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주목할 만한 스케이터 4인

2020년, 전 세계 스케이트보드 팬이 고대하던 이벤트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다름 아닌 스케이트보드의 올림픽 종목 채택으로, 이러한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결정에 많은 이의 의견이 갈렸다. 새로운 올림픽 종목으로 스케이트보드가 화두에 올랐을 당시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이들 또한 많았지만, 현재는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올림픽 개최가 미뤄졌으나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스케이트보드 대회를 담당하는 ‘World Skate’는 4개의 종목, 총 80명의 올림픽 참가자 리스트를 공개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스케이터부터 다양한 국적의 낯선 이름까지 등재되어있다.

도쿄 올림픽 개최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재, 도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을 위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리스트 내 주목할 만한 스케이터 4명을 소개해볼까 한다. 이 글에서는 매번 상위권에 랭크되는 스케이트보더가 아닌 필자의 주관적인 기준을 통한 4인이다. 

이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상위권에 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상위권에 랭크된, 우승 후보 스케이터 못지않다. 상위권의 스케이트보더와 함께 이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본다면 이번 도쿄 올림픽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다양한 국적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지닌 스케이터 4인을 만나자.


Vincent Milou
국적: 프랑스
부문: 남자 스트리트

올해 5월 피자 스케이트보드(PIZZA Skateboards) 프로로 승격한 빈센트 밀로우(Vincent Milou)는 9위라는 매우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 후보에 올랐다. 올해 5월 프로로 데뷔했지만, 2019년 스케이트보드 슈즈 브랜드 글로브(Globe)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슈즈를 발매했으며, 2018 런던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 2위, 2019 LA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 3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활동을 보여줬다. 

그는 인디펜던트 트럭(Independent Trucks), 피자 스케이트보드 등 자신의 스폰서 브랜드 비디오에서 다방면으로 얼굴을 비추고 있다. 렛지와 레일, 플립, 스피드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뛰어난 스트리트 부문의 ‘올라운더’. 상단의 프리 매거진(Free Magazine)과 함께한 영상에서는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타일까지 갖췄다는 것을 증명한다. 테크니컬한 트릭보다는 밸런스 잡힌 그의 스케이트보딩은 자연스레 감탄사를 나오게 한다.


Axel Cruysberghs
국적: 벨기에
부문: 남자 스트리트

트래셔 매거진(Thrasher Magazine)에서 진행하는 “Am scramble”는 신(Scene)에서 주목받는 스케이트보더를 모아 미국 투어를 떠나는 비디오 시리즈다. 이 시리즈의 첫 화 “Am scramble 2017”은 엄청난 라인업으로 꾸려졌다. 2017년도의 SOTY 제이미 포이(Jamie Foy)와 작년 2020 SOTY 메이슨 실바(Mason Silva) , 이번 도쿄 올림픽 남자 파크 부문 5위로 이름을 올린 자이언 라이트(Zion Wright) 등 등장하는 9명 모두가 엄청난 스케이터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화려한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스케이터라면, 바로 엑슬 크뤼스버그스(Axle Cruysberghs)다.

시원시원한 그의 스타일은 기라성같은 스케이터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다. 토이머신(Toy Machine), 반스(Vans), 인디펜던트 트럭 등의 소속 라이더인 엑슬은 이미 여러 브랜드 영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쉽게도 그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의 스케이팅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특히 레일에서 보여주는 그의 호쾌한 스타일을 이번 올림픽에서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Oskar Rozenberg Hallberg
국적: 스웨덴
부문: 남자 파크

오스카 로젠버그 할버그(Oskar Rozenberg Hallberg), 일명 오스키(Oski) 는 이번 글에서 가장 유명한, 두 말하면 입 아픈 스케이터. 스웨덴 말뫼의 스케이트보드 스쿨 출신인 오스키는 2016년에 트래셔 매거진에서 공개된 비디오 “Lil Guben”부터 나이키 SB(Nike SB)와 폴라 스케이트(Polar Skate Co.)의 영상, 2019년 반스 파크 시리즈 우승까지, 전 세계 스케이트보드 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했다.

트랜지션이 그의 주특기지만, 그의 개인 파트 영상, “Orange label”에서 나온 마지막 장면은 스트리트에서도 수준급의 스타일을 유지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보여주는 팝과 과감한 스피드는 새로운 시대의 ‘스타일리시’라는 칭호를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Jaime Mateu
국적: 스페인
부문: 남자 파크

한국에서 흔히 알려진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스폰서가 없는, 생소한 스케이트보더. 그러나, 하야메 마테(Jaime Mateu)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위의 레드불 영상에서 찾을 수 있다. 

첫 시작부터 마테는 그의 에너지와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준다. 페드로 바로스와 함께 ‘야수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스케이터 중 한 명. 트랜스퍼와 본레스 트릭을 주로 펼치는 그에게 플립 트릭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그가 이미 보여주는 기술과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위 소개한 네 명의 스케이터는 필자의 주관으로 선정한 후보다. 올림픽 후보에 오른 80명의 스케이트보더 모두 각자의 스타일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중계일은 스트리트 부문 7월 25일~26일, 파크 부문은 8월 4일~5일이다. 한국 방송국 3사 중계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이 있다면, 이날만큼은 시간을 비우고 그들의 에너지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올림픽을 비롯해 여러 스케이트보드 대회를 경쟁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승자를 가리는 이벤트로 여기기보다는, 한 공간에서 여러 스케이터의 스케이팅을 보고 각자의 에너지와 스타일, 기술을 향유하는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승 후보, 상위권에 랭크된 선수와 함께 모든 스케이터를 눈여겨보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올림픽이라는 이벤트 특성상 한 국가가 선수 출전 자체를 독점하는 일을 막기 위해 국가당 3명까지만 선수를 등록해야 하기에 제이미 포이(Jamie Foy)나 루이 로페즈(Louie Lopez) 등 높은 기량의 스케이터가 불참하는 등 여전히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고대해왔던 행사인 만큼 이번 여름, 도쿄 올림픽을 기대하자.

*남자 파크 부문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김동혁’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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