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tty Puke 사진전 ‘Hoodlums’, 재밌게 보셨습니까?

‘Hoodlums’ 사진전을 찾은 한 관객이 일행에게 한 말을 무심코 엿들었습니다. “이런 것도 예술이야?” 글쎄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프리티 퓨크(Pretty Puke)의 사진은 예술인가요, 아니면 그저 쓰레기에 불과한가요? 확실한 건 사진은 사진가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기록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모든 사진은 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본 특정한 사건에 대한 메시지를 내포합니다. 이 괴상한 남자는 어떤 의도로 사진을 찍었을까요. 어찌 됐든 그의 입으로 직접 전해 듣는 것보다는 우리가 상상하는 게 몇 배는 더 즐겁지 않을까요? 다만, 예술이라는 말에 집착할수록 눈앞에 펼쳐진 놀이에 집중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조금 다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프리티 퓨크와 함께한 사진전 ‘Hoodlums’. 재밌게 보셨습니까?

 

See You Soon, Pretty Puke 🙂

20160420_feature_16

어릴 적, 침대 밑에 숨겨 놓고 보던 만화책 ‘피치걸’ 같은 사진전. 몰래 가서 또 보고 싶ㄷ…

윤지현, Carhartt WIP 마케팅 매니저

 

사진을 감상하고 속이 메스꺼워 화장실을 갔는데 무지개 토가 나왔다!

시피카, 뮤지션

 

프리티 퓨크 ‘Hoodlums’ 사진전은 지금까지 접한 적 없던 전시였다. 실제로 봤을 땐 마치 내가 가볼 수 없는 세계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우주 공간’에 있는 것처럼.

이혜경, 그래픽 디자이너

 

처음 오프닝 파티에 입장했을 때,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전시회에서 그런 바이브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그의 사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박원빈, 학생

 

평소 캔디드 포토-Candid Photo: 연출 없이 인물을 촬영한 사진-를 좋아해서 그런지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성향의 프리티 퓨크 사진을 즐겁게 감상했다. 플리커(Flickr)에서 비슷한 사진을 많이 봤는데, 사실 이 정도로 캔디드 포토를 찍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출과 캔디드 포토, 그 경계선에 있는 듯한 사진은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작가 특성과 맞물려서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것 같다. 갤러리라는 공간은 사진 배치에도 엄청나게 신경 쓰는 거로 알고 있다. 뒤로 갈수록 노골적인 사진이 등장하지만, 오히려 성(性)의 구분이 없어지는 듯했다.

차희영, 학생

 

충격적일 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발칙할 만큼 발칙했습니다. 풀린 눈동자에서도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 발칙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도 감이 안 잡히는 기괴한 오브제, 적나라한 인물과 배경, 그리고 독특한 포즈는 ‘어느 외국 소년의 몽정’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이미지 말고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이미지 외에 다른 것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진지한 미술관 속 예술에나 필요한 요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신 프리티 퓨크는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사진 속 모델로 ‘빙의’할 수 있도록 누군가의 고삐를 풀지 않았을까요.

p.s. 작품에 걸맞은 전시를 준비해주신 VISLA 일동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서은해, 공연기획사 20/20 직원

20150429_feature_17
한국에서 쉽게 사진에 담을 수 없는 모습들이어서 그런지 신선하게 다가왔다. ‘Rachet’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전시 오프닝은 활기가 넘쳤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들,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진처럼 자유로운 공간으로 느껴졌다.

한수연, 포토그래퍼

 

처음 인터넷으로 프리티 퓨크의 사진을 접했을 때, 여러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B급 영화를 보는 듯한 무드는 좋았지만, 이런 발상이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참기 힘들었다. 그러나 오프닝 파티에서 우연히 작가를 마주한 순간, 나눈 대화라고는 같이 사진 찍자는 말뿐이었지만, 여러 의문이 한 번에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그는 천진난만했고, 고민 한 점 없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갤러리에서 정말 신나게 놀았다. ‘아, 이 괴랄하고 변태 같은 발상의 원천은 바로 순수한 유희추구와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구나’.

모두 한 번쯤은 남몰래 ‘못된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타인의 시선을 걱정하고, 별의별 명분을 대입하다 보니 프리티 퓨크와 같은 행동을 터부시하거나 이단아 취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서로 간의 합의로 이루어진 쾌락’을 가식 없이 드러낸다. 이에 약간의 판타지가 연출되며 ‘어른들의 놀이’에 더욱 순수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마치 학창 시절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워보거나 술을 마셔보는 것처럼. 그의 사진은 오히려 순수한 접근으로 와 닿았다. 당시 파티가 ‘날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멋대로나마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프리티 퓨크의 날 비린내를 기대해본다.

권인, 프리랜서

 

그의 첫 사진부터 마지막 사진까지 바라보는 내내 평온함을 느꼈다. 그 평온함은 순수함에서 비롯됐다. 어른들이 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는 행위를 태연하게 저지르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 그런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긴장하는 어른들의 시선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조롱, 순수함, 쾌감, 즐거움, 익살을 만끽했다. 너무나 재밌는 일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나는 신체가 신체 그대로 드러나는 걸 좋아한다. 사람들이 신체를 일종의 구경거리로 바라볼 때, 대개는 불편함을 먼저 느끼는 것 같다. 자극적인 소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럴듯해 보이는 소재와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에서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움, 그것을 참아내야 하는 갤러리라는 공간이 더 불편하다-생각만 해도 지루하고 얼굴이 빨개진다-. 그의 사진에서 성적인 내용은 이미 제거되었고, 오히려 동심을 떠오르게 하는 컬러와 사진 속 오브제들은 파티, 범죄 등 다양한 주제와 어우러졌다. 작품 속에서 내 모습을 상상했고, 그 모습에 즐거워하는 나를 바라봤다. 그걸로 충분하다.

이예은, 무브먼트 아티스트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