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SHOP #The Lowest Mountain

염창동의 한 주택가, 작지만 큰 꿈을 가진 숍이 하나 있다. 공룡화한 거대 아웃도어 시장 속 세련된 디자인과 훌륭한 만듦새로 도전장을 던진 아웃도어 브랜드 케일(CAYL)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그 신념을 키워가는 요람인 로우스트 마운틴(The Lowest Mountain)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갑작스레 고개를 치켜드는 아웃도어 룩의 열풍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즐기는 문화에 자긍심을 가지고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유일무이한 서울의 아웃도어 숍 케일, 로우스트 마운틴의 오너 이의재와 함께 아웃도어 컬처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브랜드 케일에서 로우스트 마운틴까지,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먼저 케일이라는 브랜드는 ‘Clime As You Love’의 약자다. 직역하자면, 사랑하는 만큼 올라가라는 뜻이다. 네가 좋아하는 걸 계속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브랜드다. 브랜드 초반에는 클라이밍 기어에 집중한 제품을 제작했는데, 지금은 일반 등산과 아웃도어를 통틀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로 처음 문을 연 후 클라이밍 센터를 통해 숍인숍 개념으로 운영하다가 2년 전쯤 로우스트 마운틴이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 스토어를 정식 오픈했다. 로우스트 마운틴은 가장 낮은 산이란 뜻으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의미하는데, 산을 좋아하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숍이라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아웃도어 숍을 해보고 싶어서 케일의 제품에 몇 가지 브랜드를 수입해 지금의 구성을 갖췄다.

 

언제부터 등산에 관심이 생겼나.

등산에 진지하게 임하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부터다. 당시 작은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그때 작은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즐겼다. 이후 혼자 산을 다니게 되면서 함께 자전거를 타던 친구들과 ‘깔때기 이론’이라는 하이킹 크루를 만들어 등산을 다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다. 일련의 활동 속에서 아웃도어 캐주얼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움텄다. 그렇게 시작한 케일이 6년을 지나 현재 7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보통 등산이라면 힘든 스포츠라는 생각부터 드는데.

산에 오르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 정상에 섰을 때 느끼는 것이 많다. 등산을 즐기는 이유는 각자 다양하다. 사람을 만나거나 경치를 즐기는 일 외에도 홀로 곰곰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독자적인 신(Scene)도 있고,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 등 여느 문화권처럼 비슷한 양상을 띤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역시 그냥 하다 보니까 좋아서 지금까지 꾸준히 산을 오르는 것 같다.

 

보통 아웃도어 브랜드라고 하면,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나 코오롱(Kolon)과 같은 덩치 있는 대기업을 떠올린다. 소규모 브랜드로서 경쟁력은 무엇이었나.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일단 경제적인 문제에 가장 먼저 부딪혔다.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공장에 미니멈 오더를 해야 하는데, 규모가 큰 브랜드에 비교해 얼마 안 되지만, 작은 브랜드가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경계가 많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소재가 많았다. 뭐 어쩔 수 있나, 소재를 소량 주문할 방법을 계속 찾아다녔다. 어렵사리 소재를 구하니 생산 문제가 또 다가왔다. 좋은 제품을 소량으로 만들고 싶지만, 공장 단가를 맞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 지금은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여서 소재 수급과 생산에 약간의 노하우가 생겼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한국 특성상 아웃도어 브랜드의 이름값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방대하다. 물론 나라마다 상황도 다르다. 유럽은 합리적이고 일본은 로컬 브랜드를 아끼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 제일주의에 입각해서 업계 1위 브랜드 혹은 눈에 익은 브랜드를 선호한다. 케일 역시 이런 시장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는 중이다. 경쟁력 중 하나가 디자인이다. 기성품의 디자인과 형태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같은 디자인을 제작한다고 하면, 규모가 큰 아웃도어 브랜드보다 좋은 소재와 공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그 타깃을 다르게 설정해서 그에 맞는 디자인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

 

직장을 다니며 브랜드 운영까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시간의 압박이 상당할 것 같다.

케일의 업무는 주로 주말을 이용한다. 직장에서 퇴근한 후에 케일 업무를 보는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 개인적인 일을 진행할 수는 없으니까. 케일은 나와 아내가 함께 진행하는 브랜드다. 아내가 숍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나는 브랜드의 방향 설정과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서로 역할을 적절히 분담해서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언제가 기회가 되면, 케일에 전력투구하고 싶다. 아직은 차분히 그 시기를 보고 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일이 괴롭고 힘들다기 보다는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더 크다. 케일을 계속 키워서 평생직장으로 삼는 것이 내 꿈이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 지금은 일과 브랜드의 무게를 잘 조율하면서 운영할 예정이다.

 

케일의 의류는 어디서 많은 영감을 얻나.

예전에는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빈티지 아카이브를 많이 뒤적였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카탈로그나 광고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는데, 요새는 산행하는 사람의 동작을 관찰한다. 아웃도어 의류라는 게 체온유지, 수납, 통풍 및 통기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실제 제작 시 착용하는 사람의 편의를 많이 고려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다면?

이전에는 노스페이스와 에디 바우어(Eddie Bauer), 아크테릭스와 같은 브랜드를 좋아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브랜드를 보며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케일을 시작하니 타 아웃도어 브랜드의 옷을 잘 사지 않게 되더라. 내가 제작한 의류를 직접 입어봐야 하고 테스트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타 브랜드의 제품을 실제로 구매할 일이 적다. 어쨌든 피드백을 스스로 계속 느껴야 하니까.

 

지금 아웃도어 브랜드의 트렌드라면, 코어한 등산 의류와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입기 편한 어반 아웃도어 제품을 내놓는 성향 역시 강하다. 이런 흐름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 흐름은 다수의 아웃도어 브랜드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나온 형태라고 생각한다. 시장을 확대할수록 그 파이가 더 커지는 거니까. 기어가 아닌 패션으로 옮겨지는 건 브랜드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시장 확장과 동시에 그들의 제품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고. 일본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이러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어반 아웃도어의 움직임이 점차 보인다.

코오롱 역시 돋보이는 컬렉션을 내놓고 있다. 국내 노스페이스 같은 경우는 새로운 라인의 이해도에 앞서 팔기 위해 제작하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일본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각각의 라인에 특별한 헤리티지를 가져가려고 한다. 한국도 분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층이 불분명하고, 유행하는 특정 아이템에 몰려있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꾸준히 이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확장한다면, 케일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미치겠지.

 

특히나 돋보이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꼽자면?

역시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가 돋보인다. 최근 택티컬 기어과 아웃도어의 믹스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자체적인 컬렉션과 다양한 협업으로 주목받는 아크로님(Acronym)이나 근래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와 노스페이스의 협업 정도가 있다. 꼭 한 가지를 꼽자면, 일본 노스페이스가 정말 잘한다고 느낀다.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The North Face Purple Label), 나나미카(nanamica)의 컬렉션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인다.

 

취미가 일이 되면 어느 순간 힘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험은 없었나.

스트레스는 항상 받는다. 제품을 진행할 때 항상 매끄럽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사고는 생기니까. 그럴 때마다 회의적인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많이 남아서 더 도전적인 정신을 유지하려고 한다.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그들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렇게 롱런할 수 있는 바탕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타 패션 마켓보다 유행을 덜 탄다는 점도 한몫하겠지. 아웃도어는 패스트 패션이 아닌 슬로 패션에 가깝다. 브랜드의 컬렉션을 보더라도 기존 모델을 개량하는 형태가 많지, 완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 소비자 역시 그들이 계속 만들던 제품을 원한다. 연대별 디자인에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결코 급변하지 않는다.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가 그렇게 유지해오는 것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위시하는 놈코어(Normcore)를 지나 고프코어(Gorpcore)까지 생겨나며, 아웃도어 기어가 본격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케일 또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지.

아직은 미비하지만, 평소 케일의 제품을 사는 구매층이 아웃도어가 아닌 일상에서 착용하는 모습을 봤을 때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케일만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없다 보니 앞으로는 케일을 대표할만한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언젠가는 만들어보고 싶은 케일의 아이템이 있다면?

하나의 소재를 활용해 재킷과 바지를 포함한 세트 아이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아웃도어 트레이닝 세트를 제작하는 거지.

 

최첨단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미래지향적 콘셉트의 아웃도어 브랜드와 꾸준한 복각을 통해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브랜드가 있다. 이런 두드러진 브랜드의 성격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

등산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그 시대에 생겨난 브랜드가 꼭 하나쯤 연관되어 있다. 그 해에 등산가들이 어떤 복장으로 산을 올랐는지 보는 거다. 시에라 디자인(Sierra Designs)의 전성기를 예로 들자면, 전부 마운틴 재킷을 입고, 두꺼운 코듀로이 소재 팬츠에 대너(Danner)와 같은 헤비 부츠를 신었다.

이후 기능성 소재가 발전함에 따라 의류의 기능에 많이 투자하는 회사인 아크테릭스(Arc’teryx) 같은 경우는 첨단 소재를 통해 점차 의류를 경량화하며 봉제기술 또한 함께 발전시켰다. 이렇게 기능성 의류 시장에 자리매김해 호황을 누린 브랜드라면, 그다음 시즌 돌연 복각 의류를 제작하며, 변화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다. 그레고리(Gregory)는 최근 자사의 로고를 옛 라벨로 변경했는데, 사실 대부분은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예를 봤을 때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알아채는 것이 브랜드의 능력이다. 기존의 방식을 변경했을 때 새로운 만족감을 주는 것 또한 그렇다.

브랜드가 어떤 시대에 탄생해 어떤 제품으로 호황을 누렸는지가 그 차이점의 시작이 아닐까. 그 국가의 특성도 브랜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겠지. 일본은 복각에 특화되어 있고, 아웃도어 브랜드 착용에 있어 믹스매치를 즐기니 그런 경계가 희미하다. 반대로 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기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그 갭을 줄이려고 하위 브랜드를 만드는 건데 생각보다는 국가 성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요새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90년대 제품 또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행의 순환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90년대의 마운틴 재킷이나 그 이전 시대의 헤비 아우터가 하나의 아이코닉한 아이템이었는데, 현대에 패션으로 재해석되고, 활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보다 패션을 더욱 깊게 보려 하고 마니악한 시각을 가짐에 따라 빈티지 아웃도어 패션의 붐이 빠르게 인 것이 아닐까.

 

국내 어디를 가나 등산복 차림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실제 다른 국가보다 등산을 많이 즐기는 편인가.

아웃도어 의류를 사고파는 시장은 크지만, 그 문화를 즐기고 투자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적다. 지금 젊은 층의 등산과 중장년층의 등산은 갭이 좀 크다. 지리적 특성상 많은 사람이 등산을 즐기고 있지만, 생각보다 젊은 층이 많이 없다.

 

의류뿐 아니라 배낭까지 직접 제작한다. 의류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텐데.

처음 배낭을 준비했을 때는 그 벽이 크게 다가왔다. 필요 자재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케일이 추구하는 배낭은 여러 산행 방법에서도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이라는 가벼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은 최소한의 짐으로 가볍게 다니며 산에도 데미지를 적게 준다는 것으로 근래 일본에서 유행하는 등산의 한 방법이다. 일본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소규모로 진행하는 소위 개러지 브랜드가 많다. 그걸 보면서 우리도 해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의 철학에 따라 과한 시스템을 넣지 않은, 최소한의 시스템으로 짐을 줄이면 편해진다는 모토로 배낭을 제작했다. 엄청난 기술보다는 절충한 배낭이다. 다행히 배낭을 제작하는 공장을 잘 만나서 많이 배우고 있다.

 

케일 배낭의 소재는 지금 우리가 보는 기성 등산 브랜드에서 쓰이는 소재와도 차이를 보인다.

지금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소재에서 자주 쓰이는 가장 유명한 소재가 바로 큐벤(Cuben)과 엑스펙(X-Pac)이라는 소재가 대두하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원단이 그 기본이 돼야 하고, 제작 시 멋진 형태가 점에 부합한다. 다른 원단과의 차별점이 확실하다. 배낭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규격화되어 있는 제품이다. 엑스팩은 본래 배나 요트의 돛에 활용하는 원단으로 거친 해풍을 견딜 수 있도록 코팅도 잘되어 있다. 큐벤은 낙하산 원단으로 시작해 등산 브랜드를 넘어 다양한 의류에 적용되고 있다. 원단 수급은 아주 어렵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원단을 제작해 의류로 발전시키고픈 욕심이 있다. 아직은 생각할 게 많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니 언젠가는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신소재를 봉제, 접합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신소재라고는 해도 그 형태는 대부분 비슷하다. 코팅이나 심실링 공정 여부로 나뉘지. 심실링을 하는 제품은 원단 브랜드에서 매뉴얼을 준다. 테이프의 두께, 너비와 접합 시 필요한 온도에 가이드를 줘서 그 기준대로 적용하면 보통은 실패 없이 완성할 수 있다.

 

지금껏 제작한 제품 중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이 있었다면?

기본 의류의 공정은 아웃도어라고 해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원단을 어떻게 후가공하고 어떤 가공을 해야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기준이 명확하다. 발수 코팅을 하고 수축 가공을 제외하면, 그 봉제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보통 패션 브랜드보다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케일의 운영과 함께 별개의 등산 활동도 이어가는지.

숍 이름으로 하이킹 클럽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산악회다.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개인적인 취미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스트레스를 풀며 일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중이다.

 

등산에도 젊은 층 위주의 그룹을 쉽게 볼 수 있나?

생각보다 많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산에 가는 일 자체가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니까 그렇다. 등산하는 시간만 해도 하루 이틀이 걸리고 여러 사람을 불러모아야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그 사이클이 느린 단점이 있다. 그 와중에 몇몇 크루가 있지만, 여타 크루처럼 그 유입이 많지는 않다. 대중적인 활동은 아니니까. 의류와 장비를 구매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벽이 있다 보니 쉬이 생겨나지는 않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젊은 층의 등산 문화 또한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주변인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한국의 전체적인 흐름이 일본을 많이 따라가지 않나. 일본은 아웃도어 마니아가 굉장히 많다. 등산을 대할 때 일본은 놀이, 취미로 접근을 하는데, 한국은 힘든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트레일 러닝 등의 아웃도어 관련 대회가 많아지면서 시장도 활발히 돌아가야 하는데, 국내는 문화의 방향성 제시라기보다는 제품 판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뭔가를 하긴 하는데 효과 자체가 기성 등산 브랜드의 포션 넓히기에 맞춰져 있고, 트랜디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 점이 늘 아쉽다.

 

어떻게 하면 등산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처음 등산 갈 때 현관을 나서는 게 가장 어렵다. 등산은 힘들다는 이미지를 빼야 한다. 매일 이곳저곳을 걷는데 등산 역시 그 장소를 변경해 산을 걷는다고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다. 가볍게 진입하는 게 좋다. 힘든 산보다는 주변의 완만한 산부터 다녀보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에 조그만 클라이밍 구조물을 설치해놓았는데, 클라이밍 센터를 운영해볼 생각은 없나.

몇 년 전만 해도 욕심이 들었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걸 운영하는 시간에 케일이라는 브랜드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언젠가 작게나마 클라이밍 센터를 운영해보고 싶다. 자주 문제를 바꿔주고 가볍게 할 수 있는 암장이면 족할 것 같다.

 

한때 젊은 세대에서 클라이밍이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 클라이밍 인구도 많아지고, 센터도 많이 생겼다. 당시 주목받은 암장이 월드 챔피언이 운영하는 암장이라든지, 주변의 셀러브리티가 자주 오는 여러 이벤트가 있다 보니 비교적 많은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음악을 즐기거나 재지 스포츠(Jazzy Sport)의 팬이라면 이들의 활동을 눈여겨봤을 것이다. 지금은 건강상의 문제로 문을 닫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런 움직임이 많아져야 이 시장이 더 활성화되지 않겠나.

 

아내와 함께 숍을 운영하는데, 불화가 생기거나 의견충돌은 없었나.

처음에는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다. 브랜드를 보는 서로의 관점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 그런 문제로 많은 다툼이 있었지. 하하. 서로 서운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역할분담을 잘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하고 있다.

 

향후 케일의 목표라면.

단기적으로 본다면 좋은 제품과 재미있는 활동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다. 길게 본다면, 케일이라는 브랜드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겠지. 회사에 다닌다면 죽기 전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없겠지만, 케일을 성장 시키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 덤으로 이름도 남기고 싶다.

Cayl 공식 웹사이트

진행 / 글 │ 오욱석
사진 │ 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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