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새롭게 문을 연 편집 스토어, ‘POHS-TIHS’

2022년 신사동에서 시작을 알린 독립 편집 스토어 포스티스(POHS-TIHS)가 1년 간의 휴식기를 마친 뒤 충무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다. 여기저기 산개한 한국의 로컬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한데 모아 소개했던 포스티스는 이번에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한국 하위문화의 언더그라운드 마켓을 자처한다.

포스티스의 디렉터 옥근남에게 다시 문을 연 이유는 무엇인지, 그간 어떤 준비를 거쳐 충무로까지 오게 되었는지 등 숍 오픈 이전부터 궁금했던 이야기를 서둘러 풀어 보았다. 더 넓어진 규모만큼 더욱 내실 있는 스토어로 발돋움한 그 두 번째 발걸음을 함께 따라가 보자. 


숍과 본인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포스티스는 국내외 독립적인 언더그라운드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해 문을 연 편집숍이다. 나 역시 언더그라운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그래픽 작업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1년 간의 휴업 기간을 가졌는데, 휴업의 이유는 무엇이었나?

홀로 숍을 운영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 때문에 본업인 그래픽 외주 작업을 닥치는 대로 받아 열심히 일했다. 그런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역설적으로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여력이 없더라. 여기에 개인적인 상황도 겹쳐 부득이하게 1년 정도 쉬며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어떤 일을 했는지, 다시 숍을 열게 된 계기 또한 궁금하다.

휴업 동안 어떻게 해야 다시 포스티스를 운영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그러던 중 마음 맞는 친구와 좋은 공간을 찾게 되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전 숍에서는 국내 로컬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는데, 이번 역시 그 콘셉트를 계속 이어갈 예정인가.

예전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우뚝이 한자리에서 묵묵하게 오래 숍을 이어 나가는 게 내 목표였다. 국내외 인디펜던트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조명하고자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전 숍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전에는 홀로 숍을 운영했다면, 이번에는 운영을 도와줄 든든한 아군이 생겼다는 것. 그 시너지를 통해 포스티스 오리지널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보려고 한다. 그 외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 협력자는 누구인가.

최대한이라는 친구로 나와 같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독립 브랜드 ‘풉트(POOPED)’를 전개하고 있다. 15년 전 휴먼트리에서 베리드 얼라이브(Buried Alive)를 운영할 때도 이 친구에게 그래픽 관련한 도움을 받았다. 그만큼 워낙 실력이 출중한 동생이었는데, 이제는 파트너로 함께하게 되었다.

신사동에서 충무로, 언뜻 성격이 꽤나 다른 지역으로 숍을 이전했는데, 이곳에 문을 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충무로는 대학생 시절부터 과제를 하러 자주 방문했다. 그래픽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동네라 이곳으로 숍을 이전하는 결정에 망설임은 없었다.

이번 숍의 인테리어 역시 이전 숍의 콘셉트를 계승한 것처럼 보인다.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전 숍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노력했는데, 알아줘서 고맙다. 지리적으로는 조금 멀어졌지만, 숍 내부만큼은 포스티스만의 느낌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거든. 예전에는 워낙 작은 평수에 창고가 따로 없어 화장실에 재고를 보관했다. 당시 많은 불편함을 느껴 이번에는 공간 구조를 구상할 때부터 어떻게 해야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한창 이러한 독립 편집 스토어가 문을 열다 이제는 조금 주춤하는 모양새다. 처음 숍을 오픈했을 때와 지금,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그때 생긴 숍이 지금까지 너무 잘하고 있다. 그들의 선례가 분명 앞으로 또 독립 스토어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독립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더더욱 많이 생겨나고 활발히 활동하길 바란다.

새롭게 추가된 아이템이나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이번 숍에서는 레코드플레이어 등 이전보다 더 다양한 소품을 소개하려 한다. 새로운 브랜드로는 앞서 이야기한 풉트, 많이 기대하고 있다.

오픈을 기념한 베르디(Verdy)의 디자인 티셔츠를 발매했다.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포스티스 오픈을 준비하며 베르디와 뭔가 함께해볼 만한 게 있을지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레 진행됐다. 이번 숍 이전 기념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했고, 베르디가 흔쾌히 승낙했다. 단 며칠 만에 이 멋진 그래픽을 보여주더라.

이외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한 협업 티셔츠를 선보였는데, 이 또한 소개해 줄 수 있나?

포스티스의 시작부터 함께한 브랜드 서울컬트(Seoul Cult)와 퍽댓너드샵(FUCKTHATNERDSHOP) 친구들도 이번 오픈을 기념한 그래픽을 만들어줬다. 한국의 그래피티 라이터 딤즈(DIMZ)와의 협업 티셔츠도 발매했다. 

이전 독립 진을 제작하는 포스티스 페이퍼라는 출판사에 대한 욕심을 비추기도 했는데, 이 역시 계속 기대해 봐도 될까.

물론이다. 작년 진행한 독립 로컬 진 페어 PPP(People Print Papers)에서 아티스트 네 명의 진을 출판해 준 바 있다. 이번에 계획 중인 PPP에서도 또 새로운 아티스트의 진을 선보일 예정이다.

추후 포스티스의 이름으로 어떤 일을 벌이고 싶은지.

딱히 거창한 목표는 없다. 그저 묵묵히 오랫동안 숍을 운영하며, 멋진 친구들과 이런저런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싶다.

POHS-TIH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오욱석
Photographer | 전솔지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