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ap: Patta x Marshall ‘Emberton II’ 런칭 이벤트 / 미니 인터뷰

지난 2월 23일 웍스아웃 압구정 스토어는 해가 지기도 전 떠들썩한 소리로 가득 찼다. 영국의 오디오 브랜드 마샬(Marshall)과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파타(Patta)의 협업 스피커 런칭 파티로 많은 이들이 모인 이번 행사에서는 파타의 공동 파운더 에드손 사바조(Edson Sabajo)와 팀 구성원, 그리고 마샬의 여러 관계자가 자리를 빛냈다.

마샬과 파타가 야심차게 선보인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엠버튼 2(Emberton II) 모델을 중심으로 하는 팝업 존이 웍스아웃 압구정 스토어 2층에 꾸며졌으며, 캐리비안 뮤직의 콘셉트로 꾸며진 대형 마샬 스피커, 파타의 의류 컬렉션 또한 만나볼 수 있었다. 더불어, 매장 한편에서는 파타 DJ 패션 디즈(Passion Deez)가 이벤트의 배경음악을 맡아 그 흥을 더했다.

행사장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쯤 1층에 준비된 라이브 무대에 밴드 까데호(Cadejo)가 등장했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로 이루어진 세 악기가 각자 합을 맞추기 시작했고, 그 열기를 더했다. DJ 플레이부터 라이브 세션까지, 음악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묶인 두 브랜드에 걸맞은 다채로운 사운드로 채워진 런칭 이벤트는 오후 9시, 1부를 지나 그 뜨거운 에너지를 이태원으로 옮겼다..

이태원 클럽 볼레로(Bolero)에서 진행된 애프터 파티는 사람들을 더욱 본격적인 음악의 장으로 이끌었다. 서울의 로컬 DJ, 그리고 파타 팀 DJ가 각자의 개성 넘치는 플레이로 플로어를 달궜고, 베뉴는 이들을 음악을 즐기기 위한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DJ의 음악과 사람들의 취기가 섞인 파타와 마샬의 애프터 파티는 다음 날 새벽까지 고조된 분위기를 이어갔다. 협업 제품 런칭과 라이브, 파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던 파타 x 마샬의 흥겨웠던 순간을 사진으로 확인해보자.

이와 함께 아래 이번 협업의 핵심 인물인 파타의 에드손 사바조, 그리고 마샬의 닉 스트리트(Nick Street)과의 짤막한 인터뷰를 준비했으니 본 협업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확인해보자.

Marshall 공식 웹사이트
Patta 공식 웹사이트


각자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Edson Sabajo(이하 E):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패션 브랜드이자 스토어 파타의 공동 설립자이자 오너 에드손 사바조라고 한다.

Nick Street(이하 N): 마샬의 마케팅 책임자 닉 스트리트다. 마샬에서 2년 동안 일했고, 그전에는 VF에서 오랜 시간 일했다.

파타와 마샬의 공식적인 첫 협업이다. 두 브랜드 간의 파트너십이 어떻게 처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한데.

N: 마샬과 파타는 음악과 문화, 패션의 교차점에 있는 브랜드다. 우리가 서로의 브랜드를 통해 협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일을 벌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 거다. 마샬의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파트너로 파타를 찾았다. 올해에는 파타, 그리고 에드손 팀과 함께 협업 제품을 선보여 우리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동시에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전 세계 로컬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E: 언젠가 닉이 마샬과 함께 뭔가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더라.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 나 역시 한번 해보자고 대답했지. 파타는 협업할 때마다 그 브랜드의 뒤에 있는 이들이 파타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고 있는지,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확인한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함께하자고 얘기했지.

파타 이외에도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있는데, 그 첫 타자로 파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N: 내가 마샬에 처음 합류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브랜드가 파타였다. 파타와 함께 로컬 음악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고, 그걸 이어 오늘 이렇게 협업 스피커를 출시하게 됐지. 파타라는 브랜드는 커뮤니티, 그리고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고의 협업이란 양쪽이 각자가 지닌 일부를 테이블로 가져와 멋진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샬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새로운 인재와 다음 세대를 지원하려 한다. 파타 또한 그렇지 않나.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없을 것 같았고, 마샬이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분야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파타는 언제나 로컬 음악 커뮤니티를 지지해왔다. 에드손 또한 DJ로 활동했으니 이번 마샬과의 협업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을 것 같은데.

E: 마샬과 스피커를 제작했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앞으로 파타와 마샬이 무엇을 더 같이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싶다. 이것 외에도 우리가 진행했던 협업에 대해 언제나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파타와 마샬이 함께했을 때 더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다.

이번 스피커는 캐리비안 음악 문화에 영감받아 디자인되었다. 그 디자인적 특징과 모티브에 관해 설명해줄 수 있나.

E: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은 아프리카 수리남에서 나고 자랐다. 나 역시 그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캐리비안에도 스피커와 같은 사운드 시스템 문화가 있고, 로컬 음악 커뮤니티도 존재한다. 그런 여러 문화적 요소를 이 스피커에 담고 싶었다. 스피커 측면의 OBS 합판 디자인 역시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을 표현하고자 한 디테일이다.

N: 원래 옛날의 스피커는 대부분 나무로 제작되었다. 그래서 나무가 우리에게 특별한 소재라는 걸 한 번 더 강조하려 했다.

협업 이전에도 파타와 마샬은 사운드 시스템 문화와 음악 커뮤니티를 조명하고,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러한 활동에 어떤 특별한 사명을 갖고 임하고 있나.

E: 사실 사운드 시스템 문화는 그리 특별한 게 아니다. 단순히 부모님이 집에 있는 턴테이블에 펑크나 소울 장르의 바이닐을 올리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사운드 시스템 문화가 시작될 수 있지. 우리 삼촌이 DJ였는데, 덕분에 난 어린 시절부터 삼촌 벽장에 있는 수많은 레코드를 보고 자랐다. 그 속에 뭐가 있는지 항상 알아내려 했다. 내가 12살쯤 처음 힙합이라는 음악을 접했는데, 그건 네덜란드가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힙합을 도입한 나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무려 40년이나 지났지. 정말 미쳤다. 지금 나는 홀로 암스테르담의 힙합 2세대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힙합, 그리고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며칠이고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거다.

N: 마샬은 이번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음악, 그리고 여러 뮤지션을 지원해왔다. 다양한 스피커를 쌓아 완성하는 사운드 시스템이 이번 협업의 테마로, 이번에 선보인 모델 또한 스피커를 서로 연결하고 쌓을 수 있다. 이게 우리가 엠버튼 2를 협업 모델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블루투스 스피커는 어디든 가져갈 수 있고, 사운드 시스템 문화의 파티를 재현할 수도 있다.

2022년에는 둘이 함께 가나와 암스테르담의 독립 라디오인 오로코(Oroko)와 에코박스(Echobox)를 지원하기도 했다.

E: 원래 암스테르담에는 레드 라이트 라디오(Red Light Radio)라는 온라인 라디오 플랫폼이 있었고, 파타는 그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그러던 중 2020년 레드 라이트 라디오가 종료되었는데, 그때 새롭게 등장한 라디오 플랫폼이 에코박스다. 새로웠고, 나 또한 그들의 행보가 멋지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그들을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실행한 것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독립 라디오를 지원한다. 나도 라디오를 통해 종종 음악을 틀곤 했으니까. 잠시 후 애프터 파티에서도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다. 오래된 음악도 좋지만, 꼭 들어야 할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로컬 라디오를 지원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항상 그렇게 해왔다.

N: 과거의 해적 라디오에는 정말 많은 음악이 있었다. 다양한 커뮤니티가 존재했고, 서로 다른 음악을 공유했지. 예전에는 그러한 방송이 불법이고, 그 방법 또한 쉽지 않았다. 모든 게 디지털화한 요즘 그만큼 독립 라디오 운영이 수월해졌지만, 그 안에 속한 창작자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한테 이러한 서포트는 합리적인 움직임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이전 뉴욕과 베를린에서 런칭 이벤트를 진행하고, 이번에는 서울에 방문했다. 서울에서 어떤 에너지를 느꼈나?

E: 딸이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어 꽤 자주 이곳에 방문했다. 제2의 고향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8번 정도는 왔지. 압구정도 멋진 동네지만, 홍대에서 빈티지 소스를 찾는 것도 좋고, 명동의 지하상가에서 레코드를 디깅하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 애프터 파티에서 플레이하는 360사운즈(360Sounds)의 소울스케이프, 그리고 함께 러닝을 즐기는 PRRC 친구들 등 파타를 맞이해주는 서울의 커뮤니티 역시 마음에 든다.

N: 2012년부터 종종 서울을 방문했는데, 항상 좋은 에너지가 있다고 느낀다. 좋은 파티와 좋은 음악, 언제나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협업의 바탕이 된 마샬 엠버튼 2 모델에 관해서도 짧게 소개해줄 수 있나?

N: 엠버튼 2는 가방에 넣을 수 있는 물건 중 가장 강한 힘을 지닌 물건이다. 마샬의 상징적인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모델로 이것만 있다면, 해변이든 호텔 방이든 언제 어디서나 그 장소를 파티 베뉴로 만들 수 있지. 누구라도 여행할 때 음악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 모델을 선택한 거고. 가격도 합리적이지 않나. 방금 말했지만, 무엇보다 휴대성이 이번 협업의 주요한 열쇠였다.

마지막으로 오늘 있을 애프터 파티에서 어떤 음악을 들려줄 예정인가?

E: 글쎄, 나도 모르겠다. 오늘의 끝을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음악을 플레이하려고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Editor | 오욱석
Photographer이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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