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Nike)의 스니커즈 런치 플랫폼 SNKRS가 어느덧 국내 런칭 4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SNKRS는 자사의 4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를 제작, 스니커 컬처를 즐기는 많은 이에게 나이키 스니커에 관련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그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VISLA 매거진 또한 나이키와 함께 나이키 스니커, 그리고 그 저변으로부터 뻗어져 나온 갖가지 이야기를 서울의 스니커 마니아에게 전달하는 중이다. 이번에는 나이키 테크놀로지의 정수를 많은 이에게 알린 스니커 에어 맥스(Air Max) 시리즈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지금 당장 확인해보자.
스니커 아웃솔 내 공기를 담은 유닛을 삽입해 쿠셔닝을 비약적으로 향상한 에어 테크놀로지(Air Technology)는 1979년 첫선을 보인 뒤 1980년대 초, 중반을 거치며 명실상부 나이키의 주력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Tinker Hatfield)는 에어 유닛을 삽입한 미드솔에 작은 창을 내어 그 일부를 밖으로 노출한 이른바 ‘비저블 에어(Visible Air)’를 고안했다. 이는 그간 발바닥으로만 느낄 수 있던 에어 테크놀로지를 비저블 에어로 시각화해 사용자의 경험을 큰 폭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그 경험을 토대로 나이키의 에어 테크놀로지를 소비자에게 더욱 각인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낳는다. 1987년, 스니커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디자인, 비저블 에어. 그 비저블 에어로 대표되는 에어 맥스 시리즈의 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에어 맥스 90과 에어 맥스 95, 에어 맥스 97등 에어 맥스 시리즈는 발매 연도를 제품에 넘버링하는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했고, 이에 맞춰 에어 테크놀로지 역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 에어 맥스 95는 발 앞쪽에 에어 유닛을 삽입, 역시 이를 밖으로 노출한 비저블 에어 방식을 채택했고, 급기야 에어 맥스 97에서 발 전체를 지탱하는 비저블 에어가 등장한다.
개발에만 7년이 걸린 베이퍼맥스는 에어 유닛을 감싸는 미드솔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세간에 큰 주목을 받았다. 베이퍼맥스의 에어는 발 부위별로 고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에어 포켓이 존재하고, 중창이 없는 만큼 굉장한 유연성과 가벼움을 자랑한다.
학창 시절 에어 맥스는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없는 고가의 아이템이었고, 영롱한 비저블 에어를 바라보며 넋을 놓다가도 행여나 에어가 다칠까 봐 늘 조심스레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 신분은 그만큼 일찍 중고 거래에 눈을 뜨게 만든 계기가 되었는데 에어 맥스는 시리즈에 따라 아웃솔의 상태와 반사 소재의 컨디션이 가격의 고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에어 맥스 95는 ‘까치산’이란 독특한 별명을 가진 모델도 존재하며, 이는 해당 모델 판매자가 서울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에서만 거래해 생긴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재미있는 네이밍이다.
에어 맥스 시리즈는 2000년대 초, 서울 스트리트 패션에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 아이템이었다.
날렵한 디자인과 어퍼의 다양한 파츠에서 오는 과감한 컬러웨이는 ‘반바지에는 에어 맥스’라는 말을 공식화하기 충분했다. 한창 힙합 음악이 거리를 물들인 시기답게 당대 최고의 래퍼 에미넴의 옷차림을 따라 한 스타일링이 유행했고, 일명 참새 모자라 불리는 나이키의 러닝캡, 폴로 티셔츠, 반바지, 여기에 마무리로 에어 맥스 시리즈가 함께했다.
‘Simple is the best’. 근본 중의 근본 컬러웨이라 할 수 있는 올 화이트 색상은 당시 또 하나의 붐을 일으킨 A형 청치마와 꽤 좋은 궁합을 이루었다. 에어 맥스 시리즈는 모델마다 다양한 디테일이 돋보였기 때문에 단색의 컬러웨이에도 단조로움 없이 꽉 찬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다.
에어 맥스 시리즈의 협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지마 히로후미(Hirofumi Kojima)가 이끄는 스니커 부티크 ‘아트모스(Atmos)’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아트모스 x 나이키 에어 맥스 시리즈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소재와 패턴. 2003년 출시한 아트모스 x 나이키 에어 맥스 1, 95는 과감히 사파리 패턴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으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6년에는 레오파드, 타이거, 지브라 등 다양한 동물 무늬를 한 곳에 모은 후 빨간 스우시로 강렬하게 마무리한 에어 맥스 애니멀 팩을 선보였다. 스니커 마니아의 환호와 찬사는 두말할 나위 없다.
이외에도 에어 맥스 90에 위장 무늬를 입힌 덕카모와 타이거카모, 신발 박스 더미를 사진으로 찍어 어퍼에 새긴 위 러브 나이키(We Love Nike) 등 그야말로 패턴과 소재가 어디까지 제품에 쓰일 수 있는지 한계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2016년과 2017년, 2년에 걸쳐 에어 맥스 데이 이벤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보트 백˙포워드(Vote Back˙Forward)는 에어 맥스 1 엘리펀트(Atmos x Nike Air Max 1 ‘Elephant’)의 재발매와 션 우더스푼(Sean Wotherspoon)이라는 걸출한 우승자를 배출한 스니커 역사에 있어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2016년 보트 백은 말 그대로 투표를 통해 우승작을 복각하는 이벤트였으며, 1위를 차지한 엘리펀트 외에도 총 100종의 기라성 같은 에어 맥스 시리즈가 후보로 올라 그 후보 하나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2016년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면, 2017년은 에어 맥스 시리즈의 미래를 제시한 한 해였다. 보트 포워드는 총 9개 나라, 12개 팀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미래지향적 에어 맥스를 선보였고, 1980년대 빈티지 나이키 모자에서 영감을 받은 션 우더스푼의 작품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에어 맥스 97의 어퍼와 에어 맥스 1의 솔을 접목한 그의 에어 맥스는 제품 발매와 동시에 시리즈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2018년 5월 14일. 여섯 도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에어 맥스를 통해 디자인 경합을 벌이는 ‘더 나이키: 온에어(The Nike: On Air)’가 도시별 최종 우승자를 발표했다.
서울, 뉴욕, 런던, 파리, 상하이, 도쿄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디자이너 신광의 ‘에어 맥스 97 네온 서울(AIR MAX 97 Neon Seoul)’이 선발, 일 년 전과 마찬가지로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광은 불야성의 도시 서울을 네온으로 시각화해 에어 맥스 97을 채워나갔다. 밤을 상징하는 검정 갑피, 그 위 태극 문양에서 영감을 얻은 파란색, 빨간색 네온 컬러를 그려놓았고, 기존 에어 맥스 97의 작은 스우시를 대신해 큼지막한 심볼을 넣어 서울의 밤을 밝히는 ‘간판’을 표현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어 맥스 시리즈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비저블 에어를 통해 진화에 진화를 거쳤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변화로 러닝, 등산, 캠핑 등 바깥 활동을 취미로 삼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 옷차림을 본인의 스타일링에 반영하는 사람 역시 증가했다. 흥미로운 경험과 간편함을 중시하는 현 젊은 세대의 특성과 에어 맥스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가벼운 윈드러너나 트레일 팬츠, 레깅스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에어 맥스다. 특히 올해 출시된 에어 맥스 2021의 경우, 재생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근 가장 큰 사회적 이슈 중 하나인 환경 문제에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와 함께 ‘우리가 바라는 에어 맥스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다.
Writer │ 백윤범
Illustrator │ tttt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