제이, 프로듀서 세륜. 그는 수제 가공육 전문점 소금집(SALT HOUSE)의 포스트 프로덕션팀 매니저이자 노 슬랙 레코드(No Slack Records), 키즈 웨이브 레코드(KIDSWAVE Records)의 멤버다.
지난 두 번째 시리즈에 이어 세륜 역시 자신의 아늑한 집을 장소로 선택, 엠비언트, 재즈, 마쯔리 풍악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을 레코드로 선곡했으며, 또한 곧 공개될 자신의 엠비언트 트랙을 테이프에 더빙하여 플레이하기도 했다. 그 선곡은 상단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하단에는 장소와 선곡에 관한 간단한 질답을 첨부했다. 함께 확인하자.
이번 공간에 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사 온 지 2달 정도 된 집이자 작업실인 공간이다. 7년 정도 머물던 해방촌 작업실이 갑자기 재건축으로 철거하게 되어 급히 옮겨왔다. 그런 것 치고는 제법 안락하고 소음 문제에서도 꽤 자유로워서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서대문구와 마포구에서 살아서 그런지 긴 여행을 하고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고 실제로 많은 것들이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공간을 옮기니 생활이 달라졌고 생활이 달라지니 기분이 달라졌다. 좋다.
선곡된 레코드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
세트를 짜야 하는 경우라도 보통은 처음, 중간, 끝 곡만 정하고 트는 편이다. 정교함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러는 편이 훨씬 더 재미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시도하는 이벤트이니 모든 곡을 순차적으로 골라서 준비했다. 글씨체처럼 사람의 내면은 자신이 지내는 공간에 반영된다. 요즘 내 머릿속에 있는 음악들을 잘 모아서 공간에 맞게 선곡했고 다양하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이제 곧 공개될 내 곡을 녹음한 테이프를 시작으로 하고 각기 다른 장소에서 구매한 빛나는 별 같은 바이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 데뷔하지 않은 친구의 상상력 넘치는 곡이 모여 어떤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이런 작업은 항상 멋지다고 생각하고 특별한 애정이 간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얻게되어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에디터│황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