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비싼 장난감’. 자동차를 비유할 때 종종 쓰이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탈 것, 이동이라는 본질적 기능에 더해 즐거움을 얻는 취미의 영역으로 자리한 자동차. 드라이빙부터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리거나, 외관을 더욱 멋지게 꾸미기 위한 튜닝 등 자동차 한 대로 누릴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그런 점에서 조아형은 그 누구보다 자동차라는 사물을 재미있게 즐기는 사람이다. 어릴 적 마음속에 담아뒀던 드림카를 산 뒤 자신의 입맛대로 뜯어고쳐 가며, 카라이프의 진수를 맛보고 있는 중. 자동차 애호가보다는 자동차 괴짜라는 칭호가 더 어울리는데, 그의 은색 포르쉐(Porsche)에 가득 붙여진 갖가지 데칼 그리고 잔뜩 올라간 차고와 오프로드 타이어를 본다면, 자동차가 아닌 도로 위에 세워진 거대한 미니카처럼 느껴지기도.
그는 어쩌다 포르쉐를 세 대나 소유하게 됐을까. 왜 이런 튜닝을 하는 걸까. 누군가는 이 대화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용기와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다. 그와 함께 달려볼 준비가 됐다면, 지체 말고 조수석에 올라탈 것.
당신은 누구인가?
이름은 조아형. 영상과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하는 83년생 남자다. 경기도 파주에서 아내와 함께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헤비메탈코리아(Heavymetalkorea)’라는 닉네임으로도 활동하지 않나, 자동차에도 이를 크게 붙여놨던데.
어린 시절 누구나 본인의 닉네임을 만들게 되지 않나. 영어학원에 등록하거나, 이메일, 게임 계정을 만들게 될 때 등등…. 나도 ‘xstupid’, ‘suckmy’, ‘joithedogfather’ 같은 여러 유치한 닉네임을 거쳐 왔다. 그러던 중 몇 년 전 ‘헤비메탈코리아’라는 이름 아래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를 쳤던 사촌 형들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헤비메탈은 내 자아에 큰 영향을 끼쳤거든. 비록, 노래는 못해도 그 정신만은 스스로 지켜가자는 마음에 이런 거창한 별명을 짓게 됐다.
현재 보유 중인 자동차 모델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한다.
모두 적당히 오래된 포르쉐 모델이다. 노란색 차는 911의 6세대 후기형 모델인 스피드옐로우 997.2 타르가 4S. 덕테일 스포일러 외에는 완전한 순정 상태를 유지 중이다. 993부터 997까지의 타르가 모델은 천장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훨씬 개방감이 좋다. 운동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그 시원한 매력에 꼭 타르가 모델로 소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두 대의 카이엔 모델을 더 소유하고 있다. 카이엔 1세대 전기형 모델 955 카이엔 V6 아틱 실버와 후기형 모델인 957 카이엔 터보 바살트 블랙. 955 카이엔 중에서도 V6 모델은 특히 유지가 손쉬운 걸로 유명하다. 오버랜딩[1] 세팅으로 만들어보고 있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형편대로 진행 중이다.
957 터보는 비교적 최근 구매한 모델로 운 좋게 멋진 매물을 구했다. 지금에 와 쉽게 볼 수 없는 호화로운 옵션과 함께 실내는 겜발라[2] 핸들부터 모든 트림이 겜발라 카본 파츠로 꾸며져 있고 머플러는 뚜비[3]로 튜닝되어 있었다. 매물을 가져와서 예방 정비와 복원, ECU 매핑 정도만 진행했다. 터보 모델이 폭발적인 가속력에 비해 배기음이 좀 아쉬운데, 이 차는 탈 때마다 어이없는 헛웃음이 난다(좋아서).
당신의 첫 차는 무엇이었나?
십 년 전쯤인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가 갑작스럽게 흰색 4세대 골프 2.0을 샀다. 차에 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꼴에 또 평범한 건 싫어 다운스프링과 BBS 휠에 혹해 덜컥 구매했지. 온갖 고생만 하다가 결국 다시 팔았다. 덕분에 차에 관해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현재 무려 세 대의 포르쉐를 소유하고 있는데, 왜 하필 포르쉐인지 궁금하다. 물론 많은 이들이 앞다투어 포르쉐의 강점을 말하지만, 본인이 직접 느낀 포르쉐의 강렬한 매력이라면 무엇일까?
2002년 대학교 신입생 시절, 정문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인 은색 996 터보 모델을 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는데, 장난감이 아닌 실물 911을 본 그때, 뒷타이어 폭의 황당함에 놀랐고,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멀어지는데 속된 말로 뻑이 갔다. 당시만 해도 구경하기조차 힘든 꿈의 자동차 브랜드였지만, 지금에 와 적당히 오래된 모델은 누구나 살 수 있는 가격이다(유지는 또 다른 얘기지만). 나도 오랫동안 동경만 했을 뿐, 감히 소유할 생각은 못 하고 있다가 정보를 꾸준히 찾아보면서 나도 포르쉐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포르쉐가 왜 좋은 브랜드인지는 이미 많은 이가 다양한 매체로 수도 없이 이야기했기에 똑같은 말을 반복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포르쉐의 매력은 디자인적으로 너무 훌륭한데, 기계적으로는 더욱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 고집스러운 헤리티지도 대단하다. 포르쉐보다 아름답고 빠른 차는 많다. 하지만, 이를 일상으로 가져온 브랜드는 포르쉐가 유일하다. 여러 자동차 브랜드 중 포르쉐를 고르는 건 나에게 보기가 하나인 객관식 문제처럼 느껴진다. 유지보수의 측면에서도 그렇다. 포르쉐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일단 한번 타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능하면 911이나 카이맨, 박스터 모델, 특히 오래된 모델 특유의 감성을 경험해 보면 좋겠다.
최신형 자동차가 지닌 인위적이고 편안하되 어색한 느낌보다 더 솔직하고 직관적이다. 내 의도와 동일한 유격 없는 움직임과 꾸밈없는 기계적 소음까지, 핸들을 잡으면 자연스레 감각이 열리고 운전의 즐거움에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차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감상하는 일도 참 좋다.
포르쉐는 본격적인 스포츠카의 영역이지 않나. 모터스포츠, 혹은 펀 드라이빙? 개인적으로 어떤 주행을 선호하나.
실제 운용하는 자동차를 모터스포츠의 레벨로 즐기는 건 일반인의 영역은 아니다. 초를 다투며, 속도를 내는 건 게임으로 체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가한 주변 도로를 드라이브하거나 가끔씩 와인딩만 해도 충분히 즐겁다.
서킷에서 달려본 적이 있나? 있다면, 그 경험에 관해 좀 이야기해 달라.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몇 번 주행해 보고 레슨도 받아보았다. 일단, 정말 재밌다! 일반 도로에서는 평생 느껴보지 못할 맛이랄까. ‘이렇게 자유롭게 운전해도 되나?’라는 느낌이 첫 번째, 서킷에 조금 적응해서 속력을 내보려고 하는 순간부터는 큰 두려움과 좌절감을 마주하게 되더라. 지금껏 내가 했던 건 운전이 아니었다는, 그저 도로에서 라인만 따라가는 기차놀이에 불과했다는 깨달음. 스포츠 드라이빙이라는 개념에 관해 큰 부분이 열리게 된 계기였다. 자주 가고 싶은데 거리가 먼 게 단점이다. 아무튼, 서킷을 달려보면, 내 차의 한계를 알게 되고, 더 조심히 운전하게 된다. 위기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도 생기고. 새로운 경험을 맛보길 바란다. 조수석에만 타지 말고, 꼭 본인이 직접 운전도 해보길.
포르쉐 내 무수한 모델 라인업이 있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있다면.
959 모델이다. 911을 기반으로 한 슈퍼카인데, 온/오프로드 모두 레이싱에 참가할 수 있게 만들어진, 당시 혁신적인 기술을 집약한 자동차다.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옆모습과 리어 스포일러를 본다면, 누구라도 당장에 반할 거다.
자동차를 사기 전 준비한 게 있었나? 모델에 관한 공부라든가.
국내 동호회 카페와 블로그를 통한 1차 조사, 이후 해외 포럼과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2차 조사를 마쳤다. 차량과 관련한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고질병이나 정비 포인트, 부품 수급까지, 찾아볼 수 있는 자료란 자료는 다 뒤져봤다. 차 살 때마다 반년은 그러고 있던 것 같은데…. 고급 브랜드의 오래된 차를 아무 준비 없이 가져왔다가는 인생 우울해진다.
사전 준비 후 어떤 과정을 거쳐 구매했나.
정비사도 직접 다뤄본 차량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데, 내가 아무리 많이 찾아봤어도 차를 직접 몰아본 경험이 없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테스트드라브(TestDrive)’라는 수입차 관련 커뮤니티가 있는데, 오래간만에 들어가 보니 중고차를 검수하고, 복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겼더라. 아주 잘 이용했다. 그래도 오너의 입장으로 아쉽고 부족해 보이는 부분은 계속 있기 마련이라 조금씩 유지, 보완 중이다.
외관 이외에도 몇 가지의 튜닝을 거쳤다고 들었는데.
몇 년 전부터 카이엔과 투아렉[4]을 이용한 오버랜딩 문화가 계속 활성화되고 있다. 덕분에, 리프트 킷을 비롯한 여러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나는 2.5인치 리프트와 관련 하체 부품, 휠 인치 다운 후 올터레인(All-Terrain) 타이어로 교체했다. 그게 오버랜딩의 가장 기본적인 세팅이다. 아, 최근에는 핸들과 변속 레버를 교체했는데, 탈 때마다 랠리에 출전한 기분이 들어 너무 좋다.
앞으로는 서스펜션과 하체 모두 오프로드 전용 제품으로 교체한 뒤 풀 언더바디 보호 키트와 배기 튜닝, 버킷 시트와 롤케이지까지 바꾸고 싶다. 마지막으로 카이엔 모델 중 랠리 출전용으로 개발된 ‘트랜스시베리아’라는 차량이 있는데, 그 모델만을 위해 헬라(Hella)[5]에서 제작한 가로바 일체형 서치라이트가 있다. 그걸 꼭 구해서 장착하는 게 목표다(서치라이트 등 등화류 튜닝은 공공도로에서 불법인 점 알아두길 바란다).
카이엔 1세대의 오프로드 튜닝 문화가 흥미로운데, 이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카이엔 1세대의 오프로드 튜닝은 몇 년 전부터 해외 일부 자동차 마니아로부터 시작돼 지금은 하나의 카테고리를 이룰 정도로 성장했다. 우선 1세대 카이엔은 2007년 트랜스 시베리아 랠리 우승을 비롯, 상위권을 휩쓴 검증된 오프로더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요즘 카이엔 1세대가 오버랜딩/오프로드 주행의 인기 모델이 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로는 오프로드 주행에 필수인 차동 잠금장치[6]나 로우 기어 등의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오프로드 차량인 지프 랭글러(Jeep Wrangler)나 랜드로버 디펜더(Land Rover Defender), 벤츠 지바겐(Benz G-Class)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둘째는 말도 안 되게 떨어진 중고차 가격이다(높은 배기량과 비싼 수리비 등의 문제로). 한 시대를 풍미한 럭셔리 SUV를 저렴한 가격에 구해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튜닝하고 즐길 수 있는 때가 왔다. 더불어, 오프로더 중 이렇게 높은 출력을 지닌 차량도 없으니 일석이조.
마지막으로 당시 포르쉐가 부정적인 여론을 각오하고 처음으로 도전한 SUV이기에 그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SUV치고는 그 주행성이 꽤 단단하며, 일체감 있는 핸들링 등 이외에도 훌륭한 점이 많다. 또한, 악명 높은 몇 가지 고질병만 예방 정비한다면, 그 외 잔고장이 없다. 일본 메이커의 오프로더처럼 애프터마켓의 오프로드 튠 키트가 많지는 않지만, 근래 여러 튜닝 메이커가 조금씩 카이엔 전용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나 중동처럼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겠으나 공공도로 주행 또한 가능한 선에서 어느 정도 달려볼 수 있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포르쉐 세 대, 아무리 생각해도 유지비가 적지 않게 들 것 같다.
포르쉐 세 대가 문제가 아니라, 모두 오래된 차량이라는 게 문제다. 하하. 튜닝이 아니라 그냥 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돈이 계속 들어간다. 돈도 돈인데, 시간 내는 게 가장 힘들다. 정비소에 탁송만 보내놓는 거라면 편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왜 고장이 났는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가능하다면, 직접 방문해서 설명을 들으려 한다. 많이 알고 있어야 불안하지 않거든. 오래된 차는 오히려 몇 개월째 경고등이 안 뜨면 그게 더 찜찜하다. 하하. 세 대 모두 평생 가지고 있을 계획이라 최대한 제대로 정비하려고 해서 부담이 더 크다. 그래도 재밌으니까 계속 이러고 있는 거겠지. 다른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차에 투자한다. 이런 나를 이해해 주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울 뿐….
현재 적지 않은 시간 거주하던 서울을 떠나 파주에 살고 있다. 도심 바깥에서의 일상이 당신의 카 라이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결혼과 함께 직장에 통근도 하지 않는 우리가 왜 좁고 비싼 서울 땅에 붙어 있어야 하나 싶어서 파주로 이사했다. 여러 후보지가 있었지만, 파주를 택한 이유는 서울에서 집까지 오는 도로가 편해서다. 강변북로를 타고 자유로에서 나오자마자 집이 있기에 다른 경기권 신도시보다 운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다. 파주 위쪽으로 즐거운 드라이브가 항상 가능하기도 하고.
도시에 살았다면, 이런 카 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을까? 어딜 가나 주차를 걱정해야 하고, 도로에 나가기만 하면 밀리는데, 아무리 차가 좋다 한들 달리고 싶겠나. 이제는 일이나 사람을 만나러 서울에 나갈 때마다 열받고 짜증이 난다. 좁은 도로와 주차, 운전 매너 등 나를 화나게 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출발과 정지를 반복하는 상황은 자동차의 성능 유지에도 좋지 않다.
여러 자동차 이벤트에도 종종 참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예전부터 이런 자동차 문화에 관심이 있었나?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정말 좋아했다. 장난감을 샀다 하면 다 자동차였고, 중학생 때는 내 자동차 회사 이름도 정해놨다(SNT: Speed and Thril). 진로 또한 자동차 디자이너를 생각한 적 있는데, 미술학원 선생님이 시각디자인과를 추천해서 그곳으로 진학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게 또 혼자 일하는 게 아니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 같은데,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차를 좋아만 했지, 이래저래 형편에 맞게 살아오며 시간이 지났고, 비로소 카 라이프를 즐긴 시점은 약 5년 전쯤부터일까. 사실, 나는 애호가 축에도 끼지 못한다. 차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 항상 배우고 도움받는다. 지금 이렇게 자동차를 즐기며 살 수 있게 도와주는 클라이언트와 와이프, 정비부장님 등등 많은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닉네임처럼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만의 드라이빙 플레이리스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플레이리스트는 없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찾아 듣는 편이다. 요새는 컨트리 음악이나 블루스, 클래식을 듣는 게 참 좋더라. 뭔가 음악에 드라이빙 페이스가 맞춰져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졸리면 바로 판테라(Pantera) 트는 거다. 하하. 가끔은 어릴 때 사놓은 CD를 가져가서 차 안에서 듣기도 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추억여행을 떠나면 뭉클할 때가 있다. 하하.
자동차와 관련해 즐겨보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지.
글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주로 알고리즘을 통해 뜨거나 궁금한 키워드로 검색해 이것저것 다 보는 편이다. 팔로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더라고. 그나마 팔로우, 구독해 챙겨보는 유튜브 채널은 국내에는 고갯마루, 더베스트랩, 칼쳐맨, 스테이션비, 자동차미생, WRD 등 자동차 리뷰나 드라이빙, 정보 채널이 있다. S9 정비연구소, 원모터스, 제이특공대 같은 정비 채널도 종종 보고. 재미로 보는 건 금아(사투리 듣는 맛), 존권(별명: 미국형) 나오는 영상(웃기다 ㅎㅎ), 모드 개러지, 이치프가 나오는 영상(역시 웃기다), 중고차파괴자(웃김), 카진성(ㅋㅋ), 100마력티비(미친놈인 듯) 등등.
해외로 가보면, carwow, matt Watson, magnus walker, donut(최근 주요 멤버가 떠나고 자신의 채널을 오픈했다), westen champlin, type7, topgear(원년 멤버 나오는 옛날 방송)까지. 보다 보면 정말 끝이 없지.
차를 타고 주로 방문하는 곳은 어디인가, 자주 찾는 드라이브 코스는?
파주에 살면 무조건 차를 타야 한다. 일상 주행 외로는 강아지와 함께 연천 부근으로 자주 놀러 갔다. 거기서 조금 더 넘어가면 양주, 더 가면 한탄강, 끝까지 가보는 날에는 고성으로 간다.
자동차와 함께한 가장 행복했던 추억이 있다면.
집에 있다가 현관문 열고 나가서 차만 보고 있어도 좋다. 차를 거실에 가져다 놓고 싶다. 그러면 정말 행복할 텐데. 하하. 많은 추억이 있지만, 한가한 때 아내와 강아지를 태우고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이 참 좋고 행복한 순간이다. 요즘에는 아내가 957 터보를 타고 다니는데, 매번 배기음과 주행감에 취해 들어오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
‘탈 것’이 주는 즐거움은 무엇일까?
자전거든 자동차든 비행기든 탈 것이 주는 즐거움에 관해 생각해 보니,
(1) 근원적으로 인간이 낼 수 있는 신체 능력 이상의 속도와 움직임을 기술을 통해 경험하는 놀라움과 즐거움.
(2) 수많은 부품이 동시에 작동하는, 기계적 정밀함이 주는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듣기 좋은 소음.
(3) 세상과 시공간적으로 분리되어 감각/정신적으로 스스로에게 몰입하게 되는 즐거움. 마치 화장실에서 똥을 누거나 샤워할 때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것처럼.
포르쉐 구매를 고민하는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이 고민해라. 살지 말지 고민하라는 게 아니라 포르쉐의 디자인과 공학, 역사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고, 깊이 탐구해 보길 바란다. 그러면 더욱더 포르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나처럼 ‘아니, 이거 꼭 사야겠는데?’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멋진 차를 가지게 된 것을 미리 축하한다.
Editor │ 오욱석
Photographer │ 장지원
Decal Guide
① 자동차 뒷유리에 크게 부착한 무시무시한 헤비메탈코리아닷컴 로고.
② 헤비메탈코리아닷컴의 홍보 문구. 양 사이드도어에도 크게 붙어있다. ‘Rennsport’는 레이싱의 독일어.
③ 카이엔 로고 옆 험난한 길 에디션 레터링, ‘Rough Roads’는 현행 992모델 다카르 버전이 사용하는 캠페인 문구다.
④ 험난한 길 로고를 옛날 랠리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 봤다. 곰 발바닥은 뭐든지 잡고 오르는 강력한 그립력을 의미한다.
⑤ 앞 범퍼를 장식하고 있는 Team No Fear 로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자.
⑥ 종말의 날을 함께 맞이할 크루 로고. 그만큼 죽음 앞에 당당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⑦ 우리는 가장 빠른 그룹의 정자로 태어났다. 고로 우리 모두 Racing R.N.A.를 가진 셈…
⑧ 사이드미러 커버 양쪽의 웃음이와 찡그리. 웃음이는 조수석 쪽에 찡그리는 운전석 쪽 사이드미러에 부착했다. 1차선 정속충을 추월할 때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어차피 앞만 보고 달려서 찡그리를 보지 못할 테지만…
⑨ 헤비메탈코리아의 태극기 버전. 음양의 조화가 중요하다.
⑩ 공식 웹사이트로 안내하는 QR코드.
⑪ 월드 랠리 투어 로고. 이 차와 함께 전 세계의 유명 랠리 코스를 누비는 꿈을 꾸고 있다. 올해 백두대간부터 시작해 내가 100살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
⑫ 루프를 뒤덮고있는 F.U 로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 싶다.
⑬ 금단의 열매 애호가. 금기시되는 모든 것은 언제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⑭ HMK4LIFE, HMK를 위해 인생을 바친다.
⑮ HMK 모터스포츠 로고. HMK를 도형으로 표현했고, 아래의 두 파란 원은 오아시스를 의미한다.
⑯ 디자인 하우스 13STEPS CO.는 헤비메탈코리아의 자회사다. 파란 나라로 향하는 13계단. 중독 치료 프로그램은 보통 12단계로 구성된다. 이 단계에 실패하거나, 결국 달나라로 가는 경우를 13번째 스텝이라고 말한다.
⑰ 헤비메탈코리아가 선보이는 새로운 세상 “United blue worlds for chosen few”. 선택된 소수만이 이 파란 세상에 정착이 가능하다. 지금 신청하세요.
⑱ 망상은 이루어진다. 2002년에 꿈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망상이 이루어질 차례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VISLA PAPER 21호에 실렸습니다. VISLA 매거진은 VISLA 스토어에서 구매하거나 로컬 판매처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