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ap: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새로운 면모, ‘No More Homies’ @Offture

전 세계 미술 애호가의 이목이 집중된 프리즈 서울이 열리던 주말의 한가운데, 신사동 한편에 자리 잡은 공간 오프쳐(Offture)에서 흥미로운 이벤트가 열렸다. ‘No More Homies’라는 냉소적인 타이틀을 내건 전시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네 명의 스케이터를 불러 모았는데, 이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한국 스케이트보드 신(Scene)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려는 시도처럼 보이기도 했다.

스케이트 레이블 하티스(Hotice)의 그래픽을 책임지고 있는 김준영은 위트 넘치는 일러스트와 더불어 그간 일기처럼 기록해 온 그림 노트를 가져왔고, 그 옆에는 스케이트보드뿐만 아니라 파티, 음악 등을 활발히 기록 중인 포토그래퍼 심우빈 본인의 심상을 표현한 듯한 이미지를 시적으로 배치헸다. 스케이트보드를 이루는 여러 요소를 사람을 중심으로 구성해 본연의 가치를 떠오르게 한 그곳에는 차분한 낭만이 어려있었다.

맞은편에는 큼직한 작품 네 점이 걸려있는데, 두 점의 그림은 자신만의 보울을 만들어 많은 이의 머릿속에 진하게 각인한 김준하의 판화 작업이다. 사진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반짝이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이하빈은 감각적인 콜라주 아트워크로 매력을 드러냈다.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차와 사람, 그곳을 담고 있는 건물과 도로의 익숙한 풍경을 자신의 세계로 재구성하는 방식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전시 첫날에는 오프닝을 기념해 또 다른 네 명의 스케이터가 흥겨운 음악을 준비했다. 한국 가요부터 힙합, 하우스, 메탈까지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로 분위기를 달구었고, 마지막 찬영의 디제잉은 서태지와 아이들, 그린데이 등을 뒤섞은 믹스로 현장을 폭발적인 모싱 스팟으로 변화시켰다. 걷잡을 수 없이 강력해진 볼륨은 성공한 파티의 공식답게 경찰이 등장, 그렇게 행사는 평화롭게 마무리되었다.

‘한국 스케이트보딩이 호미 문화를 지나 새 국면을 맞이한 것인가?’, 자문하게 한 전시이기도 했는데, 이는 그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주변 친구들의 영향 안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온 그들의 개인성은 더 커다란 영향력으로 스케이트보딩과 사회에 던지는 도발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겠다.

전시는 9월 15일까지 이어지니 스케이터가 전달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싶다면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도록 하자.

Offtur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전시 정보
일시 |
  2024년 9월 7일(토) ~ 9월 15일(일) / 12pm-7pm
장소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39 1층, Offture


사진 출처 | @____dogfather, @jayasscom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