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Artists’는 VISLA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시각예술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6인의 아티스트를 선별,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리즈다. 세 달에 한번 계간지로 펴내는 페이퍼 매거진에 포스터 형식으로 부착할 수 있도록 제공되던 작품과 그들의 배경을 살펴보는 짧은 질의응답은 이들이 더 많은 독자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뜻으로, 이제부터는 VISLA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6 Artists’는 뚜렷하고 강렬한 선과 색채를 시그니처로 이미지를 그려온 서울의 아티스트 마우즈(MAWZ)가 체스 게임 속 나이트 형상의 트로피를 이미지로 제공했다. 이미지와 더불어 마우즈와 나눈 짧은 대화를 아래에서 확인하자.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서울에서 그림 그리는 마우즈라고 한다.
굵은 선과 색감을 통해 강렬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스타일의 계기는 무엇이고 작업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지?
아주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림 그리는 걸 즐겼는데, 선과 강렬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이때부터인 것 같다. 당시 디즈니 작품은 뚜렷한 라인이 돋보인다. 그때의 취향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영감을 특정한 요소로부터 얻는 건 아니다. 평소에 다루고 싶은 내용이나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면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 때 메모한 내용을 참고하고 얽혀 있는 기록에 상상을 얹어 그림으로 발전시키는 식이다.
독수리와 비행기가 등장하는 등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하늘을 자주 작품 배경에 등장시키는 이유가 있다면.
자유롭고 평온한 느낌은 항상 지향하고 있는 부분이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맑은 하늘을 만나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이를 작품 배경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편안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다. 독수리나 비행기는 작품 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자유’를 표현하고자 할 때 주로 등장시키는 소재다.
더불어, 작품 내 주로 등장하는 꽃과 편지지, 번개와 같은 요소에는 특별한 메시지
를 담는 건가.
꽃은 ‘소중한 무엇’, 편지는 ‘진심’, 번개는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할 때 그린다. 요소마다 ‘이거는 이런 뜻이야’라고 못 박아 놓는 건 아니다. 그림은 보는 사람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동시에 그것이 그림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감상하고 즐기길 바란다.
이번 지면에 실은 작품에 관한 설명도 부탁한다.
체스 게임 속 나이트 형상의 트로피다. 나이트는 독특한 이동패턴을 가졌기 때문에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말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몇몇 작품과 아티스트가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모습을 보고 떠올렸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몇몇 수상소감 영상을 찾아보면서 ‘와, 저분들은 저 상을 타게 될 줄 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는 상상은 해봤지만 멀게만 느껴졌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꿈도 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도 모르게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이 아닐까. 다만 그동안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을 것은 확실하다. 이처럼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본 작품을 통해 ‘다음은 네가 될 수도 있어’라는 메시지를 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SCR의 스튜디오와 VISLA 등 당신의 손을 거쳐 간 수많은 벽이 있다. 벽화를 작업해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나 에피소드가 있나?
작년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진행한 전시에 참여했다. n5bra 작가와 함께 참여한 전시였는데, 그때 작업한 벽 크기가 12m x 3m로 지금껏 내가 진행했던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벽화 작업이었다. 작업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수일에 걸쳐 진행했고, 사람 없는 고요한 롯데월드몰에서 크게 그림을 그렸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더 큰 벽 작업도 하고 싶다.
작업 외 취미가 있다면?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운동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헬스장에서 조금이나마 운동을 하면 컨디션 관리도 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좋다.
광고나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혹, 본인의 작업을 확장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볼 생각은 없는지.
언제라도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다. 만약 작업하게 된다면 전문적인 팀과 함께 진행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 오는 7월에 스탠바이비(STAN by B)라는 공간에서 NFT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그 전시에서 움직이는 이미지의 디지털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을지도.
마지막으로 향후 행보에 관해 알려 달라.
올해는 여러 전시로 가득한 한 해가 될 예정이다. 특히 개인전은 7월과 8월에 하나씩 예정되어 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Editor│황선웅
Image│MAWZ
*해당 인터뷰는 지난 VISLA 매거진 19호에 실렸습니다. VISLA 매거진은 VISLA 스토어에서 구매하거나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