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nge T-shirts for Strange Times 인터뷰 #3 이효진, 박금진

브랜드 ‘인터내셔널(The Internatiiional)’의 시리즈 기획 ‘Strange T-shirts for Strange Times’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이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나 팬데믹 시대에 걸맞은 이상한 티셔츠를 선물하고, 그들의 소식과 근황을 묻는 인터뷰 시리즈다.

마지막 시리즈는 패션 인플루언서 효찌(Hyoxxi), 이효진과 레코드숍 ‘모자이크(Mosaic)’의 스태프이자 디제이, 프로듀서인 애시드워크(Acidwork), 본명 박금진의 티셔츠 착장 사진과 근황이다. 하단에서 만나보자.


이효진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일었는지 궁금하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지난 5-6년간 계속해 온 쇼핑몰 운영 업무를 마무리하게 됐다. 하필 슬럼프도 겹쳤고 사건사고가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찌 보면 잃은 것도 많지만, 이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30대의 첫 시작일거라 생각하며 많은 것들을 되돌아봤다. 서른이 되면서 문득 스스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부터 챙겨야한다는 걸 늦게나마 자각하게 된 거다. 여전히 난 하고 싶은 게 정말 많고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가장 먼저 내가 행복해야만 하겠다고 느꼈다.

그렇게 하던 일을 정리한 뒤로는 쉬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을 통해 내가 어떤 걸 좋아해왔는지 깨닫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기도 하면서 함께 즐거운 작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가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소소하게 손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오랫동안 못 보고 지냈던 친구들과 한강에서 연을 날리는데 정말 행복하더라.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고 느꼈다. 특별한 장소,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와 함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요즘엔 생각의 범위가 넓어졌다. 쇼핑몰을 운영할 때보다 자유로운 상황이라 내가 관심있는 분야들을 더 파고들 수 있게 됐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지 않나. 이런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다운 것을 해보고자 한다. 좋은 작업을 하는 여러 분야의 친구들을 모아서 마치 레이블 같은 하나의 팀을 만드는 생각을 하고있다. 영상, 스타일링, 사진, 음악, 기획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을 이뤄서 우리가 잘 해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작업을 맡길 수 있게 확장해 나가고 싶은 큰 꿈이 있다.

내 친구들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하고 정말 멋지다. 그 사람들의 작업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연결고리들을 계속 찾다 보니 덕분에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도 알게 된다. 그런데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시장가치로 전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더라. 그러다 문득 우리 각자의 능력을 더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은 우리의 능력을 이용해 재밌는 작업들을 시도해보고, 사업 경험이 있는 내가 그것을 돈이 될 법한 것들로 전환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당신의 인스타그램 포스팅 중 본인을 그대로 캐릭터화헌 그림들을 봤는데, 그 것도 일종의 프로젝트인가?

완전 나 같지 않나. 나는 스스로를 브랜딩 하는 일에 늘 관심이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이 가상의 캐릭터가 되는 상상을 해봤을거라 생각한다. 그걸 실현해보고자 현재 같이 작업하고 있는 ‘Kembetwa’와 첫 ‘Hyoxxi’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 캐릭터엔 당시 내 옷과 헤어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돼있다. 거기다 “뿔 넣는거 어때? 나 그런거 좋아해”라고 이야기하면서 세계관과 스토리도 만들었다. 패션 쪽에도 오타쿠 정말 많지 않나. 나 역시 서브컬처의 다양한 장르들을 엄청 좋아하는데, 굿즈 같은 것들 보다보면 ‘진짜 이거 어떻게 입지’ 싶은게 많더라. 이걸 ‘Hyoxxi’ 캐릭터를 이용해 패셔너블하게 발전시키고 싶다. 카카오와 라인 이모티콘/스티커를 제작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 중 콘텐츠 또는 시장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노력인 셈이다. 대단하진 않을지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갈 생각이다. 내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시되는 내 일부는, 가상의 나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이 아닌 다른 플랫폼이 생긴다면 난 또 다른 나를 계속 만들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내가 하고 있는 일, 나를 둘러싼 것들에서 끊임없이 교집합을 찾아, 최종적으로는 아트 디렉터의 역할을 해내고 싶다.

종종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낀다. 나 또한 그렇다. 팬데믹 시대가 이런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할 거다. 그래도 이 상황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고 각자의 감수성을 지켜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나 같은 경우엔 그저 옷이 너무 좋아서, 스타일링하는 게 재밌어서, 그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너무 때가 탔는지 어느 순간 그 마음이 되게 작아진 것 같더라. 그러다가도 어떤 친구들을 만나면 그 마음이 다시 커지는 걸 느낀다.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들을 다 기억한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건강하게, 좋은 기운을 갖고 지내고 싶다. 그게 또 다른 목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습 보여줄 수 있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박금진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일었는지 궁금하다.

작년 중순 경 레코드숍 모자이크가 오픈한 뒤로 대부분의 시간을 모자이크에서 일하며 보낸다. 쉴 때는 보통 작업을 하고. 사실 팬데믹 전이나 지금이나 빡빡하게 사는 건 마찬가지다. 짬이 날 때 틈틈이 작업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같다. 요즘은 예전에 만들었던 트랙들을 정리, 수정하고 있다. 생각날 때마다 스케치 조금 해놓고, 스타일, 장르 상관 없이 섞어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밤 10시 이후 영업이나 모임을 제한하는 게 답답하긴 한데, 그래도 내 생활패턴에 크게 지장을 주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아, 해외에 못 가게 된 건 아쉽다. 이전에는 매 분기마다 며칠 정도 다른 나라로 떠나 그 곳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걸 못하게 됐다. SNS를 통해 살펴보는 것과 내가 실제로 그 곳에 가서 보고 느끼는 건 사실 꽤 다르지 않나. 나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모자이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음반이 새로 들어오면 그걸 들어보고 섹션을 나눠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레코드숍은 사실 크게 변화가 없는 장소다. 레코드라는 건 말 그대로 기록이고, 기록이 쭉 나열되어 있는 것을 찾아 가져오는 거니까, 어쩌면 트렌드에 따른 즉각적인 변화랄 게 없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자이크엔 작은 바가 있어서 커피와 같은 카페 메뉴를 준비하는 일도 하고 있다. 다만 ‘레코드숍에서 이런 것도 한다’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고, 이 곳은 무엇보다 음반이 가장 중요한 가게이다. 음반 큐레이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신경을 쓰고 있는데 종종 레코드가 인테리어 소품처럼 여겨질 때는 힘이 좀 빠진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바이닐 문화가 20~30대에겐 생소할 수 있지 않나. 특별히 관심을 쏟지 않는 이상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고, 보통은 음원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연상하는 게 더 익숙하니까. 그런데도 요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느낀다. 컴퓨터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세대에게는 레코드가 신선할 수도 있겠다.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계획을 바꾸게 된다. 하고 싶은 건 있는데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각하고 계획을 고쳐 나가야 하겠지. 특별한 건 없고, 내가 붙잡고 하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곡들을 정리해서 발매할 준비를 하고있다.

모자이크를 오픈한 지 곧 1주년이 된다. 그 때 맞춰서 가평에 있는 본가에 좀 쉬러 가볼까 한다. 1주년 행사도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은 무엇보다 좋은 레코드를 가져오는 걸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획, 제작The Internatiiional
사진, 인터뷰│ 금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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