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PW Vol.4에서 만난 사람들

잊을만하면 한 번씩 돌아오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파티, 콥스갸루프로레슬링(이하 CGPW)이 그 네 번째 이벤트로 2025년의 시작을 알렸다. 콥스페인팅, 갸루, 프로레슬링이라는 기상천외한 조합도 모자라 이번에는 ‘이모 키즈’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 ‘이모(EMO)’까지 섭렵했다.

“이모와 갸루의 대격돌!”이라는 골 때리는 콘셉트를 앞세워 지난 18일 토요일 신촌 비플라이예체능에서 펼쳐진 이벤트 현장은 이모와 갸루를 대변하는 온갖 코스튬은 물론, 술집의 각 테이블을 탈바꿈한 플리마켓 부스, 어느덧 CGPW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휘황찬란한 분장의 DJ들이 함께했다. 본인 역시 나름 이모 키즈였던 추억을 떠올리며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의 공식 머천다이즈 티셔츠를 입고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만난 독보적 이들에게 이모와 갸루의 편 가르기 그리고 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악에 대해 물었다.


손영혜

이모 vs 갸루

공주 콘셉트의 갸루 패션을 추구하는 히메 갸루다.

오늘 룩에서 가장 신경 쓴 아이템은?

아무래도 헤어에 제일 손이 많이 갔다. 그리고 격투장 컨셉이다 보니 권투 글러브를 착용했다. 또 이건 숨겨진 디테일인데, 헬로키티 인형을 기모노 형태로 둘러 메어 입어봤다.

CGPW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나?

파티를 주최하신 통조림님을 정말 좋아한다. 파티를 주최하실 때마다 꼭 참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갸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보니, 이런 파티가 열릴 때마다 항상 즐겁게 참여하고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CGPW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평소에 내가 숨겨왔던 에너지를 여기서 표현을 하고 분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라는 생각으로 우울과 분노 같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다 분출하고 갈 예정이다. 

학창 시절 즐겨 듣던 음악은?

이효리의 “U-Go-Girl”

DEA

이모 vs 갸루

나는 나를 ‘신(Scene)’으로 소개하고 싶다. 신은 이모에서 파생된 또 다른 하위문화인데, 이모는 좀 더 노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신은 좀 더 패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패션에 좀 더 진심이고 자유로운 편이다. 갸루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헤어 스타일이나 패션 아이템 중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 어떻게 보면 이모와 갸루가 섞였다고 볼 수도 있다. 오늘은 갸루와 이모, 그 중간에 서 있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이모를 응원하고 있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음악은?

한창 이모 음악을 찾아들었을 때는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Three Days Grace)의 “Animal I have Become”를 많이 들었지.

오늘 셀러로 참여했다. 본인 숍에는 어떤 이들이 방문했으면 하는지.

아무래도 한국에서 아직 신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보니, 신이라는 문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그리고 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방문해 줬으면 한다. 함께 공감대를 나누길 바라고 있다.

오늘 룩의 콘셉트 그리고 가장 신경 쓴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신에서 제일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인 “우주 스파이 짐(Invader zim)”의 기어(gir)라는 캐릭터가 오늘 스타일의 콘셉트다. 내가 지금까지 모은 아이템으로 직접 조합하고, 네온 핑크와 네온 그린 컬러로 룩을 매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번 입어봤다. 가장 신경 쓴 아이템이라면 원래는 양말이었던 이 핸드워머인데. 양말 앞부분을 자르고 구멍을 내서 핸드워머로 만들어 착용해 봤다.

이로은 / 최은교

이모 vs 갸루

이로은: 갸루였는데, 이모에 점령당한 소녀.

최은교: 이모들을 치료해 줄 감계 로리타 갸루 소녀.

사이가 꽤 돈독해 보인다.

최은교: 사실 직장에서 만난 사이다. 마음이 잘 맞아 다른 회사로 같이 이직까지 한 소울메이트.

이로은: 소울메이트이지만, 엄연히 말하면 은교는 나의 후배다.

첫 만남부터 내 부류의 사람이다 하는 느낌이 있었나?

이로은: 첫 만남이 기억난다. 은교가 첫 출근 때 온통 핑크로 치장하고 온 거다. 저렇게 출근해도 괜찮나 싶을 만큼. 오타쿠끼리는 서로 알아볼 수 있는 레이더가 존재하기에 강한 확신이 들어 단둘이 야근할 때 슬쩍 하츠네 미쿠(初音ミク) 메들리를 틀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은교가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 그때부터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몇 세대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니”라는 질문과 함께.

최은교: 하츠네 미쿠 메들리를 틀어주시는 순간 ‘어?’ 하며 둘이 눈이 마주쳤다. 나의 DNA가 이어져 있는 쌍둥이다 이런 걸 느꼈다.

소울메이트끼리 이런 이벤트에 함께할 때 어떤 점이 가장 좋은가?

최은교: 서로의 착장을 컨펌해 줄 수 있다는 거. 콘셉트와 그에 맞는 패션 아이템을 조언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시너지를 내서 파티를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또 명색이 디자이너인데 파티에 왔다가 밀리면 너무 자존심 상하지 않나. 사실 이번 콘셉트도 수많은 레퍼런스 서치와 컨펌 회의를 통해 탄생한 거다. “선배님, 레퍼런스 전달드립니다” 하면서 메신저를 보냈다.

이로은: 그냥 친구 사이였으면 맛이 덜 살았을 텐데, 직장 동료라는 일종의 배덕감 그런 것들이 나를 더 설레게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둘 다 패션 디자인을 하다 보니 전문가스러운 방식으로 이벤트 의상을 결정하는 과정들이 흥미로웠다. 그렇다고 업무 시간에 한 것은 아니다.  

오늘 스타일링 포인트가 있다면?

최은교: 메이크업을 할 때, 상식 선에 이목구비가 있으면 안 된다. 상식의 틀을 넘어서 눈코입을 그려야 한다. 레퍼런스 역시 사람이 아닌 캐릭터로 찾으면 스타일링에 훨씬 큰 도움이 된다.

이로은: 저렴하게 엇나간 패션을 시작하고 싶다면 타오바오를 둘러봐라. 중국인들의 엇나간 미감이 당신의 오타쿠적 미감을 충족시킬 것이다. 타오바오에서 꼭 극단에 가보길 권하고 싶다.

학창 시절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나.

이로은: 보컬로이드를 좋아했다. 또 세카이노 오와리(SEKAI NO OWARI)를 좋아해서 그들의 동료 감성에 취한 채로 학창시절을 보냈지.

최은교: 보컬로이드랑 캬리 파뮤파뮤(Kyary Pamyu Pamyu)를 좋아했다. 여전히 외계어적 가사의 음악을 좋아하고 있다.

HoSo Terra Toma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드랙 및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호소 테라토마라고 한다. 오늘은 행사에서 링걸 겸 메이크업 총괄을 맡고 있다.

링걸로서 어떤 콘셉트로 꾸몄나.

CGPW 디제이 팀 각자의 캐릭터가 있는데, 나는 링걸로서 이모와 갸루, 그 사이에서 이긴 팀 내 편이라고 외치면서 이긴 팀에 붙는 야비한 캐릭터를 설정해 봤다. 그래서 이모와 갸루가 적절히 섞이도록 스타일링에 공을 들였다. 라운드가 시작할 때마다 무대 위에 올라서서 피켓을 흔들고 있는데 호응이 있을 때마다 이모와 갸루가 적절히 믹스된 룩을 입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CGPW 이벤트를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대로 입고 와도 모두가 환영해 주는 이벤트다.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극단의 것들이 더욱 빛날 수 있는 친절한 공간이니 꼭 와서 즐기기를 바란다. 

2025년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너무 바쁘거나 혹은 하기 겁이 나서 하지 못했던 것들 다 해보기. 그중 꼭 이루고 싶은 건, 1년 전부터 음악 프로듀싱 배우고 있는데 2025년에는 내 이름으로 된 곡을 내보고 싶다.

학창 시절 즐겨들은 음악은?

보컬로이드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다. 추천곡은 “루카루카☆나이트 피버(ルカルカ☆ナイトフィーバー)”

GOGO!project

이모 vs 갸루

귀여움을 잔뜩 받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외출 나온 이모 소녀로 꾸며봤다.

오늘 의상 중 가장 힘을 준 곳이 있다면?

레그 워머를 중심으로 다른 아이템들을 맞췄다. 또 이 날개를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 오늘 같은 날을 위해 아껴뒀던 아이템인데, 드디어 착용을 하고 나왔다. 모두 브랜드 시피어스(CFIERCE) 제품들이다. 지금까지 이 브랜드에만 100만 원 정도 쓰지 않았나 싶다.

학창 시절 어떤 음악을 즐겼나.

그때부터 오타쿠였기 때문에 항상 조그마한 MP3에 일본 애니메이션 오프닝 음악 같은 것들을 많이 넣어 가지고 다녔다. “강철의 연금술사” 오프닝 곡을 제일 많이 들었지. 그리고 CGPW 오프닝 음악으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Creep”이 나왔는데, 학창 시절 정말 열심히 들었던 노래가 나와서 잠깐 추억에 잠겼다.

오늘 행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라면.

이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친구가 되는 것. 그리고 셀러분들이 판매하는 아이템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한국에서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아이템이 많다. 이모와 갸루의 콘셉트의 아이템들을 한 공간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귀여운 게 너무 많아서 돈을 얼마나 쓰게 될지 걱정이다.

퍼니키키 / 호피 / 탸무

이곳은 무얼 하는 곳인가?

호피: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부스이다.

이모 vs 갸루

탸무: 보시다시피 모두 갸루다.

퍼니키키: 이모를 생각하고 입었지만, 아무도 나를 이모로 보지 않더라. 나는 태생부터 갸루인 것 같다.

이번 CGPW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면.

호피: DJ들이콘셉트에 맞춰 분장을 하는 게 파티에 몰입하게끔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좋다.

탸무: DJ 타임이 바뀔 때마다, 배틀처럼 라운드로 진행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퍼니키키: 갸루라는 콘셉트를 여기 만큼 잘 살릴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셀러분들 역시 일상에서까지 갸루로 지내시는 분들이 많고, 한국의 갸루 소녀들을 위해 애정을 가지고 참여를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그 에너지가 너무 좋은 곳.

학창 시절 즐겨 들은 음악은?

탸무: 지금은 밴드 음악을 주로 듣는데 학창 시절에는 힙합을 좋아했었다. 스월비의 음악을 자주 들었지.

호피: 보컬로이드를 좋아했다. 카가미네 린(Kagamine Rin)의 “멜랑콜릭”이라는 노래를 자주 들었다.

퍼니티티: 러브 사이키델리코(LOVE PSYCHEDELICO)라는 옛날 일본 밴드. 전 수록곡을 항상 돌려 듣기로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똑같이 힙합을 들었다. 재키와이의 광팬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이 있다면?

호피: 머리에 반복되는 색 무늬를 넣어보고 싶다.

탸무: 오늘 한 머리처럼 실루엣이 굉장히 화려한 머리를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번개 맞은 고슴도치처럼 세워보고 싶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가서 아직까지 시도는 못 해봤다.

퍼니티티: 사실 나는 화려하다 싶은 머리는 다 해본 케이스다. 반반 머리도 해봤고, 무지개처럼 모든 색이 들어간 머리도 다 해봤다. 그래서 요즘은 커트의 영역에 집중해 여자들이 잘 안 할 것 같은 머리스타일에 도전해 보고 싶다. 모히칸이나 레게머리 같은.

KKOKKA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드랙 아티스트이자 의상 디자이너 꼬까다.

이모 vs 갸루

이모와 갸루, 두 문화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렇다 보니, 중학생 때부터 이모룩을 입은 채로 갸루 메이크업을 할 만큼 갸루와 이모 스타일링을 동시에 하고 다녔다. 그런데 때마침 이번 콥스갸루 이벤트가 ‘갸루 vs 이모’로 콘셉트가 잡혀 이건 나를 위한 행사라고 느꼈다.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느낌으로 한껏 꾸며봤다.

학창 시절 즐겨 들은 음악은?

이모, J POP, J Rock, 비주얼 케이(Visual-Kei), 보컬로이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루두루 즐겼다.

어떤 점을 기대하고 이벤트에 방문했나.

갸루와 이모의 합이 상상이 잘 안 가는 조합인데, 두 문화의 음악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믹스 매치가 이루어질지 기대하며 찾아왔다.

갸루와 이모의 패션을 입문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렸을 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한데, 일단 엄마를 졸라서 재봉틀을 사라. 그리고 유튜브와 구글을 통해서 옷 만드는 법을 배워라. 그렇게 하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패션의 범위와 레벨이 달라질 것이다.

사실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도 중학생 시절에 내가 입고 싶은 옷이 머릿속에 분명히 있는데 그걸 찾을 수가 없어서 내가 어른이 되면은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만들자 그리고 나랑 비슷한 사람들을 위해서 옷을 만들자라는 일종의 목표이자 사명의식을 가지고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된 것도 있다. 옷을 사는 것도 좋지만 진정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옷을 만드는 것도 한번 고려해 봐라. 이 인터뷰를 보고 옷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은 DM를 주면 내가 아는 정보를 최대한 주도록 하겠다.

KIM YIAHN

오늘 파티는 어떻게 오게 됐나?

친구가 초대해 줬다. 오길 너무 잘한 것 같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싶은 시기에 마침 CGPW 파티를 만나 너무 행복하다. 

오늘 DJ 라인업 중 제일 좋았던 순간은?

전체적으로 모두 좋았는데, DJ Yetsuby의 타임이 제일 좋았다. 음악도 좋았지만 플레이하는 모습이 되게 멋있더라.

모자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요새 티조 터치다운(Teezo Touchdown)이라는 아티스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티조가 금속을 머리에 박은 헤어스타일을 했다. 나도 따라 하고 싶긴 한데, 금속을 머리에 박을 순 없지 않나. 그래도 그 무드를 좀 흡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모자를 쓰고 나왔다. 이 모자를 쓰니 사람들의 관심이 평소보다 많아진 게 느껴졌다.

cham

이모 vs 갸루

이모. 그렇지만 마음만은 둘 다 응원한다. 이모든 갸루든 어떤 음악이든 신나면 다 좋다.

학창 시절 자주 들었던 음악은?

이모와 거리가 먼 것 같긴 한데, 플로렌스 앤 더 머신(Florence and the Machine)을 즐겨 들었다.

혼자 온 것 같은데, 오늘 파티는 어떻게 오게 됐나?

인스타에서 재밌는 것 좀 찾아보다가 이벤트가 흥미로워 보이길래 바로 찾아왔다.

뭐가 가장 재밌었나.

화려한 옷 입은 사람들 구경하기. 컬러풀한 옷을 소화하는 사람들이 충격적으로 멋지게 다가온다.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들인데 이렇게 뭉쳐 있으니 눈이 너무나도 즐겁다.

Noi

이모 vs 갸루

이번 디제잉 타임이 모두 백투백 배틀로 이루어지지 않나. 내가 상대하는 DJ 제임스가 이모기 때문에 나는 그에 대항하는 갸루다. 그런데 좀 더 재미를 주기 위해, 우리끼리 콘셉트를 잡아봤다. 원래 이모였던 내가 소꿉친구였던 제임스를 배신하고 갸루로 넘어가 제임스마저 갸루로 변절시키기 위해 회유하는 콘셉트다.

아무래도 음악 얘기는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오늘 준비한 셋리스트 중에 가장 반응이 좋을 것 같다 하는 곡 하나만 소개해줄 수 있나.

게임 음악을 자주 트는데, 오늘은 닌텐도 “젤다의 전설”에서 ‘요정의 샘’에 나오는 음악을 프렌치 코어 버전으로 틀 예정이다. 이 곡이 셋리스트의 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에 다닐 때는 어떤 음악을 들었나.

시규어 로스(Sigur Ros). 포스트락과 슈게이징 장르를 엄청 좋아했다.

본인에게 영향을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통조림님. 러브캔드후르츠(LOVECANNEDFRUIT)라는 빈티지샵을 운영하시기도 하는데, 예전부터 통조림님이 들고 오는 아이템이 흥미로워 유심히 지켜봤다. 재밌는 옷들을 소개받을 때마다 새로운 문화와 세상이 있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고, 그덕에 갸루 스타일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박수인 / 노태현

이모 vs 갸루

박수인: 콥스 페인팅을 했지만, 정체성은 갸루다. 

노태현: 나는 이모다. 밴드 키스(Kiss)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 룩을 꾸며봤다. 그런데 여자친구와 사전에 서로 맞추지 않았는데, 여기 와서 보니 신랑 신부 느낌으로 룩이 맞춰진 것 같다.

서로 다른 장르를 응원하고 있다. 트러블이나 신경전은 없었는지.

노태현: 여자친구가 오늘 이벤트에서 이모 친구들 겉멋만 든 것 같다는 얘기를 몇 번 하더라.

박수인: 응원하는 팀이 달라도 나는 변함없이 남자친구를 사랑한다.

노태현: 다시 답변하고 싶다. 다시 질문해달라.

이번 이벤트를 위해 의상을 준비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박수인: 준비하면서 보다 여기까지 오는 데의 어려움이 더 컸다. 집에서 준비하고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집 밖을 나올 때부터 막 손이 떨렸다. 평소에는 이렇게 하고 다니지 않아서, 정말 이렇게 입고 밖에 나가도 되나 걱정하며 2호선을 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아무도 우리를 안 쳐다봤다. 특이함의 정도가 이렇게 극한으로 넘어서면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을 안 준다.

노태현: 나도 딱히 시선을 느낀 적은 없었는데 이건 있었다. 오늘 한 세 번 정도 나를 쳐다보고 깜짝 놀라서 소리 지르시는 분들을 마주쳤었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음악은?

박수인: 중학생 때 엑스재팬을 좋아했다. 그 영향으로 글램 메탈 쪽으로 빠졌다가, 요즘에는 슈게이징을 자주 듣고 있다.

노태현: 학창시절에 메탈 장르를 좋아해서 자주 들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재즈를 많이 듣고 있다. 특히, 보사노바.

빨래건조대 / 떨단

이모 vs 갸루

떨단: 우리 둘 다 이모다.

이모와 갸루, 오늘의 승자는 누구라고 예상하나?

떨단: 감정의 깊이는 이모가 더 깊다.

빨래건조대: 감정의 깊이가 깊은 사람들이 놀 때도 더 잘 논다. 그러니 이모가 이길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어떤 음악을 좋아했나.

빨래건조대: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를 사랑했다. 또 비프리의 음악도 많이 들었다.

떨단: 중학생 때 처음 들었던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앨범 [Paranoid]를 소개하고 싶다.

앞으로 15분 뒤에 무대에 오를 텐데, 각오와 소감은?

빨래건조대: 갸루든 이모든 상관없이 모두가 신나게 놀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리겠다.

떨단: 오늘 행사장에 도착해서 콘셉트에 맞게 분장할 때,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이 꿈같은 느낌을 관객들 또한 현실에서 느낄 수 있도록 휘황찬란한 음악을 틀도록 하겠다.

기신 / 피소연

이모 vs 갸루

기신: 우리 둘 다 갸루.

피소연: 반반. 이모 헤어 스타일에, 패션은 히메 갸루 느낌으로 꾸며봤다.

이번 CGPW에서 가장 재밌는 점이라면.

기신: 팀을 나눠서 사람들이 콘셉트에 맞게 입고 온 것. 부스도 너무 귀엽고.

피소연: 셀러들의 부스가 예쁘게 꾸며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CGPW 파티는 매번 DJ들이 콘셉트에 맞춰 분장을 하고 음악을 틀어 더 즐거운 것 같다.

학창 시절 가장 즐겨 듣던 음악은?

기신: 신세이카맛테쨩(神聖かまってちゃん)의 음악.

피소연: 보컬로이드나 우타이테 분들의 노래를 제일 많이 들었다. 한두 달 정도 잠깐 겉멋이 들어 에미넴(Eminem) 노래를 듣던 시기도 있었지.

최근 저지른 가장 나쁜 짓.

기신: 트위터에서 게이트키핑을 하는 사람의 ootd 사진을 알티(RT-리트윗)해서 사이버 불링 했다. 물론 너무나도 재밌었다.

피소연: 길에 쓰레기를 버렸다.

노유라 / 서경문 / 최원재

이모 vs 갸루

최원재: 보다시피 당연히, 이모.

노유라: 야자와 아이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나나’. 그런데 이제 테무를 곁들인.

서경문: 나는 이모라 부를 수 없으니 그냥 테무로 불러달라.

헤어스타일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최원재: 이모의 상징, 그래서 하고 왔다. 여기 오기 전 이 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 4-5명은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평범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와서 보니 아무도 이 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없더라. 그래서 너무 당황스럽고 사실 좀 창피하다.

노유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이게 우리 셋이 일심동체로 빗은 머리다. 유튜브에 ‘스파이크 머리 하는 법’을 검색하고, 머리카락을 잡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2시간 동안 열심히 만들었다.

서경문: 우리도 처음 해봐서 많이 헤맸다. 팁을 전수해 주자면, 생각보다 더 용감하게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야 한다. 중력을 이겨내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이 다람쥐는 무엇인가?

서경문: 이 파티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돼서 다람쥐를 가져와봤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해서 여기서라도 인정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가져온 나의 페르소나, 다람쥐다.

학창 시절 즐겨 들은 음악은?

노유라: 리듬 노래 게임기에서 노래를 디깅하는데, 그게 갸루와 이모 문화에 빠지게 된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추천곡은 ‘t+pazolite’의 “Oshama Screamble! (Uncut Ver)”

세 사람의 케미가 좋아 보인다.

서경문: 우리는 사실 직장동료다. 회사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동료들이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었다. 그러다가 직장 동료 중 한 분이 파티를 연다고 해서 다 같이 놀러 갔는데, 그게 CGPW 2회 차 이벤트였다. 남몰래 즐기려고 하다 서로 즐기는 모습을 들켜버렸다. 그리고 외쳤다. “혹시 너도? 어 나도!”


Editor | 장재혁
Interviewer | 김해찬
Photographer | 김해찬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