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Jeyon’s additional explanation of ‘Sell Out Radio’

셀 아웃 라디오(Sell Out Radio)를 듣고 계신가요?

셀 아웃 라디오는 방배동 레코드샵 rm360에서 2015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녹음방송입니다. rm360에서 판매하는 중고 음반은 연 수차례 대량 업데이트되지만, 매주 20장 이상의 중고 음반을 새롭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셀아웃라디오는 그중에서도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20여장의 음반을 홍보하는 방송입니다. rm360을 운영하는 DJ Soulscape, DJ Jeyon, Maalib이 판매 음반 중에서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을 매주 번갈아가면서 거창한 준비 과정 없이 바로 녹음해버리는 프리뷰 디제이 믹스입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완판을 노리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 셀 아웃 라디오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에 덧붙여 셀 아웃 라디오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저는 매달 한 번씩 VISLA Magazine의 기획 기사로 찾아뵈려고 합니다. 이름하야 The Footnote! 세 명의 DJ들이 선곡한 노래들 중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좌) 첫 번째 셀 아웃 라디오 커버 이미지 (우) ‘일요일 일요일은 디바다’에서 소개된 음반들

우선 셀 아웃 라디오의 첫 번째 에피소드, ‘일요일 일요일은 디바다’는 rm360의 주인장이자 국가대표 디제이, 당산대형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DJ Soulscape가 녹음하였습니다.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크게 흥행한 직후 이런 저런 패러디가 많았는데요, 우리도 이에 동참한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제목처럼 여자 솔로 가수들의 음반을 모아 소개한다는 뜻입니다.

빠르고 뜨겁게 넘어가는 파티 믹스가 아니라 노래를 진득히 들려주는 녹음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것 역시 재밌었고요. 소울 넘버들의 향연에 정신차리기 힘들었습니다. 녹음 파일을 다시 듣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은 Brandi Wells의 “Watch Out” 이었는데요.

Brandi Wells는 필라델피아에서 활동한 가수로 커리어 통산 81년과 85년 두 장의 앨범을 냈습니다. 81년 앨범제목과 동명인 곡 “Watch Out”은 미국 빌보드 R&B차트와 댄스클럽차트에 오르기도 했고요. 일단 전주부터 어깨가 들썩이는 이유는 필리 모던훵크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Loose Ends의 85~86년, 연속 넘버원의 주역인 Nick Martinelli의 곡이기 때문이죠.

Nick Martinelli의 프로듀싱 외에도, Brandi Wells의 81년 앨범은 Dexter Wansel, Thom Bell 등의 올스타라인업으로 수록곡 모두 크레딧을 확인해가며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은 곡은 Minnie Riperton의 “Memory Lane”이었습니다.

Minnie Riperton 이라하면 돌고래소리의 주인공으로 많이 알고 계신데요, 실제로 5옥타브 하고도 반 옥타브의 음역대를 가진 Minnie Riperton은 1979년, 서른셋의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 했습니다. 셀 아웃 라디오 1편에 수록된 “Memory Lane” 은 79년 발표한 음반 [Minnie]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가사를 풀어보면 어떤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기는 내용인데요, 자전적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특유의 고음파트에서 굉장히 복잡한 심정을 느낄 수 있죠. 하이톤 보이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인생 곡이 될 만한 명곡입니다.

그렇게 당산대형(Dj Soulscape)의 여성 편력이 끝나고 두 번째 셀 아웃 라디오는 제가 맡아서 녹음했습니다. 새로 판매하기로 한 음반들 중 D-train, SOS Band, Melba Moore 등 부기 훵크(Boogie Funk) 계열의 음반이 다수 있어서 ‘The Notorious Boogie’란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큰 인기를 얻고있는 SOS Band는 ‘Sound of Success’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발음하기가 참 묘하네요. 작명의 중요성 확인하세요.

(좌) ‘The Notorious Boogie’ 커버 이미지 (우) ‘Chief Cat Songs’ 커버 이미지

이번에도 커버 이미지는 Maalib이 빛의 속도로 해주었습니다. 제가 Mantra의 앨범 커버에 반해서 이에 영감을 받아 rm360 식구들과 우리가 좋아하는 미국 형들, 그리고 야옹이의 얼굴을 집어 넣어 새로운 커버를 만들었습니다. 각설하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제가 가장 중점을 둔 앨범은 The Fatback Band의 79년 작 [XII]입니다. 

이 앨범이 중요한 이유는 역사상 최초의 랩으로 알려진 “King Tim III (personality jock)” 이 수록됐기 때문이죠. 사실 79년부터 81년 사이에 이 밴드는 1년에 두 장씩 음반을 찍어내는 괴물 같은 에너지를 보여줬고, 이 앨범의 훵키함은 굳이 이 트랙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주목할 만합니다. 어떤 곡을 믹스에 넣을지 고민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랩 음악 역사의 한 장으로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King Tim III”을 선택했습니다.  “King Tim III” 이란 제목은 이 곡에 랩을 얹은 장본인이자 당시 라디오 디제이로 활동한 Tim Washington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최초라고 알고 있는 Sugarhill Gang의 “Rapper’s Delight” 보다 발매가 몇 주 빨랐던 곡입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트랙은 D-Train의 “Music”입니다. D-Train은 부기 훵크 신의 아이콘이자, 파티 선곡에 있어서 치트키와 같은 음악을 남긴 2인조 그룹입니다. D-Train과 Hubert Eaves III로 구성되어 있죠. “Music”은 동명의 83년 작 2집 타이틀이었고요. “음악이 없으면 뭐 할 거야~ 몰라~” 로 시작하는 인트로가 조금 간지러우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좋아합니다. 당산대형 DJ Soulscape 또한 이 음반을 특별히 추천하는데요, “Children of the World”와 같은 곡은 싱글컷되지 않아 앨범으로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셀 아웃 라디오, ‘Chief Cat Songs’는 360의 프로듀서 Maalib이 맡았습니다. 이번 주는 12” 싱글들만 모아서 녹음했는데요. 신나는 노래들로 가득 채워져서 듣는 내내 정말 신났네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Trouble Funk의 노래 “So Early in the Morning” 입니다.

Trouble Funk라 하면 훵크의 하위 장르이자 워싱턴DC 발 음악인 DC Go-Go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입니다. 콩가가 앞장서서 쪼개는 듯한 리듬과 보컬이 관객과 호흡하며 곡이 진행되는 것이 그 특징입니다. 요즘 Maalib과 제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역시나 한 곡 담았더군요.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DC Go-Go 장르 음악이 보이는 즉시 사고 있으니 빠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02 3474 0360.

그 다음으로 인상 깊게 들었던 곡은 Gaz의 “Sing Sing”입니다. 디스코 디제이 신의 역사를 담은 상징적인 곡이자 DJ Soulscape의 [Freak Unique volume 1]에도 수록되었던 소위 360클래식! 자세한 설명은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1월의 마지막 주는 다시 한 바퀴 돌아 DJ Soulscape의 차례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아셨겠지만 그간 재즈 레코드들이 판매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라디오에는 수록되지 않았었죠. 모두 모아서 한방에 보내버리겠다는 당산대형의 야심찬 계획으로 진행된 4주차 셀 아웃 라디오였습니다. 재즈를 어렵게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재밌게 접근할 수 있고, 프로듀서들에게도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트랙은 Pharoah Sanders의 “Sun Song” 입니다. 이 곡에서 사오정 소리를 내는 문제의 주인공, Leon Thomas 때문인데요. 대다수의 보컬리스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또 다른 악기처럼 생각하는데 그러한 방식의 원류이자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Pharoah Sanders의 색소폰 연주에 Leon Thomas가 목소리를 맞추며 멋진 조화를 이룬 곡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재즈 피아니스트 Cedar Walton의 “Beyond Mobius” 입니다. 76년 곡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세련되고 진보적인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처음 듣는 순간, 이 노래를 쪼개면 앨범 하나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앨범 수록곡 전체가 이와 같다는 거죠. 디스코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퓨젼 재즈 앨범입니다.

여기까지 첫 번째 ‘The Footnote’의 시간이었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다음 달에는 8주차까지 진행된 셀 아웃 라디오의 음악들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작성자ㅣ DJ Jeyon
Rm 360 공식 블로그 (https://rm360.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