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33ask: 꼭 내한했으면 하는 아티스트는?

바야흐로 내한 공연 황금시대다. 2017년 상반기 음악 팬을 들끓게 했던 콜드플레이, 위즈칼리파에 이어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과 ‘HOLIDAY LAND’, ‘Compton To Seoul’ 등 장르별로 세분된 페스티벌을 통해 고릴라즈(Gorillaz), 시규어로스(Sigur Ros), 나오(NAO), ‘Years & Years’, ‘Lil Eazy-E’, ‘DJ Yella’ 등 각양각색 아티스트의 내한이 예정되어 있다. 이제 그들에게 한국은 일본 공연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 가는 나라가 아닐지도. 오랜만에 돌아온 #visla33ask에서 장르 불문 한국에서 만나보고 싶은 아티스트를 물었다.

 

 

1. 한동균(32, 철골공)

다이노서 주니어(Dinosaur Jr.). 영어권 출신이 아닌 서울 토박이인 내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 형님들이 미국 로컬 신(Scene)에 한 획을 그은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선명한 기타 톤과 리프, 요즘 한국 대중음악과는 비교되지 않는 아이 같은 순수한 음정들로 이루어진 이들의 음악은 젊은 우리 세대가 듣기에 전혀 이질감이 없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솔직함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현재까지 이어지게 마련이다. 중후한 형님들이 스케이트보드와 비엠엑스를 타는 “Over It”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의 설렘을 안고 보드 타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이제 나이가 들고 술에 취한 나는 앞으로도 이 백발 노장들의 영원한 팬으로 살아갈 듯하다.

 

 

2. mojochoi(28, 808% DJ)

캔블라스터(Canblaster)의 빠돌이로서 단독 내한을 한번 더 원한다. 작년 깜짝 내한 때 약 30명 정도가 클럽에 있었는데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왜 이렇게 빨아 제끼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덕 같은 이미지에 걸맞게 4 데크(4 Deck – 4대의 CDJ와 4채널 – ) 플레이를 하는데, 마치 연주를 하듯이 CDJ와 믹서를 가지고 놀았다. 또 엄청난 양의 취향 저격 부틀렉들이 그의 USB에 담겨 있는 것들을 보면서 훔치고 싶다는 생각을 3분 정도 했던 것 같다. 게다가 예정된 플레이 시간보다 무려 두시간이 넘도록 달려주는 자비로움까지… 만취로 그날의 기억을 마무리 하고 다음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그와 열 장 정도 사진을 찍었는데 – 시간이랑 장소가 다 다름;;; 어글리 코리안…! – 전부 웃으면서 찍어줬다. 아직도 미안하고 고맙다.

 

 

3. 정민지(25, 한남동 앵커드 근무)

우디 앨런(Woody Allen)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는 늘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위트 있게 표현하면서도, 예리하게 인생의 여러 문제에 접근하는데 그런 그의 작업 방식이 마음에 들어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선보이는 우디를 만나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고, 연기하는지 그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어요.

 

 

4. 최도현(33, 폴리닉 닥터)

디안젤로(D’Angelo). 네오소울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맥스웰(Maxwell)과 디안젤로 중 맥스웰은 지난해 서울 소울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으로 한국팬들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엔 비슷한 장르지만 완연히 다른 색깔을 가진 D의 차례가 아닐까? 어떤 계절에 어떤 형태로 오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의 하늘 아래 “Brown Sugar”가 울려 퍼진다면, 굳이 대마초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환각 상태에 빠질 것이며, 그의 생생한 목소리로 “Untitled”가 울려 퍼질 땐 공연장 자체가 거대한 사랑촌으로 바뀌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5. 김승현(24, 대학생)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가 내한했으면 좋겠어요. 평소 좋아하는 록밴드인데 보컬의 독특한 음색과 어우러지는 세련된 곡 짜임으로 세계적으로도 사랑 받는 영국밴드에요. 2011년에 한 번 내한한 적 있지만, 이후에 발매된 5집이 평단의 호평을 받았거든요. 5집에 수록된 곡들을 라이브로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6. 최석(34, 프로그래머)

비기(Biggie). 이유? 비기라는 이름에 이유를 묻는 건가.

 

 

7. 심소현(28, 공무원)

레오 카락스(Leos Carax)와 그의 페르소나인 드니 라방(Denis Lavant)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들이 만드는 영화와 캐릭터에 한때 심취했거든요. 부산국제영화제에 오셨을 때는 제가 취준생이라 가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다시 한번 오셨으면!

 

 

8. 박지혜(32, 그래픽 디자이너)

쳇 페이커(Chet Faker). 음악도 좋고 스타일도 좋고 다 좋은데, 지난 내한 소식이 들려왔을 때 결제까지 했다가 취소돼서 너무 아쉬웠다.

 

 

9. 사일리(29, 뮤지션)

보노보(Bonobo). 요즘 같이 청명한 날씨엔 보노보의 신보 [Migration]이 제격이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개인적으로 국내 재즈페스티벌에서 석양이 질 때 라이브를 듣고 싶다. 해질녘 보노보의 라이브 연주와 알코올이라면 그 무엇이 더 필요하랴.

 

 

10. 홍석민(25, 유학생)

미국은 모든 것이 크다. 땅 덩어리, 스테이크 그리고 엉덩이. 이 좁은 한국에서 예정화씨가 날고 기어도 결국 니키 미나즈(Nicki Minaj)의 항아리 앞에서는 요강일 뿐. 니키 미나즈를 보며 겸손의 미학을 견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귀에 달라붙는 랩 실력은 덤이다.

 

 

11. 김주승(29, 따릉이 효창지역 홍보담당)

호주 사이키델릭 밴드 테임 임팔라(Tame Impala). 밴드명만 따지면 길들여진 임팔라 정도로 직역할 수 있는데, 그 속에는 임팔라가 큰 대로변을 점프하며 가로 지르듯, 세계를 가로지르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겨있는 듯 하다. 또, 처음 보는 야생동물을 만났는데, 두려움 따윈 없고, 친근하고 익숙한 기분? 내가 느끼는 감동 또한 이런 맥락인 듯한데 “너희 이런 생소한 사운드, 비주얼 두려워할 필요 없어, 우린 야생동물이지만 초식동물 임팔라야” 라는 재미난 해석을 해보았다. 아무튼 자동차 루프 밟고 대로를 가로질러 점프하듯, 일본을 발판 삼아 한국까지 넘어올 때가 되었는데 말이다.

 

 

12. Lionclad(23, 비트메이커)

‘하우스 오브 반스’ 이벤트에 빈스 스테이플즈(Vince Staples)가 온다고 해서 갈 준비 하고 있었는데 취소됐다고 해서 너무나도 아쉬웠어요. 그래서 빈스 스테이플즈!

 

 

13. 심규영(33, 물류업)

DMX. 온갖 따라쟁이들이 지겹도록 흉내 내던 “Get It On The Floor”의 멍멍이 소리, 그 원조를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다. 잘 살아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14. NOX(??, DJ)

비욘세(Beyonce). 그냥 모든 게 다 이쁘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이쁘고 매력적이고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싶다. 외국여행 중 제이지와 함께한 그녀의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밀려오는 감동에 코가 찡해지면서 눈물이 막 흐르더라. 무대에서 그녀가 뿜어내는 에너지, 폭발적인 가창력과 춤은 일단 직접 봐야 한다

 

 

15. 이준용(25, VISLA Contributer)

소피(Sofie). 스톤 스로우, 보일러룸을 거쳐 NTS까지.. 유튜브에서 보던 누나 손 한번 잡아보고 싶다.

 

 

16. 석정환(33, VISLA Contributer)

에비던스(Evidence of Dilated Peoples). 이거 쓴다고 안 올 사람이 올 것도 아니니 일부러 절대 올일 없을 것 같은 형으로 골랐다. 홍대 여신들에게 빠져 헤롱대며 수년간 힙합과 현자타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우연히 다시 듣게 된 그의 랩에 ‘아… 이게 힙합이었지’ 하면서 정신이 확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에비던스 음악을 안 들었다면 지금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겠지. 그저 병신같기만 했던 릴 야티(Lil Yachty) 노래를 어느덧 흥얼거리고 있는 거기 당신, 에비던스와 프리모형이 합작한 “You”를 귀에 때려 박고 초심 되찾아라. 여전히 건재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한국엔 안 올 꺼야 아마.

 

 

17. 최힘찬(30, 태권도장 운영)

오아시스(Oasis). 비틀즈의 계보를 다른 이들이 승계하기엔 당신들이 얹어놓은 짐이 너무 크다.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 형님은 혼자 일 때도 매력적이지만 너무 진지하고, 비디 아이(Beady eye)의 음악엔 로큰롤은 있는데 깊이가 없다. 어차피 비디 아이도 장사 끝난 마당에 다시 합쳐주라고!

 

 

18. 주안(28, 패션MD)

에드 시런(Ed Sheeran)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기타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그냥 노래가 존나 좋다. 얼굴은 못생겼지만.

 

 

19. 박성훈(32, 직장인)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 21세기 최고의 재즈앨범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2시간 50분 길이의 [The Epic] 라이브 앨범을 듣고 있자면 10년 묵은 때가 벗겨지는 기분이랄까. 라이브로 어떤 공연이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20. 박상아(28, 9급 공무원)

류시시, 오기륭 부부가 왔으면 좋겠다. 보보경심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실제로 결혼까지 한 이 커플의 합동 무대 꼭 보고 싶습니다. 유튜브 말고 실제로 좀 제발요. 이 커플을 시작으로 중드덕질을 시작했다. 땅만 넓은 게 아니라 미남도 많다… 사랑해요♡

 

 

21. 오군(29, 백수)

디스코를 좋아하는 사람 이라면 노르웨이 프로듀서인 토드 테르제(Todd Terje)의 라이브 셋을 보는게 하나의 바램일 것이다. 듣고 있으면 절로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쉬우면서도 곳곳에 위트 넘치게 배치해놓은 로맨틱한 사운드가 넘나 좋은 것.

 

 

22. 박민경(29, 바텐더)

타이가(Tyga). 작년 서소페 일차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카드 값의 압박을 망각하고 홀린 듯 결제를 완료. 들뜬 마음으로 일사병 걸릴 것 같은 날씨를 뚫고 잠실주경기장을 찾았으나 아아 님은 끝내 오지 아니하였습니다. 그지같은 놈… 살아생전에 봐야겠으니 내한하든가 내 티켓 값 내놔.

 

 

23. Hassan Malik(24, 프로듀서)

아이스 큐브(Ice Cube). 때는 바야흐로 1992년. 한인들과 흑인들의 인종갈등을 토대로 벌어졌던 LA 폭동의 아픔을 기억하시는지? 로드니 킹, 라타샤 할린스, 두순자, 시스터 솔자 등등 시대가 만들어낸 명사들이 존재하는 엄중한 역사의 순간이자 비극의 시대였던 것이다. 이제는 그러한 아픔을 씻어내고 비로소 화합 하자는 의미에서 “Black Korea” 떼창 급하다.

 

 

24. 양경철(25, 대학생)

내한했으면 하는 뮤지션은 케이트라나다(Kaytranada).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10대 소년 마냥 익살스럽고 철없어 보인다. 그런 모습을 닮아서인지 그의 음악은 상쾌하다. 적당하고 충분하게 신나면서 앉아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할까? 케이트라나다의 음악은 ‘칠링’이라는 낱말의 존재 이유이며 왠지 12시 넘어 클럽에서 들으면 재미가 덜할 것 같다. 해가 질 때쯤, 연두색 풀이 울창한 공원에서 온 가족이 모여 피자라도 하나씩 나눠 먹으면서 듣고 싶달까. 꼬마애들이 힐리스나 피젯스피너를 가지고 오면 더 좋고! 케이트라나다는 음악 틀다가도 걔네들이랑 같이 놀 것만 같다!

 

 

25. 권인혁(33, 공인중개사)

디제이 퀵(DJ QUIK). 이 형 한국 온 적 없는 것 같은데 맞나? 스무 살이 되던 2004년 강남 엔비 때부터 한국에서 빡빡이 & 미크로겐 수염 족들이 씨워크 밟는 건 봤어도 비워크 제대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WC와 같이 내한하여 “Cali Iz Active” 뮤비 촬영 현장에서 보여줬던 감동의 ‘Bloods & Crips’ 대통합 워크를 시전해준다면 통일의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을 듯한데… 붉은색 반다나에 컨버스 신고 가고 싶은데 설마 패진 않겠지. 팬인데?

 

 

26. 조예슬(26, VISLA Contributer)

FKJ(French Kiwi Juice). 요즘 가장 꽂혀 있음. “Die With A Smile” 영상에서 보여준 비주얼과 라이브는 당장 프랑스로 날아가고 싶게 한다. 한국에 오는 상상만 해도 짜릿.

 

 

27. 주가은(24, VISLA Editor)

메이블(Mabel). 2015년 혜성같이 등장한 영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솔로 팝 가수. 어머니는 R&B 가수 네네 체리(Neneh Cherry)이며 아버지는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프로듀서 카메론 맥비(Cameron Mcvey)다. 2016년 6월 새롭게 개장한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 건물에서 촬영한 “Talk About Forever”의 뮤직비디오는 모든 인종과 성별의 인간의 신체의 아름다움을 기념한다. 나는 운 좋게도 이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었기에, 바로 런던행 버스표를 끊어서 그녀가 공연한 공간들을 실제로 방문하기도 했다. 2017년 5월에 발매된 [Bedroom EP]를 통해 공개된 신곡들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녀의 퍼포먼스와 완벽한 가르마는 꼭 실제로 보고 싶다.

 

 

28. LAKTA(만 27, 뮤지션)

한물간 브리트니, 곧 내한한다는 아델, 아리아나 그란데. 한물갔던 열물갔던 다 좋다. 그런데 제발 가장 핫하고 정상에 있을 때의 슈퍼스타를 한번 보고 싶다. 드레이크 님은 지금처럼 최정상이 아닐 때도 안 왔었지. 바라건대, 잠실에 한 번만 발돋움해주시옵소서. 영접하러 갈 준비는 이미 끝났으니.

 

 

29. 김연주(26, 간호사)

전설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14년 만의 앨범으로 존재감 뽐내며 나를 열광시킨 디안젤로! 언제 들어도 넘나 좋다! 옆 동네 일본엔 가면서 왜 한국은 안 오는 걸까? 서울이 아니더라도 한국 땅에서 공연 한 번 만 해주세요. 목숨 걸고 갈게요!

 

 

30. 박민지(24, 서브웨이 매니저)

네이버후드(The Neighbourhood). 한 번 더 와 주십셔…. 전에 왔었다곤 하는데 전 그때 몰랐던 시절이라…. 제발 와주신다면 지갑과 시간을 바칠게요.

 

 

31. 준키(만 29, 아티스트)

프랑스 리옹 출신의 프로듀서 겸 디제이 댄져(DANGER). 추억의 마이스페이스를 떠돌다가 이 아티스트를 알게 된 지도 벌써 10년째다. 사실 한 번쯤 한국에서 공연하겠지 기대하며 기다리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가까운 일본에서 공연은 몇 번 진행했던 거로 알고 있다.

초등학생 때 주말이면 친구와 함께 집 앞 주차장에서 공을 차고 들어와 부랴부랴 닌텐도 전원을 켜고 게임팩 먼지를 불어준 후 슬롯에 위치시키던 기억이 난다. 수많은 게임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불량한 행색의 사나이들을 끝이 구부러진 파이프와 술병을 던져서 제압하며 최종 보스까지 가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굉장히 고난도였던 게임이다. 댄져의 음침하고 스산한 음악과 컨셉(비디오)아트, 그리고 캐릭터들은 어린 시절 기억 속 이름도 모를 게임으로 회귀하게 만드는 오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더불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마스크와 절도 있는 디제잉 퍼포먼스는 멋이 흘러넘쳐 주워 담을 수 없는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2. 이성희(27, 비서)

YG. 메인스트림 서부 갱스터랩을 제일 세련되게 보여주면서 비주얼까지 걍 갱스타 간지 제대로. 일본에라도 오면 시뻘겋게 입고 갑니다.

 

 

33. 김성재(33, 건축인)

잭 존슨(Jack Johnson). 프로 서퍼인 잭 존슨은 파도 없는 곳은 안 간단다. 내가 제갈 가문의 공명 선생이었으면 동남풍이라도 휘몰아 불러올 텐데… 파도 한점 없는 파리나 맨체스터에서 공연한 거 보면 언젠가 오겠지 싶어 오늘도 그의 페북에 댓글 남기러 간다. “Do you know…..”

 

 

34. 손영원(30, Pickasso 운영자)

아르카(Arca). 아직도 촌스럽게 아티스트의 디스코그래피를 한 아이의 성장통마냥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본다. 2017년, 무려 3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지나서야 처음 목소리를 내며 노래하기 시작한, 이 지구에서 가장 기이한 생명체의 새로운 걸음마가 놀랍다. 그것이 설령 “Reverie” 뮤직비디오에서처럼 괴로운 몸짓일지라도 눈앞에서 꼭 지켜보고 싶다. 물론, 제시 칸다(Jesse Kanda)와 함께.

 

 

35. 김윤기(37, 예술가)

제인스 어딕션(Jane’s Addiction). 그들의 공연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새벽에 버스정류장에 앉아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겨울에 공원에서 책을 읽으며 그들의 음악에 콧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진행 / 글ㅣ 석정환
도움ㅣ 권혁인 최장민
커버 이미지ㅣ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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