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과 북을 결합한 무크는 잡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새로운 소식 위주의 정보가 아닌 소재의 A부터 Z까지 꽤 전문적으로 다루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다. 한국에서는 90년대에 유행하였다가 이후 쇠퇴하였으나 ‘매거진 B’ 등의 성공으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Honda Monkey File’이라는 무크로 일본의 취미생활 전문 출판사 ’Studio Tac Creative’에서 1994년 발행한 혼다 몽키에 관한 책이다.
S.T.C 출판사는 1986년 설립되었으며 모터사이클에 관한 무크 ‘File’ 시리즈가 유명하다. 이들은 1989년 ‘Yamaha SR’로 시작해 수많은 바이크 도서 및 자동차, 자전거, 스포츠, 공예, 음식 등 문화 전반에 관한 서적을 발간하고 있다. 또한 몽키 시리즈가 퍽 인기가 있었는지 다수의 몽키와 미니바이크에 관한 책 역시 발행하였다.
혼다 몽키는 미니바이크의 대명사로, 슈퍼 커브의 엔진을 이용해 도쿄 교외에 위치한 놀이공원 ‘타마 테크’에서 첫 선을 보였다.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타라고 만들었지만 이 기구는 인기가 많아 이용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으며, 곧 양산되어 유럽과 북미에 수출까지 했다고. 처음에는 CZ100, Z50A 같은 코드네임으로 불렸지만 작은 차체로 인해 사람이 탔을 때 원숭이 같아 보여 몽키라는 별명이 생겼고 나중에는 이 바이크의 이름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몽키의 역사와 자료들부터 시작해 커스텀 몽키 바이크, 튜닝 파츠, 몽키로 다닌 여행기 등이 실려있어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특히 책 초반부에 있는 오래된 몽키의 사진과 카탈로그들은 당시 시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사료로서도 기능한다. 필자의 첫 바이크 역시 몽키였는데, 바이크를 여간 싫어했던 필자의 아버지께서 처음 몽키를 보고 머쓱하게 웃으며 귀엽지만 작으니 조심히 타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전기자전거나 전동스쿠터가 없었고, 50cc 바이크는 번호판도 없었으니 지금 전동스쿠터 정도의 포지션이었다. 이렇게 놀이공원에서 태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함박웃음을 가져다주었던 몽키의 책을 감상하며 동심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면 어떨까.
ISBN 978-4336035752
이미지 | 장지원, Bike-uri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