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Critic: BLACK SC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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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힙합씬의 가장 ‘핫’한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에이샙 라키(A$AP ROCKY)일 것이다. 음악은 물론이고 패션 센스까지 겸비한 이 88년생과 밀접한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블랙스케일(BLACK SCALE)이다. 블랙스케일은 그 탄생부터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그 이야기는 익히 알려진 브랜드 ‘HUF’에서 부터 시작된다. 블랙스케일의 창립자 MEGA는 허프를 수시로 드나들던 ‘단골손님’이었다. 이후 스니커에 대한 끈끈한 애정으로 그는 결국 허프의 샵매니저가 되었고 일을 하는 동안 브랜드 운영에 관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MEGA는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열정이 싹텄고, 이를 지켜 본 허프의 오너 Keith는 아낌없는 응원과 함께 매장에 그가 만든 옷을 걸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이 바로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블랙스케일의 출발 스토리이다. 사실 허프와 블랙스케일을 함께 떠올린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겠지만 블랙스케일은 허프를 자양분 삼아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끈끈한 두 브랜드의 협업을 보고 있자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Tastemakers_BlackScale_1블랙스케일의 디렉터 MEGA. Photo from Taste Makers

 

블랙스케일은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시작된 브랜드이다. 그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지만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의류로 풀어내고 있다. 종교, 정부, 자아,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패션의 형태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블랙스케일의 철학이다. 얼핏 보면 단순한, 혹은 다수의 하이엔드 브랜드 속에서 볼 수 있던 이미지가 블랙 스케일에 의해 재탄생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조금은 짖궃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블랙스케일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에이샙부터 제이지까지 수 많은 힙합 셀러브리티들이 선택한 ‘블랙스케일’이 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1. 에이샙 라키 이펙트

에이샙 라키의 파급력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다.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혹 에이샙 라키라는 이름이 생소할지라도 VSVP라는 이니셜만큼은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는가? 이미 TV나 잡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에이셉 라키의 블랙스케일 사랑이 증명되었고 이에 스웨덴의 SPA브랜드 H&M에서도 VSVP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를 발 빠르게 제작해 심심치 않은 재미를 보았다. 심지어 국내의 여러 보세 쇼핑몰에서까지 조악한 퀄리티로 만들어진 블랙스케일 후디와 티셔츠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니 더 이상 말로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 블랙스케일은 현재 미국의 가장 핫한 패션 아이콘인 에이샙 라키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로 각인 되었고 지금까지 블랙스케일의 어떤 홍보보다도 큰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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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5 02;00;21 잡지, TV쇼 등 많은 매체에서 블랙스케일을 착용한 에이샙 라키의 모습

 

2. 좀 되는 협업

협업을 사랑하는 허프 시절부터 이어져온 내력인지 블랙스케일 역시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들 중에서도 ‘좀 된다는’ 브랜드들과 협업을 펼치고 있으니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타나 그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SSUR과의 협업, 뉴욕 기반의 이벤트 크루 40oz NYC와의 협업 뿐 아니라 스포츠 워치의 대장격인 G-Shock, 그리고 스트릿과 하이엔드를 넘나드는 슈즈브랜드 Gourmet까지 매 시즌 다양한 브랜드를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블랙 스케일이다.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는 블랙스케일의 협업은 스트릿브랜드 사이에서도 큰 화젯거리다. 앞서 지겹도록 말했지만 에이샙 라키와의 협업을 무리 없이 끝낼 수 있었다는 사실은 블랙스케일의 저력을 보여주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black-scale-x-ssur-spring-summer-2014-blackssur-collection-05  huf_flyer_BLACK_SCALE_COLLABORATION_1 two 540x0-black-scale-gshock-front

차례로 SSUR, HUF, GOURMET, G-Shock과의 협업물

 

 

3. 블랙스케일만의 영역

블랙스케일의 분위기는 한 시즌의 제품군만 보아도 파악이 가능할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고정되어 있다. 다소 식상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고유의 스타일을 오랜 시간동안 유지한다는 것은 아이덴티티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소비자들의 애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미국 내 유수의 스트릿 브랜드들과 경쟁했던 7년은 블랙스케일에게 있어 훈장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처음 시작했던 네 가지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하이 스트릿 브랜드’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스트릿과 하이엔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블랙스케일을 처음 접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고 이후 Pyrex Vision이나 득세하는 Pigalle, Hood By Air를 보면서 점점 더 빠른 템포로 흐름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을 더욱 강하게 실감한다. 이러한 판도 속에서도 새로운 브랜드들이 멋진 디자인을 뽐내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블랙스케일에 더욱 끌리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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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Scale의 웹사이트 (http://black-sc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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