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한창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할 브랜드들은 비단 스포츠 브랜드뿐이 아니다. 서브 컬쳐 안의 다양한 브랜드 역시 월드컵의 인기와 함께 이에 모티브가 되는 제품들을 하나씩 내놓고 있다. 옷장 깊숙이 숨겨져 있던 ‘be the reds’ 티셔츠를 꺼내 입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오늘 VISLA가 소개하는 아이템들과 함께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그런 ‘멋’을 낼 수 있을 것이다.
1. Nike F.C
너무나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일까. 여느 나이키 매장을 기웃거려보아도 월드컵의 열풍이 쉽사리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내공이 남다른 나이키인지라 일인자의 자리를 빼앗기지는 않을 듯하다. 나이키는 비밀스럽게 Nike F.C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다. 다른 수식어 없이 ‘Nike’ 자체로 존재하는 풋볼 클럽의 기원이 비밀스러움을 더한다. 이 정체불명의 클럽의 기원을 이야기하자면 94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94 월드컵부터 맺어진 호나우두, 피구, 칸나바로를 전신으로 2014년에 이르러서는 네이마르, 잭 윌셔, 다니 오스발도까지 이어져오는 가상의 클럽이 Nike F.C라는 이름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나이키(Nike)는 이들을 위해 팀 기어를 제작했고 당신 역시 이 제품들을 착용했을 때 이 영광스런 Nike F.C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발한 스토리텔링으로 Nike F.C는 20년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티셔츠부터 재킷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기다리고 있으며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다.
2. 아디다스
최근 들어 더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아디다스(adidas) 역시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좋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디다스는 이번 월드컵을 맞아 세계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일본의 도메스틱 브랜드들과 함께 월드컵을 겨냥한 제품들을 출시한다. 아디다스의 스케이트보드 라인에서는 스케이트 코파(skate copa)라는 이름으로 Krooked, Cliche, Palace, DGK, Western edition이 참여, 각 팀 스케이터들과 함께 모국의 축구 유니폼을 모티브 삼아 패션과 기능을 아우르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아디다스 재팬은 일본 자국 유수의 10개 도메스틱 브랜드들과 합심하여 협업을 진행시켰다. Anriareiji, A.FOUR LAB, BEDWIN THE HEARTBREAKERS, BRIGHT THINGS, Fasettazum, FACTOTUM,LUKER BY NEIGHBORHOOD,Porter,SASQUATCHfabrix, Y-3의 브랜드 네임을 12번이라는 숫자 위에 마킹, ‘Enjin Project’라는 이름으로 발매했다. 발매 전부터 큰 이슈를 자아냈던 두 협업 제품은 현재 국내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훌륭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풋볼 져지와 스케이트보드, 일본 내 다양한 브랜드와의 만남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3. 베이프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베이프(Bape)는 현재 수장 니고(Nigo)가 떠난 뒤로 표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전 커리어 덕을 톡톡히 보는 듯하다. 베이프 역시 이번 월드컵 열기를 놓치지 않고 과감히 참여, 축구라는 스포츠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다. 일명 ‘Bape Soccer Collection’으로 명명된 베이프의 콜렉션은 축구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로고와 함께 2014 Brasil 이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본격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펼쳤다. 카모플라쥬 패턴으로 이루어진 트랙탑과 국기 고유의 컬러링을 로고에 입힌 티셔츠, 피케 티셔츠를 발매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카모 패턴으로 이루어진 축구공까지 선보였다는 점이다. 감히 아까워서 발 대신 손으로 축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자신들도 민망한지 따로 룩북을 준비하지 않은 점이 가상하다.
4. BBC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퍼렐의 BBC(Billionaire Boys Club) 역시 ‘형제 브랜드’ 베이프와 궤를 같이 한다. 의류 제품군이 발매되는 것은 아니지만 축구공에 BBC의 그래픽을 옮겨 놓았다. 총 세 가지의 디자인으로 발매되지만 BBC의 마스코트 ‘아스트로 보이’가 그려진 것 이외 두 제품은 단순한 이니셜만을 삽입, 심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쨌든 파리의 편집 스토어 Colette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구경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
5. X-Large
이쯤 되면 일본 브랜드의 국기와 유인원에 대한 사랑은 거의 병적으로 느껴진다. 엑스라지(X-Large)는 엑스라지의 고릴라 로고 위에 각 나라의 국기를 조합한 디자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메쉬캡을 함께 발매함으로 ‘멋’을 한 차원 더 끌어 올렸다. 이런 식의 발매가 오히려 신선해 브라질 세트를 함께 구입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엑스라지의 진정한 팬이라면 슬리브리스까지 함께 구입하도록 하자. 앞서 소개한 베이프의 티셔츠 위에 엑스라지의 모자를 쓰는 것 역시 재밌는 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개한 것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4년 만에 찾아오는 월드컵의 열기 속에서 멋진 아이템들을 발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에서 혹은, 친구들과 술집에서 경기를 볼 때 미리 준비한 위 아이템들을 착용해보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당신은 이미 그 날, 그 장소의 ‘멋쟁이’가 되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