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몽골리아드와 돌아온 새로운 장르의 개척자, Alice Longyu Gao

하이퍼팝(Hyperpop)을 “과잉을 감각을 재현하는 음악”으로 분류하고자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 단순히 음(note)의 양이나 음악의 질적인 분류를 넘어 “과잉의 상태에 놓였을 때 마주 할법한 이미지와 감지할 듯한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재현한다”라는 분류는 타 장르에 비해 역사가 길지 않은 하이퍼팝을 설명하기에 꽤나 설득력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처럼 부풀어 터져 버릴 듯한 감각은 DJ, 프로듀서, 보컬리스트, 연주자로 활동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앨리스 롱위 가오(Alice Longyu Gao)만 보더라도 납득이 간다.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의 아티스트 앨리스 롱위 가오는 100 겍스(100 gecs)의 딜런 브래디(Dylan Brady)를 비롯한 친구들과 음악을 만들던 중 어느 순간 그들의 음악을 두고 사람들이 ‘하이퍼팝’이라는 장르로 부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이 새로운 물결 속 몇 안 되는 아시아계 아티스트로서 앨리스는 지난해 정규 앨범 [Let’s Hope Heteros Fail, Learn, and Retire]를 발매, 지난해 비평가들의 극찬을 이끌어 냈으며 오는 10월 23일에 발매될 미니 앨범 [Assembling Symbols Into My Own Poetry]를 통해 데뷔 3부작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그리고 그 맛보기 트랙으로 지난달 21일, 앨리스가 바밍타이거의 이수호, 오메가 사피엔(Omega Sapien)이 결성한 신생 크루, 메가 몽골리아드(MEGA MONGOLIAD)와 함께한 트랙 “<3 Korean Girls”를 깜짝 공개했다. 트랙은 앨리스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결혼할 뻔한 꿈을 꾼 것이 기폭제가 되어 탄생했다. 중독적인 후렴구와 오메가 사피엔의 래핑이 귀를 사로잡는 가운데, 한국의 전형적인 세차장에서 ‘K-Girl’들과 촬영한 뮤직비디오도 흥미롭다.

다양한 음악적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신(Scene)의 용감한 개척자이자 록 스타답게 음악 활동 외에도 틱톡(TikTok), 섭스택(substack)등 디지털 매체를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내보이고 있지만, 최후의 날에는 인터넷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밝힌 그. 트랙 발매를 기념해 서울을 찾은 앨리스와 만나 ALG 월드(Alice Longyu Gao World)를 탐구해 보기로 했다. 알쏭달쏭한 그의 음악처럼 이리저리 튀는 답변이 매력적인 18문 18답. 메가 몽골리아드의 두 사람과 앨리스가 함께한 VISLA FM 방송도 하단에 첨부해 두었으니 놓치지 말 것.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벨벳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마치 검은 드레스 위의 다이아몬드처럼 보인다. 우리가 함께 바라보는 달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전위적인 당신의 음악은 종종 하이퍼팝으로 분류되곤 한다. 자신의 음악을 직접 소개해 본다면?

철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수업 대부분을 신학부에서 들었다. 그곳은 항상 오래된 책과 향 냄새가 가득했다. 결국 같은 책의 여러 버전 속에서 길을 잃고 나서야 철학 전공을 포기하게 됐다. 

21일 발매된 “<3 Korean Girls”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결혼할 뻔한 꿈을 꾸면서 만들어졌다고 들었다. 꿈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 준다면?

꿈속의 모든 사람들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진통제를 찾고 있었다. 그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고통의 원인은 그들 자신이더라. 

메가 몽골리아드와 서울 데이트 명소를 돌아다녔다고 했는데, 어떤 장소가 기억에 남는지.

요정가루로 뒤덮인 친구를 보았다. 

당신이 사랑하는 ‘Korean Girls’의 특징은?

내 눈에 비친 별들이 예쁘다고 말해준다.

프로페셔널한 가수가 되기로 한 계기가 뭔가.

어느 정도 타고났다 생각하고, 음악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한다. 

당신의 노래는 종종 종잡을 수 없는 멜로디로 흘러간다. “Make U 3 Me”처럼. 당신 노래 변주 같은 급작스러운 삶의 변곡점이 있다면?

내 생각을 바꿔놓은 관계들이 있었다. 그 관계들 때문에 세계 각지의 다른 호텔방에서 그리고 비행기에서 울면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그들을 떠올리면 다른 것들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블랙홀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방가르드한 음악과 스타일, 이 모든 것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강과 철로 옆에서 자랐다. 그러다 산으로 이사를 갔는데 창문 너머로 산불이 보이곤 했다. 지금은 작은 공간에서 진실된 나와 대화하며, 땀 흘리며 데모를 듣고 있다. 

현재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어떤 세상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누가 우리 모두를 기억할까? 음악과 장미들은 결국 어디로 가게 될까? 

‘심리시(Simlish)[1]’로 진행한 인터뷰를 정말 재밌게 봤다. 당신은 게임 혹은 디지털 세상에 꽤 빠져 있는 사람인가?

그렇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하고만 게임할 정도의 인내심을 가졌을 뿐이다.

독특한 스타일의 화장과 헤어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화장과 헤어 둘 중 더 좋아하는 요소는?

ADHD가 있어서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어야 정신을 차릴 수 있다.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일을 하면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10월 발매 예정인 앨범 [Assembling Symbols Into My Own Poetry]에 관한 힌트를 준다면?

이번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를 가장 한국의 멋진 여성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100 겍스, 올리 사익스, 앨리스 글래스 등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해 왔는데, 앞으로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나는 오직 진실성 그리고 아름다운 영혼에 반하곤 한다. 

현재 당신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

LA에 있는 내 친구 L과 C, 동네커피숍에서 파는 ‘토토로’라는 음료 그리고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 

당신은 사랑을 할 때 직진하는 편인가? 혹은 수줍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편인가?

감정적으로 롤러코스터 타는 걸 마다하지 않는 편이다. 언제든지 조각난 내 마음을 다시 이어 붙일 수 있으니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평화롭게 잠들고 요정의 기분을 느끼는 것.

마지막으로 지금 떠오르는 문장 한 가지.

“I like girls, I like Korean girls, I like girls girls girls girls girls”

“<3 Korean Girls”의 후렴구로, 100 겍스의 딜런 브래디, 메가 몽골리아드의 이수호가 프로듀싱한 곡이다.


Editor | 장재혁
Photographer | 한예림
Stylist | Rakta, 허린, 송민용
Hair, Make up | 손민영

[1] 심리시(Simlish): 게임 "심즈(Sims)"의 캐릭터 '심'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게임 내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실제 인간의 언어가 지루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새롭게 창조된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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