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발 웹 매거진 FNMNL(페노메노르)의 콘텐츠를 2018년 12월부터 VISLA 매거진에서 구독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일본 아티스트를 비롯한 매체 및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VISLA와 감도가 잘 맞는 디지털 미디어가 몇 군데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중에서도 FNMNL는 음악, 길거리 문화, 패션 전반에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실제 로컬과 끈끈한 유대를 통해 문화 저변에서 다양한 형태로 부지런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비슷한 듯 다른 매체를 운영하는 이들이 정체성과 목표 의식을 공유하고, 그렇게 형성된 묘한 동질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연대의 과정으로 나아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현재 VISLA는 FNMNL와 함께 각자의 로컬과 신(Scene)을 느낄 수 있는 피처, 인터뷰, 뉴스 기사를 비롯해 협업 기사, 파티 등의 오프라인 콘텐츠까지 다양한 방식의 제휴를 논의 중입니다. 그 시작으로 일본 프로듀서 스터츠(STUTS)의 인터뷰를 파트너십 공식 발표와 동시에 공개합니다. 그리고 FNMNL의 편집장 와다 테츠로(Tetsurou Wada)와 나눈 간단한 대화를 아래에 실으니 예리한 감각으로 전 세계의 음악을 들쑤시는 이 도쿄발 매거진과 일본 문화의 흐름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Interview: Tetsrou Wada(Editor-in-Chief)
FNMNL는 어떤 잡지인가? FNMNL가 추구하는 방향성, 연혁을 포함한 이야기를 한국 독자들에게 들려주기 바란다.
2016년에 런칭한 FNMNL는 음악, 패션 그리고 예술과 관련된 신선한 정보나 인터뷰를 게재하는 웹 매거진이다. FNMNL를 전개하기 전에는 와사비트(Wasabeat)라는 댄스 음악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를 운영했으나 현재는 폐쇄한 상태다. 하지만 음원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댄스 음악 뉴스도 제공하던 와사비트가 발전한 형태가 지금의 FNMNL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거리 문화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지속해서 발굴해, 결국 그 움직임이 확장하도록 돕는 매체가 되는 것. 따라서 FNMNL는 인터넷에만 머물지 않고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주관하며 거리로 나오는 중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인쇄 매체가 강하다고 들었다. 그 특성상 디지털 매체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일본의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현재과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려 달라.
언급한 것처럼 일본 인쇄 매체의 영향력은 크고 넓으며 자본은 아직 디지털 매체로 옮겨오지 않았다. 심지어 웹 미디어는 너무나 많고 함께 일할 클라이언트는 적다. 따라서 광고를 게시하거나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는 참 어렵다. 오래 살아남을 웹 미디어가 되기 위해선 위와 같이 지속적으로 일을 맡을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 콘(Complex Con)이나 하입 페스트(Hype Fest)처럼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FNMNL는 일본을 비롯해 한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힙합 음악을 소개한다. 일본에서 힙합은 대중에게 얼마나 익숙한 장르인가?
일본의 상황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돌 중심의 J-POP과 록(Rock)의 인기가 힙합보다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힙합이 음악적으로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타 문화 영역과 깊은 관련성을 고려하면 더욱이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FNMNL는 힙합 장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쇼미더머니를 비롯한 방송 매체의 힘으로 한국에서 힙합 장르는 이제 명실상부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힙합 신을 오랜 시간 지켜본 리스너로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도 궁금하다.
아마도 2011년이었다. 오케이션(Okasian)도 참가한 하이라이트 레코드(Hi-Lite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듣고 나서부터 한국의 힙합 신의 움직임을 좇게 되었다. 그 후 일본과 한국의 힙합 신이 서로 교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힙합 음악이 흐르는 걸 보고 놀랐다. 일본과 다른 산업구조 속 깊게 자리한 한국의 힙합과 일본의 차이를 절감했다. 한국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정도로 감명을 받았지. 하지만 2011년 이래 올해만큼 한국 힙합을 듣지 않은 적은 없었을 거다. 비슷한 곡과 스타일이 너무 많았다.
VISLA와 콘텐츠를 교류하며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기대하는가?
VISLA는 FNMNL와 비슷한 문법으로 문화를 소개하는 매체다. FNMNL의 독자 중엔 이전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신선한 로컬 소식을 다루는 VISLA의 기사를 우리 매체에 게재함으로써 국가 간 문화적인 이해도 역시 깊어질 거라 기대한다.
FNMNL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단순히 웹 미디어로 머물고 싶진 않다. 실제 문화의 흐름에 영향을 주거나, 나아가 새로운 움직임을 창조하는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
번역 │ 홍석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