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S의 새로운 싱글 “HOME”이 지난 20일 정오, 국내 외 주요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다. CHS는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그들만의 스타일로 독보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안락세계(安樂世界), 장장하일(長長夏日), 만경창파(萬頃蒼波)’ 군더더기 없는 3개의 사자성어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그들은 스스로의 음악적 지향점을 “편안하고 안락한 곳에서의 끝나지 않는 긴 여름,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드 넓은 바다”라고 정의한다.
신곡 “HOME” 역시 이러한 그들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지친 일상을 벗어나 꿈에 그리던 이상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CHS만의 방식으로 그려냈다. CHS에게 고향은 그들이 음악으로 표현하는 유토피아이며, 그것은 곧 여름과 바다인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HOME”을 통해 지나간 계절에 작별의 인사를 건네고 다시 만날 바다에 재회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싱글의 뮤직비디오와 앨범 커버는 미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Unlimited Time Only’가 맡았다. 이들은 크루앙빈(Khruangbin)과 리온 브릿지스(Leon Bridges)의 “Chocolate Hills”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실력파 애니메이터이다. 이들만의 아름답고 독특한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은 ‘CHS’의 음악에 담긴 영화와 같은 서사를 극대화했다. 그들이 서로 주고 받은 작업 과정과 인터뷰를 VISLA를 통해 단독 공개한다.
CHS Interview
“HOME”은 어떤 곡인가? 그리고 멤버들 각자에게 “HOME”은 어떤 의미인지.
현석: 나는 음악을 텍스트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정의’를 내려버리게 되니까..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고… 굳이 이야기하자면, “HOME”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곡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산들바람처럼 기분 좋고 아름다운 추억이나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노래이다. 나에게 ‘집’이란 내 아내가 존재하는 모든 곳이다.
동훈: 이번 곡에서 쓰인 “HOME”의 의미는 ‘집’보단 ‘고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고향으로 가는 여행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고된 하루에서 잠시 떠나 어릴 적 모습 그대로 남아준 풍경을 바라보며 피어오르는 추억이다. 나는 서울 토박이라 옛날에 살던 동네는 진짜, 한 뼘 정도 남기고 전부 재개발이 되었다. 아직 남아있는 그 골목길에 들어면 기분이 묘하다. 거기도 언젠간 사라질 텐데 그땐 이 음악이 날 위로해 줄까?
송아: “HOME”을 들으면 내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기차역에 도착해서, 무궁화호에 들어서면 퀴퀴한 냄새가 나는 의자에 네 식구가 마주 보고 앉는다. 엄마는 집에서 싸온 달걀이며, 뻥튀기를 꺼내 우리에게 주고, 느릿느릿 가는 기차 밖 풍경을 바라보며 어딘지 모를 곳에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때의 설렘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나에게 “HOME”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이다.
보민: CHS의 모든 곡은 그런 것 같다. 굳이 어떤 곡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제목’이라는 최소한의 정보와 음악만으로 각자의 감상과 해석이 가능하다. 각자가 생각하는 “HOME”으로 돌아가자.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일 수도 있고 집이라고 느낄 수 있는 그 어디든지!
진호: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해안 도로인 것 같다.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고향에 갈 때면 고속도로보다 돌아가는 해안 도로를 자주 이용하였다. 천천히 빙 둘러 가는 길이었지만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바다냄새, 시원한 바람. 해안 도로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는 그 길은 큰 기억으로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CHS 여러 활동 중 멤버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거나 숙소에서 재밌게 보내던 시간들도 문득 떠오른다. 이 노래가 주는 향수는 엄청나다!
정훈: 더울 땐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추울 땐 따듯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식구들과 함께 마음 놓고 웃고 마실 수 있는 곳. 오늘내일 하는 나이 든 강아지와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 집은 내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곳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없겠지만 이 곡을 들으며 ‘참 좋았지’ 하고 떠올릴 것만 같다.
‘Unlimited Time Only’와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음악이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신곡 “HOME”을 작업하는 데 있어서도 곡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 곡의 서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아카이브 하는 과정에서 멤버들이 모두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하나인 크루앙빈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는데 이번 곡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톤 & 매너가 잘 맞았다. 그들이 그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던 과정, 영감을 받았던 내용 등의 인터뷰도 봤는데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뮤직비디오 속 시대적 배경을 따로 설정한 것이 인상 깊다. 60년대 서울의 모습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을지?
코로나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고 서울에서 그 어느 때보다 오랜 기간 머물게 되었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면 그 마음의 표면들은 일견 우울한 감정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더 깊게 그 근원으로 들어가 보면 가보지 못한 어딘가를 그리워하고 만나지 못한 것들을 추억하는, 그 미지에 대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감정들은 마치 따듯한 나의 고향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린 아무도 떠나온 고향집을 그리워해본 적 없는, 돌아갈 고향도 없는, 있더라도 치열하게 서울에 머물기 원하는 세대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그리움은 도대체 뭘까? 지금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마치 어디론가로 돌아가고픈 ‘향수’에 가까운 감정인 것처럼 느껴졌다. 현실에 갇힌 채 현재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과, 다시 어디론가 돌아가고픈 마음은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60년대 서울은 산업화의 중심지였다. 전국 각지에서 고향을 떠나온 청춘들의 노동력이 다 모이는 도시였다. 떠나온 이들은 돌아갈 고향집을 가지고 있던 시기, 고향을 추억하고 향수에 젖을 수 있던 시대였다. 치열한 삶 속에서 성공을 쟁취하거나 혹은 좌절하여 길을 잃더라도 의지할 곳이 있던 시대. 아름다운 기억으로 미화되어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추억하며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던 시대가 60년대, 특히 ‘서울’인 것이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마치 현재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느끼는 것처럼 어딘가를 그리워하고, 각자가 어떤 상태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던지 모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의 안식처로 돌아가기를 꿈꾸었을 것 같았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위해 60년대 컨셉의 의상을 스타일링 하고, 실제 착장을 한 채 여러 상황을 연출했다고 들었다. 그 과정 동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시대적 배경을 설정하고 나니, 의상, 헤어스타일 등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변의 몇몇 패션 크리에이터나 디자이너 분들을 만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선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다른 것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림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술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박현나에게 부탁했는데, 동묘 시장을 직접 돌며 한 명 한 명 의상과 소품 신발까지 준비해 줬다! 우린 그 의상이 뮤직비디오에서도 보여지길 원했기 때문에, 의상을 입고 Cady와 Travis가 요구한 다양한 장면들을 직접 찍어서 보냈다. 걷기도 하고 춤도 추고, 버스 안에서의 상황이나 일하는 장면들을 연출하며 즐겁게 촬영 했다. 뮤직비디오 내에서 그러한 장면들이 굉장히 많이 반영되어있고, 멤버들의 외모와 의상까지 상당히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협업을 진행하며 작업적으로 서로 많은 소통을 하였다. ‘Unlimited Time Only’와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고 싶었는지?
초반에는 메일로 소통하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소통해 보려고 노력했다. 아무래도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텍스트로만 커뮤니케이션하다가 ‘화상’으로라도 얼굴을 대면하고 ‘대화’를 하니 우리의 생각이 더욱 잘 전달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관여할 것이 없었다. 다만 우리가 뭘 원하는지 그들이 정확하게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첫 단계에서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 이후에는 그들이 만드는 모든것들을 100% 신뢰하는것이 우리의 태도이다. 사실 그리고 별로 걱정 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과의 첫 대화에서 우리는 느낌이 왔다!
뮤직비디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현석: 모든 부분이 다 좋았다. 그중에 굳이 뽑자면 손을 펴서 꽃이 나오는 장면이겠다. 그 장면의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우리가 바라던 후반부 서사로 이어지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굉장히 트리피한 신이다.
보민: 곡의 후반부 전환이 일어나고 멤버들의 얼굴이 이어서 나오는 장면도 좋아했다. 자신들의 얼굴이 너무나 디테일하게 잘 표현되어서 멤버들이 모두 감동받았다.
정훈: 댄스 파트가 기억에 남는다. 어색하게 착장을 하고 설마 이걸 쓰겠어? 하고 찍어서 보내줬던 장면인데… 어색한 춤 사위까지 너무 디테일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웃음이 났다. 진지한 스토리라인에서 살짝 웃음을 줄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Unlimited Time Only’와의 작업 소감은?
현석: 간혹 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하게 될 때, 아무리 그들의 작품이 훌륭하다 해도 사람으로서 서로 맞닿는 것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린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적인 교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짧은 화상을 통한 만남만으로도 그들이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듀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아름다운 에너지를 가졌으며 무엇보다 성의 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친절하고 신뢰를 준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러한 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5분가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로 많은 수고가 들어간 작업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준 Unlimited time Only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 더욱더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작품들을 보게 되길 바란다.
동훈: 그들이 보여준 무드보드를 받았을때 표현하고자 하는바가 굉장히 뚜렷해서 놀라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미 그 초안만 보고도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 구현만 되면 되겠구나 싶었다. 본받을 점이 많다.
보민: 뮤직비디오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는 내내 설레었는데, 기대한 만큼 멋진 영상이 나와서 기쁘고 ,한편으로는 벅차기도 했다.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 스토리를 만들어준 Unlimited Time Only에게 감사하다.
진호: 그들은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 얘기하고 싶었던 것들을 너무도 잘 이해해 주었고, 자신들의 색깔이 담긴 비디오로 우리의 음악을 한층 더 멋있게 만들어준 것 같다. 작업 후 엄청난 팬이 되었다.
정훈: 영상을 처음 받아보고 빨리 여러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었다. 음악을 작업하며 상상하던 비주얼보다 훨씬 좋아서 한 계단을 더 올라간 기분이 들었다. 세상엔 멋진 사람들이 참 많다.
“HOME” 발매 이후 활동 계획은?
28일(토)에 CHS의 “HOME”이라고 할 수 있는 ‘모래내 극락’에서 오랜만에 공연을 한다. 너무 협소한 공간이라 티켓은 금방 매진되긴 했지만, 어쨌든 앞으로 한 달 정도는 HOME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재밌는 프로젝트들이 나올 예정이다. 며칠 전엔 함안에 있는 양귀비 꽃밭에서 영상도 찍었고. 아마 그 영상이 공개되면 공식적으로 “HOME”에 관련된 활동이 끝나는 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7월 초에는 현재 작업중인 신곡이 한 곡 더 나올 예정이고,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나 몇 가지 이미 확정된 공연들을 포함하여 전국을 돌며 투어를 하려고 한다. 당분간은 바쁘게 지낼 것 같다.
Unlimited Time Only Interview
Unlimited Time Only는 Cady Buche와 Travis Barron이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그들은 부부이며, 서로에게 영감이 되는 파트너이다. ‘Love, Curiosity, and play’는 이들의 작업을 설명하는 대명사이며, 디지털 작업뿐만 아니라 직접 손으로 그려내는 아날로그적 요소를 함께 혼합하여 유니크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처음 CHS에게 작업 제안이 왔을 때 어땠는지, “HOME”이라는 곡의 첫 감상은 어땠는지.
Cady: 우리에게 뮤직비디오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CHS의 작업들은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그들이 음악뿐만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와 머천다이즈 기획 등 세심한 부분들에도 신경 쓰는 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HOME”은 CHS와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음악을 듣자마자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느껴졌다. CHS와 함께 많은 시도들을 할 수 있다 느꼈고, 그들이 더욱더 궁금해졌다.
‘Unlimited Time Only’ 의 평소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Travis: 뮤직비디오의 경우 눈을 감고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음악을 들을 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처음 몇 번을 듣는 동안 상상하는 모든 것을 메모하고, 가장 우리를 설레게 하는 장면을 떠올리고 그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 한다. 보통 오래된 아트북에서 시각적 레퍼런스를 찾고 스케치하며, 스토리보드를 만든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작업 전까지 컴퓨터를 멀리하고 최대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 독특한 점일 수 있을 것 같다.
CHS에게 대략적인 스토리라인만 전달 받은 후, ‘Unlimited Time Only’의 방식대로 멋지게 표현해냈다고 들었다. 시각적으로 어떤 식으로 재해석했는지?
Travis: CHS가 공유해 준 러프한 “HOME”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흥미로웠다. 구체적이면서도 우리만의 해석을 더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열려있었다.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의 바쁜 삶을 살아가는 6명의 사람들이 일을 마친 후 다양한 색깔의 꽃이 만발한 교외의 유토피아적 공간 “HOME”으로 돌아갑니다.”이 핵심 스토리라인은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이고 나 또한 ‘Cady’를 만나기 전에 고민했었던 부분이다. 우리의 이전 세대는 너무 열심히 일했고, 이제는 젊은 세대가 그러한 삶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원래의 스토리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곡을 돋보이게 할 몇 가지 비주얼 적 작업을 더하려 노력했을 뿐이다.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었던 60년대 서울의 모습은 꽤 낯선 풍경이었을 것이다. 참고를 위해 CHS는 서울의 5~60년대 모습이 담긴 사진집을 공유해 주었다고 들었다. 사진들의 감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Cady: 그 사진집(Seoul, Modern Times / 한영수)은 CHS가 표현하려는 것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서울에 가본 적이 없고, 배경이 되었던 5~60년대에 살아본 적이 없다. 사진집은 뮤직비디오 전반부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시절의 삶은 고단해 보였다.
특히 서울의 오래된 간판들에 흥미를 느낀 것처럼 보인다. 뮤직비디오에 시각적으로 활용되기도 하였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Cady: 서울의 오래된 간판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는 이 간판들을 기존 장면들의 비주얼과는 또 다른 레이어와 질감을 추가하여 표현했다. 우리는 작품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이러한 요소들을 콜라주 하여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Travis: 첫 번째는 뮤직비디오의 컬러 팔레트이다. 도시와 시골의 명확한 대비를 보여주기 위해 비디오를 흑백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컬러로 전환했다. 특히 흑백 도시 배경을 낯설면서도 재미있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문제였다. 이는 길을 걷거나 버스를 타는 도시의 일상적인 순간에 초현실적 요소들을 더하여 우리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려 했다. 두 번째는 엔딩 부분이다. “HOME”의 마지막 45초는 굉장히 압도적이다. 처음 들었을 때, 우리 둘 다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모든 폭죽이 한 번에 터지는 불꽃놀이의 마지막 순간 같았다. 우리는 이 장면을 꽃으로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CHS와의 작업 소감은?
Cady: “HOME”을 위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낸 후 그들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그들이 음악을 만들고 이를 시각화하는 방식은 우리가 작업하는 방식과 유사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음악을 듣는 이들을 어떠한 곳으로 데려가고, 또 여행을 하게 만든다. 청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견고하게 지키는 동시에 음악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듣게 만든다. 그들은 이러한 기술의 ‘대가(masters)’이다! 그래서 CHS 음악을 들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시각화 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는 생각도 든다. 그들은 우리의 작업을 매우 쉽게 만들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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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사진 제공│베리하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