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랑하는 애시드 포크의 보물’이라 평가받는 일본의 2인조 밴드 EDDIE MARCON(ゑでぃまぁこん, 이하 에디 마콘)이 처음 한국을 방문하여 내한 공연을 개최한다.
2001년 결성, 아름다운 멜로디와 특유의 시적 가사, 섬세하며 화려한 사운드로 많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에디 마콘. 사이키델릭과 멜랑콜리한 요소를 기반으로 일본 애시드 포크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지금은 일본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의 라이브를 본 누군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에디 마콘의 라이브는 따뜻한 느낌이 가득하면서, 한편으로 오래된 이야기의 무서움이 함께 공존하는 라이브였다 (중략) 몇 시간 정도를 연주한 느낌이 들어 시간을 확인했더니 실제로는 40분에 불과했다. 이상한 꿈을 경험한 것처럼, 한마디로 드문 경험이었다.”
에디 마콘의 첫 번째 한국 공연 일정은 첫날 2월 24일 토요일 게스트 이민휘와 함께 채널 1969에서, 두 번째 날 2월 25일 일요일 게스트 없이 에디 마콘의 무대로 아메노히 커피점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헬리콥터 레코즈에서 소개한 테니스코츠, 고피쉬, 이데 켄스케가 취향이었다면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며 당부와 함께 헬리콥터 레코즈의 유일한 직원 박다함은 에디 마콘과 인터뷰를 나눠 본지에 또다시 투고했다. 에디 마콘의 역사와 그들의 활동지인 효고현 히메지의 음악 신(scene), 투어를 앞둔 그들의 심경까지 자세한 대화를 하단에서 만나볼 수 있다.
Interview
처음 만나는 한국 관객들을 위해 에디 마콘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에디 마콘은 기타와 보컬 EDDIE CORMAN(ゑでゐ鼓雨磨)과 베이스 JULES MARCON(柔流まぁこん)이 2001년부터 시작한 밴드입니다. 둘 다 일본의 효고현 히메지라는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에디 마콘을 시작한 이야기를 소개해 주세요.
약 30년 전, 히메지에 있던 MUSHROOM이라는 공연장에서 만났습니다. EDDIE는 MUSHROOM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B급 영화 비디오나 만화 등을 수집하다가 친해졌습니다. 음악 취향도 맞아, 집에서 합주와 녹음을 하면서 함께 밴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디 마콘의 소개 글을 보면 “일본 사이키 포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이키포크가 그렇게 익숙한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에디 마콘이 영향을 받은 일본 사이키 포크 또는 영향받은 음악을 알려주세요.
좋아하는 음악이라… 지금 떠오르는 건 JACKS, Maher-Shalal-Hash-Baz, Naoki Zushi(頭士奈生樹), Osamu Okuno(オクノ修), 외국에서는 Donovan, Moondog, Tim Buckley, Nico, Dionne Warwick 등입니다. 사이키 포크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밖에도 영향은 여러 가지로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앨범 커버와 가사에서 고양이에 대한 부분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에디 마콘에게 있어서 고양이는 무엇일까요?
소중한 가족, 친한 친구, 사랑스러운 아이돌. 현재는 차메코라는 19살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포코쨩이라는 고양이를 키웠는데 몇 년 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포코쨩의 사진은 ‘소녀’라는 EP 자켓에 있습니다.
에디 마콘의 릴리즈들은 CD-R이 많은 편인데, CD-R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공연하러 다니면서 여비를 충당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CD-R은 라이브 전에 새로운 곡을 녹음하고 복사하고 만들어서 바로 공연 날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 좋네요. 부담스럽지 않은 손맛이 있다는 점도 좋아합니다. 재고가 남으면 가게에서 판매하기도 하지만, 완성한 직후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걸 아무래도 좋아합니다.
에디 마콘 덕분에 히메지라는 도시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한 번도 방문한 적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히메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에디 마콘이 생각이 나는 정도입니다. 아까 언급해 준 MUSHROOM도 그렇지만 어디선가 본 인터뷰를 통해서 “히메지하면 사이키 음악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본 기억이 있네요. 히메지는 어떤 도시인가요? 예를 들어 히메지라고 생각하는 음악가나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도 좋습니다.
히메지에는 2011년까지 MUSHROOM이라는 공연장이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많은 음악가를 만났습니다. 예를 들어 하다카노 라리즈(裸のラリーズ) 멤버였던 히로시씨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EDDIE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MUSHROOM의 사장은 ROCKET SON이라는 음악가였는데, 그와 동료들의 영향으로 당시 히메지의 젊은이들은 사이키델릭 음악을 주로 듣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히메지하면 떠오르는 음악가는 우선 HIROSHI NA(NIPLETS, PORTCUSS), ROCKET SON. 두 분은 현재 돌아가셨지만, 나머지는 The Playmates, 怖coa、the bunnies、LSD MARCH가 있습니다. 현재는 Love Love, 호리유지클럽(ほりゆうじ倶楽部), 츠룬즈(つるんづ)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식당이라면 야키니쿠 식당 타츠(竜), 야키토리 식당 정주(停主)가 있습니다. 히메지에는 일본에서 제일 훌륭한 세계 문화유산의 히메지성이 있고, 세계의 유명한 유산들을 축소시켜 놓은 태양공원이라는 재미있는 명소도 있습니다. 2007년에 태양공원에서 있었던 NEW PICNIC이라는 음악 페스티벌도 기억나네요.
‘어흥!(ぎゃふん!)’이라는 음악 페스티벌을 에디 마콘의 기획으로 히메지에서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시작된 페스티벌인지 알려주세요. 지금까지 HIROSHI NA, 사카모토 신타로, 오시리 펜펜즈 등이 출연했는데 이후에 섭외하고 싶은 음악가나 페스티벌이 어떤 형식으로 계속될지 생각한 부분에 대해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어린 시절부터 자주 갔던 히메지 문화 센터의 이전·재건축이 정식으로 결정되어 그 자리의 큰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카모토 신타로 씨의 힘을 빌리면서 시작했습니다. 사카모토 씨와는 2019년에 EDDIE가 듀엣으로 7인치를 발표한 인연도 있고, 히메지에도 라이브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카모토 씨도 HIROSHI NA 씨의 팬이어서, 첫 ‘어흥!’은 에디 마콘, HIROSHI NA, 사카모토 신타로 밴드의 구성으로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정이 연기되거나 좌석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어려움이 있었지만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2022년에 Hochzeitskapelle, 테니스코츠, 아오바 이치코, 타나카 등이 시로토피아 기념공원에서 공연을 진행했는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서, 작년 진행한 두 번째 ‘어흥!’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HIROSHI NA 씨가 돌아가시면서 추도의 뜻으로 사카모토 신타로 밴드를 섭외했습니다. 모두와 인연이 있는 오시리 펜펜즈까지 해서 에디 마콘, 오시리 펜펜즈, 사카모토 신타로의 구성으로 진행했습니다. 야외 스테이지여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역시 진행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일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공연 게스트로 이민휘를 선택했는데, 언제 처음 이민휘의 음악을 알았는지 게스트로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2017년 히메지의 작은 북 카페에서 있던 다큐멘터리 파티 51의 상영을 보러 갔습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진행된 토크 쇼에서 무키무키만만수와 이민휘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해서 라이브를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유럽 투어, 대만 투어도 했지만, 처음 방문하는 한국 투어에 대해 기대하는 점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EDDIE CORMAN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거의 매일 보고 있습니다. JULES MARCON은 70년대 한국 록을 사랑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은 삼겹살, 짜장면, 심야의 라면, 치킨, 과자 등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습니다. 시간 있으면 레코드 가게와 잡화점도 가보고 싶습니다. 여러모로 기대됩니다. 라이브도 열심히 할 테니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EDDIE MARCON Live in Seoul 예매 하이퍼링크
Editor│황선웅
Interviewer│박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