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Playlist :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thewar (1)

날이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자음 14자, 모음10자로 이루어진 한글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더운 대한민국의 8월이다. 이런 날씨에는 연인과 함께 부대끼며 걷는 것도 번잡한 노릇이다. 유난히도 뜨거운 2013년의 여름,  비슬라 매거진(Visla Magazine)의 첫 번째 테마는 한차례 뙤약볕의 뜨거움에서 시작하여 여름 끝자락의 서늘함까지를 담아보았다.

1. Steve Arrington x Dam Funk – I Be Trippin’

김성원(27, 360Sounds DJ/Producer)

한 차례 휩쓸고 간 장마가 일단락되면서 무더위가 찾아왔네요. 제가 선택한 곡은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곡입니다. Steve Arrington X Dam Funk 의 앨범, <Higher>의 “I Be Trippin”을 소개해 드릴게요.Dam-Funk과 함께한 Steve Arrington은 70~80년대 주름잡던 미국 레이블 Atlantic Records소속 Boogie Funk/ Boogie Soul 밴드 Slave의 멤버이자 Zapp and George Clinton과 함께 현재 West Coast의 G-Funk장르에 막대한 영향을 준 아티스트 입니다.8/6일 StonesThrow 를 통해 발매된 <Higher>앨범은 StonesThrow, Funkmosphere 소속의 Dam Funk가 프로듀싱했습니다, 신,구 Boogie Funk/Modern Soul 을 이끄는 아티스트둘이 만났다는 점이 참 재밌습니다. 마치 Daft Punk와 Nile Rodgers의 만남처럼 말이죠.

2. Jurassic5 – Canto De Ossanha

Jangster(28, Visla Magazine Director)

요즘 덥죠 .정말 덥습니다. 개인적으로 땀이 많아 더위라는 놈을 때려부수고 싶을 정도로 싫어하는데요. 더울때 들을만한 노래로, DJ DOC의 “여름이야기”나 인디고의 “여름아 부탁해” 보다 조금 더 신선한 곡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올해 재결합을 하여 투어를 돌고 있는 Jurassic5의 “Canto De Ossanha”라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Dorothy Ashby의 Canto De Ossanha를 샘플링한 이 곡은 브라질의 시원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미의 바닷가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비키니를 입은 그녀들과 여름을 보낼 수 없다면, 이 노래로 대신 그 곳을 떠올리며 여름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3. Fujiwara Hiroshi – Natural Born Dub

JBW(??, Entrepreneur, Tourist)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지각을 한 샐러리맨이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Fuck”을 외치며 각 장면들이 빠르게 오버랩되는, 한 때 유명했던 5초짜리 영상은 현실 그자체이다. 월요일 아침이 엊그제 인데 지금 금요일 밤 아홉시를 넘어서고 있으며 올 해는 이미 2/3가 지나가 버렸다. 이러한 빠름속에서 잠시나마 느리게 존재하고 싶을 때 듣는 음악이 있으니 그것은, 프래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의 후지와라 히로시(Fujiwara Hiroshi)가 95년 발표한 “Natural Born Dub”이다. 한 때 그가 깊게 빠져있던 장르인 덥(Dub)의 이 느린 노래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느리게 만들며, 눈을 반쯤 감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쳇바퀴 일상은 물론이며, 바쁜 여행속 긴장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던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호텔 침대에 대(大)자로 누운 채 이 음악을 감상하는 의식은, 다른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형태의 여유이다. 꼭 이 “Natural Born Dub” 이여야 하고 가장 편한 상태의 대(大)자 이어야만 한다. 의식이니까. 또한 술에 만취했을 때는 이 곡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어 보길 권한다. 맷 핸슬리(Matt Hensley)의 보드슬라이드와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s)의 킥플립으로 시작하여 자유로이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로 이루어진 M/V는 이 음악의 하이라이트에 이르러 마침내 모뉴멘트밸리(Monument Valley)로 추정되는 광야로 접어들게 되는 데, 이 때 느끼는 흥분은 또 한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은 경험이다. 그런데 꼭 많이 취해있어야 한다. 의식이니까.  “The Time I wasted having fun is not the time I wa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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