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프레스(Sunshine Press)는 VISLA 매거진에서 편집하고 발행하는 모든 형태의 인쇄물을 제작, 관리하는 작은 출판사다. 2017년부터 3개월에 한번씩 계간지의 형태로 VISLA 매거진을 종이잡지의 형태로 발간 중이며, 2020년 5월 현재까지 모두 15개의 이슈가 전국 약 60개의 배포처에서 무료 배포되었다.
2020년부터 선샤인 프레스가 새롭게 기획하는 인쇄물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독립 예술가들의 고유한 작품과 작품의 배경에 자리한 섬세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담을 수 있는 진(zine)의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독립 예술가,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을 선보일 물리적인 공간과 매체가 부족한 국내 환경에서 그들의 작품과 아이디어가 단시간 내 소비되는 소셜 미디어의 타임라인에서 벗어나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자발적으로 펼쳐낼 수 있는 가촉적인 형태로 작업이 소비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하고자 이처럼 하위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출판 형태이자 의사소통 수단인 진을 택했다.
선샤인 프레스에서 준비한 5번째 진은 사람 좋기로 소문난 포토그래퍼 강지훈 a.k.a. 배추(Baechu)가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찍은 단체 사진 엮음이다. 코로나 이전의 날들, 그 밤의 시끌벅적한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 보자. 최근 백신 보급으로 사진 속 노마스크의 시대는 한층 더 가까워졌을 수도 있다. 또한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새삼 느끼며 지인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따뜻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하단에 작업에 관한 인터뷰를 실었다.
Baechu Interview
당신은 무엇을 하는 누구인가.
서울에서 사진 찍고 있는 배추입니다.
배추라는 이름이 누군가에게는 진지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배추를 예명으로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살 무렵 베이비펌을 했는데 친구들이 배추 같다고 별명을 지어줘서 그 뒤로 배추로 살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고 사람들이 기억하기도 좋고요.
이 책에는 무엇이 담겼나.
저의 사생활이 담겨있습니다. 농담이고 주변 사람들이 담겨있습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몇 장의 사진을 제외하면 단사 중 최소 한 명은 제 주변에 있는 인물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년간의 사진이다. 사진을 찍으며 책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단체 사진으로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일상적인 사진이고 저와 친구들의 추억이라서요. 표지를 빼면 사실 허락을 안 받고 사진집을 만들었는데 미안합니다.
단체 사진을 빼놓지 않고 찍는 이유가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촬영하는지.
사진을 보면 그때의 느낌들이 더욱 진하게 떠오릅니다. 그래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때 좋았지….
한때는 친했지….
이제는 남남이지….
과거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나서 개인전을 열었다. 앞으로 또 전시 계획이 있다면 알려 달라.
아직 공개하지 못한 사진이 많습니다. 머리로는 계속해서 생각 중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 있는 사진 아카이브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또 다른 개인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들려 달라.
서울의 밤은 흥미롭습니다. 서울의 밤을 주제로 생각 중입니다!
돌고래는 두 발로 걸을 날이 올까요.
환경오염이 끊이지 않는다면 그날이 올 것 같습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단체 사진을 부탁해도 되나.
당연하죠!(5인 미만)
앞으로 어떤 대상을 찍고 싶나.
내가 잘할 수 있는 사진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