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의 전설 테오 패리쉬(Theo Parrish)가 7월 17일 수요일, 서울 상수에 위치한 클럽 모데시(Modeci)에서 올 나잇 롱 파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테오 패리쉬는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DJ 중 한 명으로 독보적인 프로듀서이자 디트로이트 하우스의 초석이다. 하우스뿐 아니라 소울, 디스코, 아프로,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셀렉션은 모두를 열광케 한다.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테오 페리쉬는 1972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어린 시절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니나 시몬(Nina Simon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등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론 하디(Ron Hardy), 래리 허드(Larry Heard), 릴 루이스(Lil Louis) 등 시카고 디제이들과 라디오를 통해 그의 초기 경력을 만들어 나갔다. 일례로 유년 시절 릴 루이스의 파티가 열리는 호텔 플로어에 울리는 사운드의 색다른 경험을 통해 자신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고 회고한다.
1994년 캔자스 예술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이수한 그는 미시간으로 이주해 디트로이트 언더그라운드에 깊게 빠져 활동하기 시작했고, 이후 수십 개의 소울 가득한 딥 하우스 EP와 싱글을 발표하며 디트로이트의 전설로 자리 잡게 된다. 1995년 무디맨(Moddymann)과 함께한 “Lake Short Drive”를 시작으로, 무뚝뚝한 기차가 달리는 듯한 싱글 “Took Me All The Way Back”, Music is…레이블의 저주파 패드와 베이스로 가득 찬 것만 같은 “Lost Angel” 등 발매되는 트랙마다 열광에 찬 반응이 뒤따랐다. 비슷한 시기 그는 또 다른 디트로이트의 전설 무디맨, 릭 윌하이트(Rick Wilhite), 마셀루스 피트먼(Marcellus Pittman)과 함께 ‘3 Chairs’의 구성원으로도 함께하는 등 다방면으로 끊임없는 활동을 이어갔다.
1998년 피스프로그(Peacefrog) 레이블을 통한 그의 데뷔 앨범 [First Floor]는 날카로우면서도 무겁지만, 따뜻한 디트로이트 하우스 장르의 표본을 보여준다. 몽환적인 오케스트라 소울을 연상시키는 현악기와 피아노, 새어나오는 보컬의 그루브와 날카로운 드럼 사운드를 이용한 “Metaphor”부터 차가운 색소폰 소리를 묵직한 베이스와 함께 섞어 계속해서 밀고 당기는 “Love Is War For Miles”까지 다양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90년대 후반 디트로이트에는 반항을 통한 여러 스타일의 음악이 혼합되어 언더그라운드 신을 형성하고 있었다. 80년대 중후반부터 지속적 관심을 받아온 테크노 사운드와 더불어, 장르를 명확히 분리할 순 없지만 그늘에 존재하며 공존한 하우스 스타일이 그러하다. 디트로이트 사운드는 다른 애시드보다 더 따뜻하고, 매끈한 하우스보다 더 날카롭고, 블록버스터 음악보다 더 그루브하며, 때로는 음정이 엇나가 그 자체로 환각 짙은 사운드를 형성하고 비트가 독특하게 엇갈린다. 그들은 여러 지역의 광범위한 음악들을 그들 고유한 스타일로 풀어냈다.
각자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가며 지금까지 고유하게 발전해 온 디트로이트 음악 중심에 테오 패리쉬의 개성 넘치는 레이블 ‘사운드 시그니처(Sound Signature)’가 존재한다. 1997년 ‘우리에게 잘못된 소리란 없고, 각자의 언어가 조각조각 존재하며, 각기 배열되어, 이것들과 함께 주어진 순간에 집중한다’ 라는 그의 철학을 중심으로 설립된 사운드 시그니처에는 다양한 장르를 넘어서는 언어와 실험적이고 뚜렷한 디트로이트 아티스트들의 드넓은 장면과 인상이 담겨있다. 그중 테오 패리쉬의 “Solitary Flight”은 오래된 영화 속 아련한 멜로디가 드럼과 어우러져 부서지는 사운드를 만들어 낭만의 감정과 함께 고양되는데, 여전히 그의 최고 작품 중 하나이며, 초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 팬층을 형성한 곡일 것이다.
그는 혁신적인 디트로이트 프로듀서일 뿐만 아니라 로컬 베테랑 DJ이기도 한데, 그의 셋엔 디스코, 재즈, 뉴웨이브부터 하우스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트랙이 단순한 장르의 분류를 거부하며 어우러진다. 독특한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뻔하지 않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데, 때로는 피크를 넘겨 찢어지듯 거친 소리가 방을 가득 채우다 갑자기 가라앉고 불규칙한 반복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그루브를 자아낸다. 그의 세트를 들어보면 그만의 에너지가 담긴 5시간 넘어가는 기다란 플레이 속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수십 년간 팬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테오 패리쉬는 “음악에 관한 사랑은 모든 프로듀서 및 DJ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음악은 우리의 DNA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두 번째 앨범 [Parallel Dimensions] 뒷면에 적힌 메모에는 ‘우리는 냉정하게 소비되도록 프로그램되어서, 누군가가 자유롭게 춤을 추기 시작할 때마다 방해받는다. 춤에서 발견되는 약은 진짜이며 원래는 아프리카산이다’라고 적혀있다. 그의 거칠고 날 것 같은 음악 스타일과 그야말로 자신의 오롯한 라이브러리로 댄스 플로어에 헌사를 바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음악을 향한 애정은 절로 존경심을 갖게 하기도.
테오 패리쉬의 7시간의 롱 셋을 직접 마주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혁신과 같은 그의 플레이는 플로어에 밤새도록 색다른 움직임을 만들 것이니 기회가 된다면 내일을 내려놓고 만나러 가보길 권한다.
Sound Signature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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