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우리의 삶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장거리가 아닌 자신의 생활권역에서 여가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MZ세대 또한 소셜미디어상에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하이퍼 로컬(Hyper-Local) 트렌드를 이끌며, 다채로운 개성과 취미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유니클로는 일러스트레이터 박연경, 그리고 스튜디오 남산을 운영하는 DJ FFAN과 함께했다. 더불어, 그들의 변화한 일상에 관해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박연경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박연경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아래 오랜 시간 사회적 거리 두기 및 실내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일상을 소개해 달라.
주로 작업실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이전의 일상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한 뒤 작업실에 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주된 일상이고, 가끔 이러한 브랜드 촬영이나 인터뷰 일정이 있을 때야 새로운 사람과 만나곤 한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집이나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창작 활동을 업으로 삼다 보니 아무래도 완전히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할 것 같은데, 본인에게 중요한 환경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또한 작업할 때 입는 옷차림 또한 영향을 미치는지?
우선 옷차림이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릴 때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오늘 작업실에서 촬영할 때 입은 이 가디건 처럼 부드러운 소재와 릴랙스한 실루엣의 가디건을 걸치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더해져 작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라 잠깐 외출할 때도 좋은 것 같다. 이외의 환경적 요소는 음악 정도일까. 가사가 없는, 혹은 가사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음악을 듣거나 요즘은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추천하고 싶은 채널은 KBS 클래식 채널 93.1. 광고도 적고 온종일 클래식 음악이 나와서 편하게 듣기 좋다.
편안함과 기능성,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실용적인 미학은 비단 패션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다방면의 창작 활동에서 중시해 왔다. 본인의 일상과 패션 스타일을 넘어 삶과 작업 곳곳에 앞서 언급한 가치들이 어떻게 스며들었는가?
인간관계? 아무래도 회사에 다니는 입장이 아니라 주변 인간관계는 일과 친구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에 친구와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이들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는 관계를 곁에 두는 편이다.
유니클로 U의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이번 컬렉션을 두고 “집에서 쉬다가 외출할 때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도록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담고 싶었습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작가로서 자신이 추구하는 미학과 작업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나의 작업 방향성은 다른 레퍼런스를 참고하는 것이 아닌 내가 봐온 그 모든 걸 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가 맡은 향이나 음악, 자연의 장면 등 나에게 쌓인 다양한 감각을 그림이라는 매체로 표현하고자 한다.
당신의 삶을 더욱 심플하게 구성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덜어내고 싶은가?
옷. 여러 패션 브랜드가 시즌마다 다양한 유행을 선보이는 요즘, 옷장을 열면 너무 다양한 유행이 섞여 있다. 유행에 관계없이 내가 오래 입을 것 같은 간단한 옷만 두고 싶다. 오늘 촬영한 유니클로 U 컬렉션은 디테일이 실용적이고, 심플하면서도 스타일은 멋스러워서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들이 많아 좋아한다. 집에서 쉴 때나 동네 주변을 산책 할 때도 편하게 입기 좋아서 매 시즌 기대하는 컬렉션이다.
이번 유니클로 U 컬렉션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실용성과 기능성, 편안함이다, 본인의 스타일링에서 이 세 가지의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편안함과 기능성, 실용성.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많은 이의 일상이 변화했다, 사람과 옷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다고 느끼는가? 진화한 부분도 있을까?
아무래도 외부 활동이 많이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많아짐으로써 사람과 옷이 그저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편안함’을 중요시하는 관계로 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오늘 공원에서 촬영할 때 입은 사파리 재킷은 투포켓, 허리 벨트 등 디테일이 실용적이고 오버사이즈 핏이라 입었을 때 불편함 없이 편안했다. 작업실에서 주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만큼 야외에서의 시간도 나에게는 중요하다. 어떤 스타일에도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되게 매칭해서 입을 수 있을 것 같고, 딥그린 컬러가 독특해서 매력 있다.
이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FFAN이라는 이름으로 DJ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스튜디오 남산을 디렉팅 중인 이환이다.
‘스튜디오 남산’은 어떤 취지로 시작했나? 이환을 중심으로 동료들이 추구하는 스튜디오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Good music everywhere’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움직인다. 이에 따라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손을 뻗어보자는 취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장소에 어울릴 법한 패션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또한 본인이 이곳에서 즐겨 입는 룩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스튜디오지만, 낯선 사람을 자주 마주치고, 크고 작은 미팅 또한 자주 있다. 완전한 오피스룩을 갖출 만한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편한 차림으로 올 수 없는 일이라, 오늘 촬영할 때 입은 것처럼 릴랙스한 실루엣의 옷들을 즐겨 입게 되는데, 편안하면서도 잠깐 외출할 때도 입기 좋은 스타일을 아무래도 자주 찾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실내 활동이 증가하며, 패션 또한 리빙 굿즈, 홈 웨어 등 편안한 무드를 선호하는 옷차림이 많이 보인다. 그 흐름이 본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하다.
크게 변한 건 없다. 집에 스무 개가 넘는 조명을 들인 일과 서재에 카펫을 깔았다. 옷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완벽한 잠옷 바지를 구매한 것과 몇 달간 양말을 신지 않아 발에 굳은살이 생겼다. 하하.
유니클로 U와 르메르가 추구하는 ‘편안함, 기능성, 실용성’ 등의 가치는 비단 패션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중시하는 전통적인 미학에 가깝다. 당신에게 이러한 가치는 음악을 비롯한 삶 전반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들려 달라.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옷이라도 기능이나 실용성이 부족하다면 멋을 상실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때가 많다.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간 음악도 마찬가지다.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디제이는 상황이 있기에 존재한다. 완벽한 음악과 완벽한 공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적절하게 모이면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게 실용성이자 기능성이다.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매 유니클로 U 컬렉션을 구성하는 데 있어 다양한 의복의 클래식을 탐구한다, 많은 뮤지션, 아티스트를 탐구하는 직업인 DJ로서 당신의 클래식은 무엇인가?
나의 클래식은 80~90년대의 ‘café del mar’가 유일하다. ‘Groove armada’, ‘Jose Dadilla’, ‘Jaffa’, ‘Dab’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고, 이들은 여전히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음악 트렌드 속에서 삶의 균형과 직업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집중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글쎄, 버릇처럼 하는 디깅과, 다양한 연령대 선후배와의 이야기들. 가끔은 귀 기울여 듣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언제고 시간이 지나서 뒤돌아보면 매 순간 내가 그들과 나눴던 이야기가 내 삶의 결정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요즘은 워낙 소셜미디어가 잘되어있어서, 인스타그램만으로도 패션과 음악 등 다양한 유행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더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주에 적어도 3회는 운동을 하러 가고 있다. 이태원에 위치한 집과 명동에 자리한 스튜디오 덕에 이어폰을 꽂고 남산을 걸어 출퇴근 겸 산책을 하는 날이 많다.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 안에서 여유를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유니클로 U 컬렉션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실용성과 기능성, 편안함이다, 본인의 스타일링에서 이 세 가지의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실용성. 한여름에도 주머니가 필요해 재킷을 입는 날이 많았다. 차에서 내려 주섬주섬 뭘 챙겨 들고 내리는 게 너무 싫다. 한 손에 커피, 한 손에 열쇠와 지갑, 이어폰 때문에 튀어나온 주머니,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 오늘 남산에서 촬영할 때 입은 U 후리스 가디건과 조거팬츠는 굉장히 실용적인 아이템 같다. 조거 팬츠는 포켓 디테일과 패치 등이 캐주얼한 느낌을 주면서도 실제로 산책할 때 입기에도 유용했고, U 후리스 가디건은 어떤 옷에도 툭 걸치기 좋아서 앞으로도 남산에 올라갈 때 손이 자주 갈 것 같다.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많은 이의 일상이 변화했다, 사람과 옷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다고 느끼는가? 진화한 부분도 있을까?
팬데믹이 끝나도 사람과 옷의 관계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의식주의 유행이 5년 주기로 돈다고 하지 않던가, 내 20대 초반에는 사람의 일상에 패션이 크게 유행했던 거 같고, 그 후로 음식이 꽤 오랜 시간 유행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다들 인테리어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고 패션의 소비가 적어졌단 이야기는 아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자극적이고 복잡한 패턴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작은 디테일이 어우러진 멋진 의류가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 오늘 입고 촬영한 유니클로 U는 특히 유행을 따르기보다 심플한 디자인에 약간의 디테일 변화로 세련된 차이를 보여주는 컬렉션이라 더욱 눈길이 가게 된다. 매 시즌 나오지만 ‘옷의 본질’에 대해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컬렉션 인 것 같다.
Editor│오욱석
Photographer│오세린
Stylist│이잎새
Hair│윤나나
Make Up│신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