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도 한 번 소개한 바 있는 마시마 리치로(Mashima Riichiro) 감독의 불후의 애니메이션 “스키 점핑 페어스(Ski Jumping Paris)”. 로컬 독립 진(Zine) 페어, PPP(People Print Papers)에 참가하게 된 김에 그간 그를 애정해 온 마음을 진에 녹여냈다. 마시마 리치로가 구축해 놓은 가상의 스포츠 ‘스키 점핑 페어스’라는 세계관을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 고민을 거듭하다 그냥 엉망진창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담기로 했다. 그것이 곧 스키 점핑 페어스의 매력이니까.
진 제작이 처음이거니와, 애니메이션의 병맛 같은 매력 포인트를 고려해 제작은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결정했다. 일본 옥션에서 구매한 그의 DVD 풀세트와 동봉된 가이드북을 바탕으로 영화 “스키 점핑 페어 : 2006 토리노로 가는 길”, 플레이 스테이션 2 버전의 게임 “Ski Jumping Pairs Reloaded”, 잡지 애니메이툰 2007년 1월 호에 실린 마시마 리치로의 인터뷰 그리고 온라인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그의 유물을 한데 모아 완성했다.
이번 진을 제작하며 알게 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스키 점핑 페어스”가 파친코 게임으로도 제작됐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여러 버전이 존재하며 각 버전의 우열을 가리는 팬들 역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구글에 ‘CRスキージャンプペア初級編(CR Ski Jumping Pairs Beginners)’를 검색하며 무수히 많은 관련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마시마 리치로는 “스키 점핑 페어스” 이외에도 기존 올림픽 게임을 황당하게 변형시킨 “도쿄 온리픽(Tokyo Onlypic) 등을 통해 스포츠와 연관된 엉뚱한 세계관을 확장해 왔다. “스키 점핑 페어스”만 하더라도 3개 분량의 DVD 안에 다양한 버전의 애니메이션과 뉴스를 가장한 콩트 그리고 본인의 한국 방문기까지 담아냈다.
재기 넘치는 상상력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진 ‘Ski Jumping Pairs’는 마시마 리치로에게 헌정하는 진이다. 그가 펼쳐 놓은 방대한 세계를 고작 20페이지에 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그를 처음 접하는 이라면 새로운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충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