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ted One Star 한동균

최근 컨버스(Converse)에서 진행한 글로벌 캠페인, ‘Rated One Star’는 컨버스 모델명 원스타(One Star)의 언어유희를 활용한 것으로, 아시아 모델 오혁 외에도 세이지 엘세서(Sage Elsesser), 토브 로(Tove Lo), 브록 햄튼(Brock Hampton)과 같은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와 함께 일반적으로 대중이 인식하는 별점 하나의 의미를 재해석했다.

‘누구도 나를 평가할 수 없어’라는 이름으로 컨버스 코리아와 비슬라 매거진이 새롭게 구성한 ‘Rated One Star’ 캠페인은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 별 하나짜리 인생의 세 번째 주인공은 밴드 연남동 물도둑의 베이스 연주자이자 철골공 한동균이다.


영상 │ VTPB
사진 │ 유지민
스타일리스트 │ 이잎새
헤어 / 메이크업 │ 유미진
제작 │ VISLA, 컨버스 코리아
음악 │ 연남동 물도둑 “Boyfriend”

 

★☆☆☆☆ Rated One Star 한동균

어린 시절, 뭘 좋아했나?

어렸을 때 좋아하던 게 19금밖에 없는데. 하하. 난 콤플렉스 덩어리였어. 외모부터 죄다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 그래서인지 뭔가 내 감정을 남에게 표출하려는 욕구도 강했어.

 

싸움도 많이 했나?

혼자 발악했던 것 같아. 상대방보다 내 기분이 중요했지. 내 100%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더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사고도 치고 그랬지.

 

베이스를 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남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음악과가 있어서 거길 지원했어. 보컬로. 그런데 오디션을 보니까 노래로는 안 된다는 거야. 베이스 자리가 좀 빈다고 해서 그냥 베이스에 지원했지. 그때부터 베이스를 쳤어.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었나? 음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난 옛날에 엑스재팬의 히데를 좋아하면서 비주얼 록을 접했어. 처음에는 그들이 좋아서 스타일도 따라 하고 다녔어. 별생각 없었어. 그냥 음악 하는 남자다, 이러면 여자한테 관심을 끌 것 같았으니까. 고등학교 시절에도 딱 그런 용도였지.

 

처음 밴드를 결성한 시기는 언제인가?

인디밴드를 꿈꾸는 친구들이 당시에 많이 가던 ‘뮬’이라는 웹사이트가 있었어. 그때 거기 들락날락하면서 처음 시작한 밴드가 ‘세븐 마일 비치’야. 그다음에 보드 타는 친구들과 만든 밴드 이름이 ‘귀두라미’. 이름이 구려서 그런가, 너무 반응이 없어서 나중에는 ‘보헤미안 아담즈’로 바꿨지. 그렇게 깔짝거리면서 음악 하다가 영생이형을 만난 거야. 이 형이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더라고. 그게 ‘험백스’의 시작이었어.

 

험백스 – 알콜시인

생계 문제로 음악을 맘껏 하지 못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16년 정도 베이스를 쳤는데, 일하느라 못 친 게 반이지 뭐. 그래서 한창 일할 때는 베이스라인을 상상하면서 잠들곤 했어. 실제로 베이스를 치질 못하니까 머릿속에서 치고 있더라고. 사실, 돈 벌려면 세션 쪽으로 갔었어야 해. 어차피 밴드 해서 돈 안 될 건 알았어. 난 그저 좋아하는 거 하나, 좋아하지 않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또 하나를 찾고 싶었어.

 

또 하나의 일로 막노동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작은아버지께서 철골 쪽에서 일하시는데 나 한번 사람 만들어보겠다고 우리 아버지와 말씀 나누고는 나를 데려가셨지. 그게 벌써 6년 전이야.

 

음악이 외려 본인을 고통스럽게 했다고 느낀 적도 있나.

자본주의 세상에서 딴따라든 음악 하든 백수든 어쨌든 자기 힘으로 살아야 하잖아. 속으로 갈등이 많았어. 그렇지만 음악 한답시고 일도 안 하면서 놀고먹긴 싫었어. 그래서 막노동을 택한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떳떳해지고 싶었거든. 뭐가 됐든 음악은 끝까지 놓고 싶지 않았어.

 

밴드 활동을 하던 20대, 한동균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한 또 하나는 스케이트보드였다. 보드와 음악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나?

비교하자면 귀와 눈인 것 같아. 가장 좋은 건 음악이나 보드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할 수 있다는 거지. 열심히 하고 나서 다 같이 어울리며 웃고 떠들고 술 마시는 그 장면이 좋아.

 

서울에서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이라면?

경쟁. 나는 경쟁하는 게 싫어. 막노동도 그래서 한 거야. 이건 경쟁할 게 없거든. 그냥 일하면 돈 받고.

 

끊임없이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려 하는지?

일해서 돈 벌고 내 가게 차려서 살아가는 거지. 남한테 피해 안 주면서.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욕심도 아니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돈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남쪽 땅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 벗은 아내 한 명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연남동 물도둑

지금은 막노동하면서 다시 새로운 밴드를 꾸렸다. 만족하는가.

연남동 물도둑이라는 밴드를 만들었는데 일단 사람이 너무 좋아. 밴드는 그게 제일 중요하거든. 음악적 성향보다 사람이 잘 맞아야지. 밴드 음악은 너무 프로처럼 하는 거보다 아마추어 느낌을 가지고 있을 때가 가장 산뜻한 거 같아. 너무 가식적이지도 않고.

 

어렸을 때 그리던 어른의 모습과 지금 본인의 모습은 일치하는지?

옛날에는 뭐 막연하게 성공할 줄 알았어. 음악 하면서 다 잘될 줄 알았지. 하지만 이제는 세상사는 법을 조금씩 터득하면서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나가는 중이야. 이전부터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어떻게 하면 가장 진실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걸 고민하면서 살아간다는 거야. 진실한 인생을 사는 거야말로 내 인생의 가장 큰 가치인 것 같아.

 

지금 행복한가?

응. 작지만 가게도 하나 차렸고, 막노동하면서 돈도 벌고 있고, 돌고 돌아 다시 음악도 시작했으니까. 그냥 지금이 좋아. 많이 실패도 했고, 좋은 경험도 있고. 지금 이 느낌이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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