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ght It / 2025. Jan

많은 이들이 한 해의 시작인 1월을 다짐, 혹은 결심의 달로 삼는다. 그러나 사실 1월이 아닌 2월이 결심하기 가장 좋은 달인 것을 아는지. 그 자세한 내용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년 1월 뉴욕 타임스가 ‘2월이 결심하기 가장 좋은 달인 이유’라는 기사를 낸 바 있다고. 뉴욕 타임스의 공신력이야 이미 증명되고도 남았으니, 쇼핑을 줄여야겠다는 다짐은 다음 달로 슬쩍 미뤄본다.

2025년 1월의 ‘Bought It’ 역시 VISLA 편집부원의 이유 있는 구매 이야기를 담았다. KCM 느낌의 피코트 스타일링부터 가슴 훈훈해지는 한 할아버지와의 캠코더 거래까지, 흥미 만점 쇼핑 후기를 지금 바로 확인해 보자.


양승희 – Sony PC-115

필자는 중고 캠코더를 사고 모으는 게 취미이자 일인데, 아무래도 20년을 훌쩍 넘긴 것들이 대부분이라 항상 ‘작동 완벽합니다’라고 쓰여 있어도 잔고장이 하나씩 나 있기 마련이다. 자주 사던 번개장터 판매처가 있는데, 충청도 어딘가에서 여러 골동품을 수집해서 판매하시는 분이다. 이런 중고 마켓이 진짜 재밌는 이유는 각종 카메라 관련 물품들부터 시작해서 워크맨, 라디오, 심지어는 밥통, 마사지기 같은 다소 황당한 매물도 함께 올라온다는 것. 마치 동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곳에서 사는 이유는 다른 건 없고 가격이 싸기 때문.

이번에 구매하려는 캠코더는 도그마 95(Dogma95) 선언의 첫 번째 영화 “셀레브레이션(The Celebration)”에도 쓰였던 Sony DCR-PC7과 같은 라인의 PC115 모델. 6mm 테이프를 사용하는 핸디캠이다. 구매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작동이 안 되거나 고장 난 부분이 있으면 부분 환불 처리를 해줄 수 있냐고 문의하는 것. 그런데 어째서인지 계속 회피형 대답을 내놓으셨다. 이번 주에 당장 사용해야 하므로… 위험을 감수하고 바로 구매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테이프를 넣으니 촬영하는 내내 청소기 돌리는 수준의 소음이 나는 것이었다.

문자로 한창 실랑이하다 전화가 왔다. 댁이 근처이니 내일 아침에 다른 모델로 교환해 주겠다고 하시고 다음 날, 촬영 당일 아침에 만난 판매자분. 할아버지분이 나오셨다. 문자를 했을 때 몸이 불편하시다고 했는데 정말이었다. 나름의 독기를 품고 냉정하게 거래하겠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마음이 약해졌다. 집 앞 카페에 가서 쌍화차를 한잔 사드리고, 가지고 오신 캠코더를 천천히 테스트했다. 다행히 작동 이상은 없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하지만 촬영을 마치고 영상을 확인해 보니 점점 채도가 빠지는 치명적인 문제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A/V 단자 쪽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전 모델부터 계속 발생하는 C:31:23 에러가 나타나서 테이프를 아예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시 골치가 아프게 돼버렸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캠코더를 세 대 때리고 배터리를 뺐다가 다시 켜보면 해결된다는데, 기계를 때려서 고치는 건 전 세계 공통인가 보다.


박진우 – 2002-2003 Brazil Away Football Jersey

2002년 월드컵 시즌쯤 축구 유니폼을 두 벌 구매했었는데, 나이키에서 발매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 서포터용(단가를 엄청나게 절감해서 나온 버전)과 세일하기에 구매한 나이키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어웨이였다. 둘 다 아직 갖고 있는데 당시 시즌 나이키의 유니폼 재질 특성상 좀 오래되어도 데미지 티가 별로 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스스로 마니아나 오타쿠, 컬렉터는 아니고 샘플러 정도로 생각한다. 간잽이같다고 해야 하나. 좋아하고, 멋지다고 느껴지는 문화를 빠르게 탐색하고 적당히 발만 걸쳐놓는 느낌. 관련 제품이나 굿즈 몇 개 사고… 축구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 축구 빅팬으로서 경기를 챙겨본다거나 하진 않지만, 어릴 적에 브라질에 대한 환상?이 너무 강해서 아직까지도 브라질 축구 관련 의류가 보이면 꽤 뽐뿌가 온다.

그 노랑, 파랑, 초록의 색 조합이 너무 자극적이다. 관리되지 않는 해변에서 볼 좀 차고 놀았을 것 같은 적당히 까무잡잡한 피부의 브라질 선수들, 골을 넣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쿨하게 ‘너희는 이기려고 해? 우린 그냥 즐기는 거~’라고 말하는 듯한 삼바 리듬 세레모니, 하지만 최강(당시 기준). 도시 이름도 왠지 멋진 리우데자네이루(1월의 강이라는 뜻이라는데 내가 1월 생이라 사연 추가), 퍼렐 윌리엄스와 스눕 독의 뷰티풀 뮤비에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 영화 “시티 오브 갓”에서 그려진 전혀 유쾌하지 않은 날 것의 잔혹함… 거지도 부자도 신는다는 하바이아나스 쪼리.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 보유국. 왠지 있어 보이는 보사노바의 소리.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열거한 다양한 이유의 에센스를 내 마음대로 브라질 축구 유니폼에 부여해 짬짬이 구매했던 거 같다. 안타깝게도 쇼핑은 스트레스 일부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게 맞으니까…

아무튼, 브라질 유니폼만 네다섯 벌 있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 게 어웨이(파란색) 유니폼과 2002년 월드컵 시즌 유니폼이다. 2002년 월드컵은 한국인에게 의미 있는 시즌이었음에도 유니폼이 없다는 그릇된 명분 + 브라질 어웨이가 없다는 명분으로 구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심지어 과거 당시 시즌 나이키의 유니폼을 두 번이나 샀었기 때문에 사이즈 체크도 따로 필요 없다는 이점도 있었다. 또 아까 말했던 오래됐지만 데미지가 조금 있어도 꽤 입을 만하다는 점도.

그렇게 이베이를 뒤지기 시작했다. 뒤진다고 하면 대단한 디깅인 것 같지만, 그냥 검색하는 거지. 이럴 때 팁 아닌 팁은 우크라이나 셀러를 찾는 거다. 사실 찾기 싫어도 가격을 비교하다 보면 우크라이나 셀러를 향하게 되어 있다. 이상하게 빈티지류 셀러 중에 우크라이나 셀러가 유독 많이 보이는데, 배송비가 미국 대비 반값보다도 더 싸기 때문에 개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잠깐의 고민 끝에 약간의 사용감이 있고, 아무 마킹도 없는 어웨이 라지를 찾았다. 우크라이나 셀러의 제품으로. 결제하고 몇 주가 지나 배송이 왔다. 올여름, 반바지 쪼리에 가볍게 걸치는 상상을 해본다.


황선웅 – 젤다의 전설 [From Hyrule With Love] 부틀렉 LP

게임 ‘젤다의 전설’ 사운드트랙을 좋아한다. 모든 시리즈의 사운드트랙을 훑어봤을 정도로 그 음악을 좋아하지만, 사실 나는 수많은 젤다 시리즈 중 최근작인 야생의 숨결과 왕국의 눈물만 제대로 해 본 정도다. 명성이 자자한 신들의 트라이포스와 시간의 오카리나도 해봤지만, 스위치로 살짝 플레이한 것이 전부라서 제대로 해 봤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젤다 사운드트랙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막연히 좋다고 느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의문이 들었던 것도 한몫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트랙은 “Overworld”. 젤다 시리즈 음악 중 가장 처음 접한 사운드트랙이었는데, 그 첫인상이 너무 웅장하고 멋졌다. 하지만 링크의 외형은 왜소하고, 심지어 귀엽다고까지 느껴졌기에 영웅의 개선(凱旋)을 연상시키는 이 웅장한 음악의 정체에 의문을 가졌다.

그 해소를 위해 스위치를 구매한 후 처음 플레이한 게임이 야생의 숨결이었다. 그 시점은 2022년 1월. 2017년 발매로부터 한참이 지난 시점이었고, 이미 웬만한 게이머들은 이 게임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후였다. 유튜브와 각종 검색 포털에는 게임의 정보가 넘쳐났다. 사운드트랙도 이미 유명했는지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기 전, 사운드트랙을 한 번 훑어보기도 했는데, 사실 음악의 첫인상은 별로… “Zora’s Domain”, “The Great Fairy Fountain” 등 이전 시리즈에서부터 쭉 계승되어 익숙한 멜로디의 곡들을 제외하면,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더라. 혹자들에게는 지루할 앰비언트가 오히려 취향이지만, 솔직히 야생의 숨결 사운드트랙은 진득하게 듣고 있기에는 너무나도 지루했다. 처음 “Overworld”를 들으며 기대했던 웅장함과는 다르게, 미니멀하고 피아노 중심의 무조적 음악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안은 채 게임 플레이 버튼을 눌렀고, 그 후 2개월 동안 하이랄 곳곳을 탐험했다. 아오누마 에이지가 의도하고 설계한 대부분의 미로와 콘텐츠도 모두 클리어했다. 지루하다고 느꼈던 사운드트랙은 의도적이었다는 사실도 플레이하면서 느꼈다. 사운드트랙 몇몇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긴장감이 없다. 고요하고 잔잔한 덕분에 플레이어의 여가 시간에 천천히 스며든다. 가논을 무찌른 지도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상과 여가 시간에 야생의 숨결 사운드트랙을 종종 듣는다. 그 정도로 이제는 애정이 생겼다는 이야기.

나는 유독 LP에 소유욕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야생의 숨결 사운드트랙을 LP로 소장하지 못한 것이 유일하게 아쉬웠는데, 2023년에 [The Legend of Zelda: Breath of the Wild – Sounds of Exploration and Discovery]라는 제목의 부틀렉 LP를 어렵사리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이것 또한 아쉬웠다. 이 LP에는 야생의 숨결 OST 중 하이랄 초원에서 재생되는 음악이 담겼다. 앞서 말했듯, 야생의 숨결 사운드트랙은 매우 방대하며, 공식 사운드트랙 CD에는 무려 211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에 따라 부틀렉 LP도 6장으로 각각 나뉘어 제작됐는데, 내가 어렵게 구한 LP는 그중 한 장에 불과했던 것. 다른 5장의 행방은 묘연했고, 간혹 발견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From Hyrule With Love]라는 제목으로 야생의 숨결 OST가 다시 부틀렉 LP로 다뤄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구매했고 이번 ‘Bought It’에서 소개하는 바이닐이 바로 그것.

[From Hyrule With Love]는 3장의 LP로 구성된 박스셋으로 [Sounds of Exploration and Discovery]에서 다뤄진 필드 음악은 물론이며 아늑한 마을 테마 등 내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인상 깊었던 멜로디의 곡들도 대부분 포함하고 있어 아주 만족 중이다. 특히나 가장 귀엽다고 느끼는 두 테마곡 “하테노 마을 테마”와 “나크시 마을 테마” 또한 포함하고 있어서 나에게는 활용도가 아주 높은 LP 패키지다.


오욱석 – CUP & CONE CC Baggy Corduroy Jeans – Brown

여러분은 ‘겨울’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는지? 나 같은 경우에는 코듀로이 팬츠다. 골덴 바지, 고리땡으로도 불리는 그것. 그중에서도 짙은 밤색의 코듀로이 팬츠가 매 겨울 떠오른다. 여기에는 아주 사소한 이유가 있는데, 아주 어린 시절 보던 유아 전집에 이 밤색 코듀로이 팬츠를 입은 꼬마가 솔찬히 등장했다. ‘곤충의 겨울나기’라는 주제의 책이었던 것 같은데, 밤색 바지를 입고(이상하게도 상의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는다), 겨울 숲을 헤치고 다니는 이미지가 뇌리에 깊이 남았다. 어렸을 때도 그게 꽤 근사하게 보였는지 엄마에게 졸라 갈색 고리땡 바지를 사 입었던 기억이 난다.

성인이 되어서도 코듀로이에 대한 애정은 계속 이어지는데, 슬슬 코가 시릴 때쯤이면, 셔츠나 바지, 모자에 이르기까지 괜찮은 코듀로이 아이템이 없나 찾아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지금까지 고리땡 옷가지 몇 개를 샀지만, 머릿속에 콕 박힌 ‘밤색 코듀로이 팬츠’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사실, 브라운 계열 컬러는 코듀로이 소재에 지겹도록 쓰이는 색인데도 기장이나 전체적인 핏이나 디테일 등 썩 마음에 드는 게 없더라. 그렇다고 내가 그리 깐깐한 것도 아닌데. 아무튼, 예년보다 따스한 겨울에 코듀로이라는 단어도 희미해질 때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적당히 좋아 보이는 코듀로이 팬츠를 발견했다.

평소 관심 있게 보던 일본 브랜드 컵&콘(CUP & CONE)에서 세 컬러의 코듀로이 팬츠를 발매한다는 피드를 본 것. 컵&콘은 2018년 시작된 도쿄의 의류 레이블로 그때부터 지금껏 홀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에도 ‘Independent Clothing Label’로 소개하고 있고, 뽀빠이 매거진 외 일본 매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은 없지만, 매장이 있는 지역의 ‘동네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는 점(오히려 이쪽이 조금 더 재미있다), 그리고 고객이 주로 주문하는 바지 사이즈 비율을 원그래프로 안내하는 등 디렉터의 다소 엉뚱한 모먼트가 매력적이랄까. 무엇보다 아이템 하나를 출시할 때마다 브랜드 블로그에 제품 제작기라든가 특징을 설명하는 내용의 포스팅을 꾸준히 적어 오고 있는데, 자신이 만든 물건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왠지 믿음직스럽다.

그렇게 해외 구매의 번거로움을 물리치고, 밤색 코듀로이 팬츠를 주문했다. 역시나 주인장이 부지런한지, 생각보다 금방 물건이 도착했고, 그렇게 오랜 시간 찾아 헤매던 ‘밤색 코듀로이 팬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단 말씀.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귀여운 강아지 스티커 한 장까지 동봉해 줬다. 다음 달까지 용돈이 조금 더 남아있다면, 올리브 컬러의 추매 또한 고려하고 있다. 도쿄 도시마구 부근에 매장을 운영 중이던데, 언젠가 도쿄에 갈 때 한 번쯤 들러보고 싶다. 내가 알아듣지 못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시답잖은 농담을 건넬 것만 같다.


장재혁 – Paul Smith Pea Coat

이 코트를 구매한 건 몇 개월 전이다. 신사역 주변을 걷던 어느 날 대로변에서 거대한 무인 창고 세일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시간이나 때울 겸 들어간 곳에서 덜컥 이 코트를 구입해 버렸다. 마치 00년대에서 10년대 사이 그 어딘가를 떠돌다 온 듯한 실루엣. 브랜드 태그를 보니 폴 스미스. 내심 이런 올드하고 너디한 스타일의 피 코트를 찾고 있기도 했기에 그리 비싸지만 않다면 구매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마침 옆 행거에 걸려 있던 겨자색 버버리 니트까지 몸에 대보니 착장 하나가 뚝딱 완성이었다. 그렇게 예정에 없던 소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코트를 다시 꺼내 입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외출을 앞두고 거울 앞에선 내 모습이 너무나 찐따 같아서다. 물론 너드의 느낌을 내고 싶어 산 코트이기도 하지만 막상 진짜 찐따가 된 내 모습을 보니 코트를 다시 옷장 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Wls이 되기 위해선 한참 먼 것 같다. 물론 코트가 애매하게 짧은 탓일 수도 있고 우리 집 거울이 이상한 걸 수도 있지만 일단은 내 탓이요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을 방치하다 최근에야 다시 이 코트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사실 사이즈가 타이트한 탓에 안에 뭘 껴입기도 애매해서 겨울에는 영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웬걸 꽤나 두툼한 후디를 껴입었더니 오히려 타이트한 맛이 살지 않나. 약간 KCM 느낌이라고나 할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칼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날에 이 코트를 입는다는 건 바보나 다름없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기후 이변 탓에 올겨울은 그닥 춥지 않을 거라 하니 이 피 코트의 활용도는 좀 더 높아질 듯싶다. 마지막으로 이 코트를 입는 나만의 룰이 있다면 약간의 장난기를 더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피 코트의 ‘댄디’함으로 룩 전체를 통일시키지는 말자는 거다. 개구리 반지를 낀다던가 아일릿 구두 같은 조금 더 화려한 신발을 신는다든가 하는 식의 변주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빈티지는 빈티지 인지라 보풀도 제거해야 하고 단추도 하나 떨어져 새로 기워야 한다. 꽤나 신경 쓸 구석이 많은 코트지만 그럴수록 원래 애정이 더 솟는 법 아닐지…


Editor│오욱석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