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Radiofear, 전시 ‘Dataspace’ 개최 / 미니 인터뷰

지난 12월 1일 공개된 EP [Dataspace]의 주인공 라디오피어(Radiofear)가 회현역 인근에 자리한 공간 ‘Pop by Post Poetics’에서 EP와 동명의 전시 ‘Dataspace’를 11일까지 진행한다.

라디오피어는 희다 못해 공허한 큐브를 전시 장소로 택했다. 내부에는 테이프, 세라믹, 의류 등 EP을 기반으로 제작된 각종 머천다이즈를 진열했다. [Datespace]에서 구축한 가상의 공간, 미지를 여행하다 불시착한 기체의 내부를 구현한 실물. 전시를 찾기 전 그의 EP [Datespace]를 한 번 감상하자. 전시를 더욱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 또한 이번 전시를 코앞에 둔 라디오피어와 짧은 대화를 하단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의 의도와 EP [Dataspace]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찬찬히 확인하자.


Interview

전시명과 동명의 EP [Dataspace]은 어떤 이야기와 의도가 담긴 앨범인지.

전자음악은 댄스음악의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이모셔널한 전자음악도 있다. 댄스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멜로디컬한 부분이 강조되거나 하는 그런 음악을 좋아해서 EP를 디벨롭 하다가 첫 곡부터 네 번째 곡까지 기승전결이 있는 [Dataspace]를 제작했다. 먼저 첫 트랙 “Ice”는 앰비언트스럽게 시작되는 앨범의 첫 트랙이다. 기체를 컨셉으로 추운 곳을 달리다가 얼음에 부딛히는 이야기가 담겼다. “Vortex”는 그 기체 속에서 소용돌이를 마주하는 것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먼지와 부서진 조각들을 사운드 FX로 표현했다. 그리고 “Levitation”은 그 모든 것을 헤쳐 나가는 EP의 엔딩 곡이다.

[Dataspace]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곡이라면?

“Dataspace”와 “Levitation”이다. 가장 오랜 시간 작업하며 공들인 트랙이 “Levitation”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색을 표현한 트랙은 “Dataspace”이기 때문.

‘아키텍츠 레코드(THE ARCHITECTS RECORDS)’ 소속으로 여러 서울 로컬 레이블의 컴필레이션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싱글 트랙을 제작하는 것과 EP, 앨범을 제작하는 작업 과정은 어떻게 달랐나?

클럽에서 음악을 플레이하며 컴필레이션에 참여할 기회가 생길 때는 댄스에 포커스를 두고 만들어 왔다. 애시드 기반의 음악과 808, 909 등 댄스 음악의 요소를 좋아하기도 했으니까. 그런 간단한 사운드로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게 스스로 자신을 닫아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필은 내 앨범이 아니니까 보여줄 수 있는 색깔 역시 완벽한 나만의 색이 아니었다. 반면 EP와 앨범엔 내가 좋아하는 색을 온전히 담을 수 있었다.

EP를 공개하고 1달이 지났다. 첫 EP인데 한 달 동안 EP를 들은 청자 혹은 주변인이 남긴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잘 이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앨범에 담고자 했던 이야기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전시 ‘Datespace’를 개최하는 계기와 목적은?

한국에서 클럽 문화는 유흥에 가깝고 전시 문화는 고급문화 생활 같은 인식이 있지 않나? 나는 클럽과 전시 문화를 잇고 싶었다. 마침 난 아날로그 장비를 좋아하고 그것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이들 모두 빈티지고 옛것이기 때문에 [Dataspace]을 테이프로 제작했고 그걸 빈티지 데크로 재생하면 빈티지한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까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 또 음악 전시는 어려울 수도 있고 잘 진행되지도 않는다. 나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이를 통해 전자음악 신(Scene)이 더 발전되길 기원한다.

‘Pop by Post Poetics’를 전시 장소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화이트 스페이스에서 전시를 진행해보고 싶었다. 미니멀리즘을 좋아해서 그러한 공간을 수소문하다가 조완 대표를 소개받아 ‘Pop by Post Poetics’에서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 오브제를 최대한 빼려고 했지만, 팝업 형태로 머천다이즈도 넣어야 해서 전시와 너무 겹치지 않게 진행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 언급할 작품은 무엇인가.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센스 챔버. 기체가 얼음에 부딪히고 불시작한 모습을 표현한 머천다이즈다. 인센스를 기체 안에 넣으면 연기가 피어오른다.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태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시의 일환으로 제작한 의류를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전시이자 일시적인 머천다이즈 팝업으로 저렴한 원단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고급스럽게 제작하려고 했다. 잠옷으로 입던, 막 입든 간에 좋은 소재로 입었으면 좋겠기에 엑슬림(XLIM)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라벨에 트랙 리스트를 새기는 등 세심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전시를 통해 관객이 어떤 감상을 느꼈으면 좋겠나?

깨끗한 질감이 추세고 또한 깨끗한 환경에서 제작된 앨범이지만, 빈티지한 테이프의 질감 또한 현장에서 느껴봤으면 한다.

Radiofear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황선웅
Photographer│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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