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Call It"은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Redbull Music Academy, 이하 RBMA)가 공개한 콘텐츠 해시태그(H∆SHTAG$)를 소개하는 연재 기사다. 해시태그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RBMA가 제작한 야심 찬 음악 다큐멘터리, H∆SHTAG$를 참고하자.
곰? 꼼? 콤? ‘Gqom’은 줄루어 ‘UkuGqoma’에서 유래된 단어다. 줄루어를 못 하는 이들에게는 발음조차 힘들다. Gqom이라는 단어 자체가 더반(Durban,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부의 상공업 도시)의 소리인 것이다. 굳이 발음하자면 ‘곰’의 발음 중간에 ‘ㅋ’가 끼어든 소리에 가깝다. 더반의 실생활과 Gqom은 매우 가깝다. 더반의 파티, 커뮤니티 센터, 심지어 택시까지 어디서든 Gqom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더반의 라디오에서는 흘러나오지 않는다. DJ 맥(DJ MAAC)은 더반의 라디오가 Gqom을 틀지 않는 이유로 ‘Gqom이 전문적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른 Gqom 음악가 또한 Gqom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에서 평가절하됐다는 의견에 동조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609wHdo9N4
Gqom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로컬 힙합/하우스 음악이라 할 수 있는 콰이토(Kwaito)에서 파생됐다. 탐을 부각하는 아프리카의 비트, 줄루어 챈트, 스트링과 패드 등, Gqom을 이루는 요소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컬의 색채가 진하게 담겼다. Gqom의 창시자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젊은 세대다. 그들은 FL 스튜디오(FL Studio, DAW의 일종)와 64-bit 컴퓨터, 가정집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Gqom을 가공했다. 당연히 믹싱도, 마스터링도 거치지 못한다. Gqom은 게토에서 듣는 댄스 음악이었다. 앞서 여러 음악가가 지적한 ‘라디오가 거부하는 이유’다.
Gqom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토, 언더그라운드 음악으로 소비하는 사이, 이탈리아에서 Gqom을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리려 시도했다. 레이블 Gqom Oh!는 2015년, [Gqom Oh! Sampler]를 발매하며 유럽의 클럽 시장에 Gqom을 소개했다. Gqom의 구성과 분위기는 그라임과 흡사했으며, 유럽 시장에 빠르게 퍼졌다. 모든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졌다. 더반에서 FL 스튜디오로 만들어져, 핸드폰을 통해 웹사이트에 올린 곡은 유럽으로 전달되어, 앨범의 형식으로 공개됐다. 그렇게 디스트럭션 보이즈(Distruction Boyz), 루드보이즈(Rudeboyz), DJ 랙(DJ Lag) 등의 Gqom 음악가의 곡이 유럽 DJ의 믹스셋에 실렸다. 몇몇 Gqom 트랙은 유럽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https://www.youtube.com/watch?v=VN8okScYYo4
Gqom의 성공은 더반의 성공이었다. 젊은 장르 Gqom은 나름의 성공을 거두며, 더 상업적인 ‘Sgubhu’로 변화했다. 많은 청소년이 이 물살을 타고 Gqom 시장으로 유입된다. 하지만 아직도 라디오는 Gqom에게 배타적이다. Gqom으로 성공한 음악가, 베이비즈 우두모(Babes Wodumo)가 2016년 발매한 곡, “Mercedes”는 ‘청소년의 마약 소비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라디오에서 제지당했다. 메인스트림 댄스 음악에 늘 따라다니는 마약도 Gqom이 맞닥뜨린 벽이다. 아프리카 매거진, IOL에 따르면 2016년부터 1월부터 3월까지, 마약으로 4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낮은 취업률 또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Gqom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에너지를 내뿜는다. 더반의 언더그라운드에서 새로운 Gqom 뮤직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맞춰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춤을 춘다. 그리고 인터넷은 다시 한번 이 에너지를 세상에 퍼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