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박지우의 새로운 싱글 “내 곁에”가 지난 12월 8일 공개되었다. 그동안은 한국어로 가사를 쓰는 것이 쑥스러워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왔다는 박지우. 이번만큼은 한국어 가사를 통해 국내의 리스너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듯했다.
전작 “Orange”와 “US”에서 슬픔 앞에 주춤거리던 그는 2022년의 완성이자, 이번 싱글 시리즈의 마침표로서 자신의 곁을 내어준다.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갇혀 있던 철창을 벗어나 비로소 우리와 살을 맞닿게 되는 박지우. 그는 자신이 뚜벅뚜벅 걸어 나온 그 용기로 타인과 함께 빛을 나눈다.
2021년에 데뷔하여 아직은 쌓아온 것보다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박지우에게 2022년을 마무리하며, 그의 한 해를 가득 채운 시리즈의 마지막인 “내 곁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VISLA에는 처음 인사하는 것 같다. 포크를 기반으로 얼터너티브 요소를 접목해 음악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 박지우라고 한다.
“Orange”, “US”에 이어 “내 곁에”는 올해 세 번째 싱글이다. 특히 “내 곁에”는 2022년을 마무리하며 동시에 박지우의 싱글 시리즈에 찍는 마침표이기도 한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나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면 소개해줄 수 있나?
기타 메인 라인과 가사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내 곁에”의 경우, 기타 라인을 가장 먼저 정했다. 이 기타 라인을 짜고 나서 ‘와, 이건 너무 좋은데?’라고 느꼈고, 3시간 만에 바로 작곡과 큰 틀의 편곡을 완료했다. 가사의 경우, 나는 이제껏 발매한 곡들은 모두 영어로 가사를 써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내 리스너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에 한국어로 가사를 썼다. 곡의 분위기는 최대한 따뜻한 느낌으로 작업하고 싶어서 부드러운 코드 진행을 짜고자 했다. 얘기하고 보니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할 수 있겠다.
“Orange”는 잔잔한 발라드 풍의 음악이었다면 “US”는 좀 더 리듬감과 비트, 베이스에 충실한 트랙이었다. “내 곁에”의 음악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했나?
올해 발매한 3개의 싱글 – “Orange”와 “US” 그리고 12월 8일에 공개된 “내 곁에” – 모두 청각적인 방향성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내 곁에”의 경우 가사 전달에 조금 더 충실히 하고자 했다.
“US” 발매 당시 인스타그램에 ‘전작까지만 해도 저는 스스로를 위한 곡을 쓰던 사람이었는데요, 이번 US에서 처음으로 타인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라는 문구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번 싱글은 또 어떤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는지 궁금하다.
“US”에 이어 이번에도 타인을 위한 마음으로 작업한 곡이다. 나 자신이 건강하고, 바르게 서 있고자 함과 동시에 나의 건강한 에너지를 주변에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최근 들어 다시 힘든 감정이 나를 찾아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곡을 당당하게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어둠 속에서 헤쳐나온 경험이 있고, 또다시 어둠이 나를 덮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음원의 발매와 함께 3D 아바타가 등장하는 M/V를 공개했다. 하나의 영상을 오직 3D 아트로만 작업하는 것은 꽤나 과감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 M/V를 간단히 설명해준다면?
레이블 합류 이후 내 음악을 비주얼적인 요소로 풀어낼 수 있는 방향성을 회사와 함께 고민해왔다. 내 음악이 단순히 청각적인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으로 소비되기보다는, 현실과 비현실이 섞인 지금을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당시 나의 상황을 반영하고자 했다. 내 음악에 담긴 그 때의 정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 3D 아트라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내가 가진 음악적 세계관이 시각적으로 구현되길 바랐고, 그 최종 결과물이 “내 곁에”의 뮤직비디오로 세상에 나왔다.
작가 추수와 이전 두 트랙의 앨범 커버와 무빙 이미지 제작부터 협업했다고 들었다. 이번 발매작의 앨범 커버는 물론, 앞서 언급한 MV도 그와 함께 진행한 작업이라고 알고 있고. 작가 추수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올해 어떠한 방식으로 내 음악을 풀어낼지 고민하면서 무심코 던졌던 3D 아트의 아이디어를 소속 레이블인 빔즈(Beamz)에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VR 아티스트이자 시각 예술가인 추수가 주축인 프린세스 컴퓨터(Princess Computer) 스튜디오를 직접 연결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가 추수와 프린세스 컴퓨터의 작업이 좋았다. 이후에는 작가 추수, 빔즈 팀원과 함께 매주 한 번씩 화상 회의를 하며 하나하나 좋은 작업물을 만들어냈다.
추수의 시각 작업물은 이번 발매곡 “내 곁에”와 어떻게 맞닿아 있나? 개인적으로는 “내 곁에”의 MV에 등장하는, 가만히 슬퍼하던 아바타의 눈물이 철창을 벗어난 해파리를 빛으로 인도하는 인상이었는데. 직접적으로 의도한 은유나 상징이 있는지 궁금하다.
프린세스 컴퓨터의 아트워크는 2022년에 발매한 3개의 싱글을 하나의 시각적 세계관으로 만들어냈다. 각각의 싱글 커버, 스포티파이 재생 화면의 무빙 이미지에 나타난 오브제가 “내 곁에”의 MV에 모두 등장한다. “Orange”의 노란 신호등처럼 멈춰있던 슬픔과 “US”에서 열려있지만 떠나지 못했던 파란 철창을 벗어난 나의 아바타는 “내 곁에”에 이르러 주변을 밝히는 용기 ─ 빛으로 표현되는 요소 ─ 로 변환된다. 추수 작가는 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우리의 마음이라는 사막에서 타인을 만나는 숲으로 천천히 걷는 박지우의 여정’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박지우에게 이번 앨범은 어떤 의미인가? 또한, 내년의 행보를 살짝 귀띔한다면?
박지우란 뮤지션의 2022년의 마지막을 빛내줄 곡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로 첫 가사 작업을 풀어낸 만큼, 음악에 담긴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하고자 했던 욕구가 강한 앨범이다. 내년에는 EP 앨범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들려주지 못한 새로운 음악적 색깔을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 “내 곁에”는 박지우의 또 다른 사운드를 전달하기 위한 마지막 페이지가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