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플랫폼과 디지털 다운로드가 지배하는 무형의 시대에도 직접 만질 수 있는 것, 세상에 분명히 실재하는 것 그리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융합하는 아늑한 공간이 있다. 음악의 영역에서 아날로그, 모호한 것, 신비한 것에 대한 존경을 지닌 레이블, 더스트 투 디지털(Dust-to-Digital)이 바로 그곳이다. 거침없는 진보의 행진에 과거가 종종 가려지는 세계에서 더스트 투 디지털은 잊힌 보물들의 큐레이터 역할을 하며, 유물이 되어버린 소리를 꼼꼼하게 발굴하고 경건함에 가까운 마음으로 현대의 청취자들에게 제공한다.
1999년, 랜스 레드베터(Lance Ledbetter)와 에이프릴 레드베터(April Ledbetter)가 애틀란타에서 설립한 더스트 투 디지털은 현재는 부부가 된 둘이 함께 운영하는 레코드 레이블이다. 더스트 투 디지털은 방대한 내용물과 깊은 조사를 통해 책, CD, DVD, 바이닐을 제작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에 잊힐지도 모르는 문화적 유물의 보존과 기념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연구하고 종합해 모험적인 청취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줌과 동시에 입문자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한다.
그들이 전 세계의 음악을 큐레이팅하고 발표하는 것은, 당시 음악을 연주했던 동시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왜 그 음악이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들의 작업은 단순한 앨범 발매를 넘어, 지나간 시대나 지구의 먼 구석을 살짝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선별된 타임캡슐이라고 볼 수도 있다.
더스트 투 디지털의 가장 유명한 초기작 중 하나는 1902년에서 1960년 사이에 녹음된 가스펠 음악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담은 널찍한 6CD 박스 세트인 [Goodbye Babylon]이다. 앨범은 단순 노래 모음에 그치지 않는다. 복잡한 예술 작품으로 장식된 수공예 나무 상자에 보관된 세트는 꼼꼼하게 리마스터된 녹음과 함께 가스펠 음악의 역사를 기록한 2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포함한다. 이는 진실성과 장인정신에 대한 레이블의 헌신을 보여주는 진실한 노동의 결과물이다.
물론 더스트 투 디지털의 카탈로그는 가스펠 음악의 범위를 훨씬 넘어 확장된다. 앨런 로맥스(Alan Lomax)의 잊혀지지 않는 포크 음악부터 미시시피 존 허트(John Hurt)의 최면적인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레이블의 릴리스는 장르, 대륙 그리고 수 세기에 걸쳐 있다. 각 릴리스에는 발견의 쾌감이 가득 들어 있어 청취자들이 과거의 음향에 몰입하도록 초대한다.
하지만 아마도 더스트 투 디지털의 카탈로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그것이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혁신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방식일 것이다. 레이블의 발매물들이 과거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들은 장르와 시대의 제약을 뛰어넘어 이상하게 현대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종종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달려드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더스트 투 디지털은 우리에게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우리를 연결하는 음악의 영원한 힘을 상기시켜 주는 접지감을 제공한다.
그들의 작업이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는 2017년부터 그들이 희귀한 역사적인 텔레비전 영상부터 일상적인 물건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까지 모든 종류의 음악 공연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스코틀랜드에서 여성들이 직물을 짜며 부르는 노동요, 정열적인 플라멩고 연습 현장 그리고 너무 귀여운 아이들까지. 무엇보다 음악을 즐기는 순수함!
이처럼 더스트 투 디지털은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려는 열정에 이끌려 등장했다. 진실성과 그에 대한 헌신으로 잊힌 녹음, 사진, 원고 및 기타 이페메라[1]를 찾아내고, 그들을 무명에서 구함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한다.
더스트 투 디지털의 사명의 핵심은 모든 유물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믿음이다. 이는 곧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울려 퍼지는 이야기이며, 세대와 문화를 가로질러 개인들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미시시피 삼각주의 희귀한 블루스 음반이든, 지나간 시대의 일상을 기록한 빈티지 사진 모음이든, 더스트 투 디지털의 카탈로그에 있는 각 항목은 과거로 향하는 창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새롭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역사를 탐험하고 참여하도록 한다.
최신 트렌드와 최종 결과에 점점 더 집착하는 음악 산업에서 더스트 투 디지털은 열정과 진정성의 영원한 힘에 대한 증거로 굳게 서 있다. 각 발매와 함께 레이블은 과거를 보존하는 동시에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길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스트 투 디지털은 때로는 가장 의미 있는 여행이 우리를 시작한 곳으로 이끄는 여행임을 상기시킨다.
이미지 출처 | Dust-to-Digital, Whalebon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