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노브레인이 2014년 펑크 록의 본산 미국에서 작업한 EP [Big Mistake]를 8년 만에 공개한다. 아티스트 측은 “이 작품을 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지금 들어도 해외 밴드에 밀리지 않는 사운드를 자랑한다”고 소회를 밝혀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몫에 받기도 했다.
이번 EP는 음악계 거물이 대거 참여했다. 제작자에는 유명 파워팝 밴드 칩 트릭의 프로듀서이자 현 빅 머신 레코드(Big Machine Records) 부사장인 줄리안 레이몬드(Julian Raymond)가 참여했다. 믹싱 엔지니어로는 그린데이(Green Day)의 앨범 [American Idiot] 믹싱을 총괄하고, 총 5개의 그래미 상에 이름을 올린 크리스 로드 알지(Chris Lord-Alge)가 맡았다.
또한 노브레인은 날카로우면서도 명확한 음을 담기 위해 유명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밴드는 벡(Beck)과 닐 영(Neil Young)이 작업을 의뢰했던 최첨단 녹음실 블랙버드 스튜디오(Blackbird Studio)와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앨범 [Pet Sounds]를 작업했던 유서 깊은 이스트웨스트 스튜디오(EastWest Studios)에서 총 다섯 곡을 녹음했다.
이번 EP는 ‘조선펑크’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지는 정공법의 펑크 록이 농축되어 있다. 멤버 4인은 맹렬한 보컬과 기타, 그리고 안정적이면서 때때로 거센 베이스와 드럼 연주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귀에 안착하는 멜로디와 리프로 대중성과의 균형을 잡았다.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EP [Big Mistake]를 감상하며 그들의 EP가 늦게 공개된 사연에 관한 인터뷰를 하단에 수록한다.
이번 EP 제목은 [Big Mistake]다. 먼저 그 이유에 관하여 설명한다면?
2010년 초반, 미국에서의 수차례에 걸친 공연을 하면서 미국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부사장의 눈에 띄어 한때 미국에서의 활동에 대한 계약서가 왔다 갔다 할 때가 있었다. 그때 미국 활동을 위한 앨범을 만들었는데, 계약조건과 많은 문제로 인하여 모든 일이 없던 일이 되어 버렸는데…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엄청 정신없지 않나? 그래서 [Big Mistake]다! 이 앨범을 진행하며 수많은 실수로 가득 차 있거든.
앨범 [Big Mistake]이 8년 전 작업물이라고 들었다. 8년 만에 공개하는 이유가 있나?
사실 미국 계약에서의 쓰라린 ‘빅 미스테이크’로 인해 이 앨범에 미운털이 박혀서 골방에 처박아둔 거 같다. 박힌 미운털이 빠지면서 이제 슬슬 낼 때가 된 거 같았고, 막혀있었던 저작권 문제도 풀기도 했다. 베이스 치는 우용이가 앨범 발매까지 큰 노력을 했다. 앨범 자켓은 최근 타투이스트로도 데뷔한 보보가 맡았다.
당시 EP의 제작기를 되짚어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듣기로는 블랙버드 스튜디오와 이스트웨스트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
미국 LA에 위치한 이스트웨스트 스튜디오와 내슈빌의 블랙버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했는데, 이스트웨스트는 세련된 느낌의 분위기와 그 분위기에 걸맞게 도시적인 사운드를 자랑했다. 그리고 그때 우연히도 레코딩 엔지니어가 우리와 친한 제프 슈뢰더(Jeff Schroeder)의 밴드인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의 엔지니어여서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지.
블랙버드 스튜디오는 동네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답게 뭔가 설렁설렁했다. 대신 호방한 형님들의 사운드가 특징이었는데, 한 번쯤은 MV에서 봤던 뮤지션들이 녹음하던 곳이었기에 “노브레인이 여기서 왜 나와?”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노래를 했다. 영어로 작사한 것과 노래를 부른 것에 어려움은 없었나?
너무 힘들었다. 모든 작업이 한정된 시간에 다 끝내야 했기도 했고 미국에 가서 곡작업을 끝내고 연습으로 몸에 익히고 바로 녹음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보통 힘든 과정이 아니었지. 나의 발음교정을 위해 미국에 빅 포니(Big Phony)의 바비가 함께 왔는데, 바비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변비에 걸리고 얼굴 색깔이 누렇게 뜨기까지 했다.
밴드가 올해로 26주년을 맞이한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밴드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었다면?
이거 되게 멋없고 올드한 거 같은데 열정이 원동력 같다! 로큰롤에 대한 열정!
마지막으로 앨범 [Big Mistake] 이후 행보에 관해 이야기를 부탁한다.
6월 26일 정말 오래간만의 단독공연을 눈앞에 두고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 얼마나 멋진 칼날이 완성되었을지는 직접 와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