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보이라이프(boylife)가 데뷔 앨범 [gelato]를 발매했다. 보이라이프는 UCLA 교우끼리 결성한 듀오 커먼 솔스(Common Souls)의 멤버이자 인디팝 밴드 모니카(mmmonika)의 보컬리스트인 라이언 유(Ryan Yoo)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라이언 유는 한국계 혼혈인으로서 미국에서 겪었던 편견과 삶의 이야기를 보이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이번 앨범 [gelato]에 담아냈다. 그는 알앤비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강약있는 목소리를 다양한 악기의 변주와 함게 버무렸고, 자신의 영웅 프린스(Prince)와 디안젤로(D’Angelo)를 향한 헌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라이언 유는 “진실과 마주한다는 것은 그를 회피하고자 하는 자아와의 결투와도 같고, 최고로 진실해지는 것이 내 예술적 목표”라며 이번 앨범에 비친 자신의 가치관을 설명했다. 보이라이프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짧은 인터뷰로 진행하였으니 하단에서 확인하자.
Album interview
뮤지션 보이라이프와 이번 앨범 [gelato]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LA에서 태어난 유한결이라고 한다. [gelato]는 내 첫 앨범이다.
앨범의 테마가 상당히 다채로운 것 같다. 진실됨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포부만큼 그 다채로움의 근원이 ‘감정의 기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감상을 받았다. 앨범을 제작하면서 동기가 된 사건이나 생각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듣고 싶다.
내 삶을 반영한 작품이다. 늘 작업하던 대로 앨범을 만들고 있었는데, 일종의 자화상 같은 음악이 나오더라. 정체성에 고민을 품고, 혼란스러워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첫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앨범 커버 아트에도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이다. 참외, 연, 사슴, 딸기, 토끼 등의 요소에 눈을 감고 편히 누워있다. 이들은 모두 보이라이프를 포근하게 해주는 것들인가?
한국계 미국인 2세대로서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이미지다. 잠자는 동안 머릿속에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꿈결처럼. 녹여냈다. 각 요소는 모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있고, 궁금하거나 무서운 것도 있다. 아, 참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과일이다.
앨범의 곡명은 각각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지.
모든 노래는 내 삶의 아름다운 순간과 반대의 경우 모두를 포착한 정직한 사진과도 같다. 각 노래의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정직해지자는 목표를 두고 있다.
7번 트랙 “lush2”와 9번 트랙 “lush”의 구성이 독특하다는 인상이다. 이름 상 두 번째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트랙을 앞에 배치하는 구성에는 어떤 이유가 담겨있었나?
“lush”를 “lush2”에 앞서서 만들었지만, “lush2”를 트랙리스트 앞에 배치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였다. “lush2”가 6번 트랙 “bummy”와 8번 트랙 “superpretty”를 특정 방식으로 말한다면, “lush”는 10번 트랙 “hoon”을 특정 방식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앨범 대부분의 트랙에 전자음의 사용이 돋보인다. 평소 좋아하는 사운드인가.
아름다운 사운드와 그에 반대되는 요소를 배치하는 작업을 좋아한다.8번 트랙 “superpretty’에 쓴 일렉트로닉 노이즈도 그 일환이다. 모든 사운드가 이쁘기만 하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다. 내가 주로 쓰는 악기가 기타인데, 일반 기타 플레이에서 나올 수 없는 사운드를 창작하는 걸 좋아한다.
힙합 장르의 트랙도 단단하게 들렸다. 특히 8번 트랙 “superpretty”의 강렬함이 인상적이었는데. 평소 힙합을 즐기는지, 어떤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힙합을 너무나 사랑한다. 지금은 엠에프 둠(MF DOOM), 그리고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를 가장 좋아한다. 또 블루(Blu)라는 LA 출신 래퍼도 존경한다. 내가 래퍼처럼 랩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 목소리를 색다른 방식으로 표출하는 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2번 트랙 “church”의 마지막에 흐르는 내레이션이 따뜻한 인상이었다. 어떠한 의도로 이런 구성을 생각하게 됐는지, 앨범에 참여한 이들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줄 수 있나?
2번 트랙 끝부분에 흐르는 내레이션은 우리네 엄마들이 나와 한국계 친구들에게 들려주셨던 몇몇 문장들이다. “peas”는 부모님에 관한 노래여서, 엄마의 보살핌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미국의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한 관념이 없기 때문에 꽤 재미있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고있다. 평소 한국에 대해 어떤 기억 또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한국을 가보진 못했지만, 부모님이 늘 한국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신다. 또 그룹 f(x)의 엠버가 어린 시절 이웃이었는데, 엠버가 딱 15살 때 한국을 다녀왔다. 엠버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궁금증을 일으킬만한 모든 세세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 서울에 간다면, 호떡 같은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물론 미국에도 좋은 한식당이 많긴 하지만, 본토에 비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청자들이 보이라이프를 어떤 음악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가.
사운드와 가사, 두 측면 모두에서 정직한 음악이라고 들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