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HEON #SHOP #RIOT SKATE SHOP

작은 씨앗이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긴 세월을 지나 거목이 되는 것처럼, 문화 또한 어느 한 곳에 자리 잡아 오랜 시간 버텨내며 그 정신을 단단히 세운다. 인천 로컬 스케이트 숍 라이엇 스케이트 숍(Riot Skate shop)은 작은 인천 스케이트보드 신(Scene)에서 5년째 탄탄한 기틀을 세우고 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한가로운 낮 인천 부평대로를 찾았다. 평일임에도 북적이는 부평 젊음의 거리를 지나 숍 근처에 다다르자 스케이트보드 휠 굴러가는 소리가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했다. 스케이트보드로 뭉친 서른 줄 또래 셋, 그리고 라이엇의 마스코트 강아지 제니와 함께한 인터뷰는 시종일관 웃음으로 가득했다.

셋과 함께 인터뷰하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라이엇 스케이트 숍을 각자 소개해줄 수 있을까?
한태영(이하 한): 라이엇은 인천 부평에 위치한 스케이트 숍이다.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뿌리를 둔 브랜드와 상품을 판매한다. 단순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인천 로컬 스케이터,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다양한 이들을 지원하고 교류하고 있다.
김경호(이하 김): 인천 로컬 스케이터의 아지트 역할도 겸한다. 우리가 계속 인천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탔기에, 로컬 스케이터와 다양한 이벤트,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윤영하(이하 윤): 우리가 좋아하는 여러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인천 유일의 스케이트보드 숍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 아무도 안 한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하하.
김: 경쟁자가 없다는 게 장점이지만, 굳이 이게 장점인가 싶을 정도로 판매가 어렵다. 10년을 넘긴 해외 스케이트 숍도 문을 닫는 실정이니까.

서로 어떤 파트를 맡고 있나.
한: 라이엇 스케이트보드 숍 대표다. 국내외 브랜드 관리와 함께 돈 관리도 하고, 그냥 숍을 잘 굴러가게 돌보는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김: 나와 영하는 그 외적인 일을 맡고 있다. 나는 라이엇의 전반적인 비주얼을 제작한다.
윤: 라이엇 스케이트 숍의 자체 의류 브랜드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나이도, 취미도 비슷한 세 명이 똘똘 뭉쳐 스케이트 숍을 운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나.
한: 군 제대 후 대학교 복학을 하며 경호 형을 처음 만났다. 영하 형과는 이전 국내 패션 브랜드 라이풀(Liful)에서 함께 일한 사이다.
윤: 라이엇을 오픈하기 전 경호와 태영이는 킥 스케이트(Kick Skate)라는, 어쩌면 라이엇의 모태인 작은 스케이트보드 회사를 운영했다. 나는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매드 사우스(Mad South)라는 패션 브랜드를 운영 중이었는데, 서울에 머물 곳이 마땅찮아 경호 자취방에 얹혀사는 처지였다. 그렇게 셋이 함께 보드 타고, 친해지며 라이엇과 함께하게 되었다.

라이엇 스케이트 숍의 일과는?
한: 정오에 가게 오픈해서 청소하고, 담배 피우고, 지각도 자주 하고. 하하.
김: 평소 업무가 있을 때는 브랜드 제품 검수와 제품 게시 등등 열심히 일한다. 각자 분야가 정해져 있으니 바쁠 때는 모두가 집중하는 편이다. 쉴 때는 매장 앞에서 보드 타고 논다. 너무 놀아서 문제지.
윤: 친구들도 많이 오니까 숍 앞에서 자주 보드를 탄다. 겨울에는 거의 논다고 봐야지.
김: 지금도 약간 겨울 같다. 하하.

왜 인천에 스케이트보드 숍을 열게 되었나.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김:
언제나 스케이트보드에 관련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이런 공동의 목표를 가진 셋이 모여 자취방에 살았으니 뭐가 됐든 자연스레 함께하게 될 것 같았다. 태영이가 더 늦기 전에 해보자고 제안했던 게 도화선이 되었고,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 망할 각오로 시작했다.
김: 인천에서 계속 스케이트보드를 탔지만, 이 지역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쉽게 알려지지 않더라. 가능하다면, 라이엇이 다리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조금씩 키워가는 중이다.

요즘은 꼭 스케이터가 아니어도 많은 이들이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 숍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흐름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가?
한: 아직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윤: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디자인을 보고 숍에 방문했다가 그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파급효과는 있는 것 같다.
김: 트래셔 매거진(Thrasher Magazine)을 보면 알겠지만, 한편으로는 스케이터가 아닌데도,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입는 현상을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지 않나. 물론 그 생각도 존중하지만, 현실적으로 스케이트보드 의류를 스케이터에게만 판매하는 일도 국내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다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컬처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니까. 그래서 숍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브랜드를 많이 설명하려 노력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브랜드로 구성된 숍이니까. 자부심을 갖고 임한다.

숍 이름을 라이엇으로 택한 특별한 이유라면.
한: 라이엇을 열 때 돈이 없어서 우리가 직접 숍 내부를 공사했다. 어느 날 경호 형이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가슴팍에 ‘RIOT’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더라. 어감도 좋고, ‘폭동’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에 끌려 형들에게 숍 이름으로 하면 어떤지 제안했다.
김: 어느 정도는 그 이름대로 활동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스케이트보드 컬처를 알리기에 인천이라는 곳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이곳에서 펼치는 라이엇의 움직임을 많은 사람이 좋게 봐줘서 우리 나름대로는 이름값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라는 게임 회사가 있더라.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라는 유명 온라인 게임을 제작한 회사인데, 가끔 우리에게 게임 관련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그럴 때는 계정을 영구 정지하겠다고 친절하게 답변한다. 하하.
김: 프랑스에 라이엇 스케이트 숍, 라이엇 디스트리뷰션(Riot Distribution)이라는 스케이트보드 회사가 있다. 둘 다 오래되고 유명한 곳이다 보니 사람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 우리 인스타그램 계정 아이디가 @Riot.kr인 이유도 바로 그거다. 이런 연유로 덕도 보고 크고 작은 스트레스도 받지만, 라이엇은 라이엇이니까. 이 이름으로 끝까지 가려 한다.

인천의 스케이트보드 신은 어떤 모습인가?
김: 사실, 다른 곳과 별반 차이 없다. 다만, 스케이트보드 타는 이들이 조금씩 줄고 있다. 오히려 2000년 후반까지는 인천도 스케이트보드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많은 이가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우리가 숍을 시작할 때부터 인천에서 오랜 시간 스케이트보드를 탄 이들이 각자의 일이나 상황으로 스케이트보드를 탈 여건이 어려워졌고, 어느 순간 그 흐름이 갑자기 끊겼다. 라이엇이 현재 스케이트보드 강습도 하고 있고, 여러 이벤트도 열고 있지만, 새로운 스케이터의 유입이 계속 줄고 있는 게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뿐 아니라 아마 모든 스케이트 숍이 겪는 고충이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각 지역의 로컬이라고 해서 로컬에서만 타기보다는 외부에 나가기도 하고, 타지 스케이터와 교류도 많이 하는 편이다. 인천에서도 스케이트보드를 열심히 타는 친구들은 이미 서울이나 더 나은 환경에서 타고 있다.
윤: 그래도 꾸준히 타는 로컬 스케이터는 꾸준히 로컬 스팟에서 보인다.
한: 인천 스케이터는 단합이 잘되는 편이다.

새로운 스케이터의 유입을 위해 로컬 스케이트 숍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 그래서 우리가 일요일마다 실력에 상관없이 한곳에 같이 모여 타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잘 타는 사람이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친해져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김: 실력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좋은 것 같다. 우리도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타고 그랬다. 하하.
윤: 확실히 스케이트보드는 많은 사람과 함께 탈수록 더 재밌고, 실력도 빨리 느는 것 같다.
김: 스케이트보드라는 게 일반적인 스포츠와는 좀 달리 문화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 스케이트보드 타는 친구들 대부분 비슷한 것을 보고 자라지 않나. 그게 스케이트보드 비디오가 될 수 있고, 어쨌든 간에 스케이트보드와 관련한 다양한 것들인데, 나는 그런 동질감이 좋아서 아직 숍을 하는 거다. 그래서 태영이가 이야기한 라이엇 스케이트 클럽(Riot Skate Club)이 라이엇의 좋은 이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강습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날만은 실력에 상관없이 즐기자는 의미가 크니까. 인천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친구도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했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한적한 골목에 숍을 오픈했다. 주변 상점과의 트러블은 없었나.
한: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많은 원성을 샀지. 지금은 약간 포기한 상태다. 하하.
윤: 이 골목이 워낙 조용해서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최근 카페 거리처럼 바뀌어서 북적북적한 분위기라 지금은 크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한: 조금 오글거리지만, ‘평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주변에서는 우리가 계속 보드를 타니까 가끔 주변 분들이 ‘보드 거리’라고 이야기하던데.
김: 민폐인 걸 알면서도 계속 탈 수밖에 없다. 원래는 요 앞 전부 아스팔트 바닥이었는데, 지금 보도블록으로 바뀐 게 아쉽지.

라이엇 스케이트보드팀, ‘팀 라이엇’ 소개를 부탁한다.
김:
숍 초창기, 부평이나 구월동 등 인천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스케이터로 이루어진 이들이 라이엇의 첫 번째 팀 라이더로 활동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계속 팀을 유지할 수 있었지. 하나둘씩 나이를 먹고, 각자가 처한 환경이 우선시되니 어쩔 수 없이 스케이트보드와 멀어지게 되더라. 지금 같은 경우에는 큰형인 송근엽 스케이터가 많은 힘이 되고 있다. 파운드 바베큐(The PWNED)와 테이크잇이지(TakeItEasy)라는 피자 가게를 통해 스케이트보드 컬처를 알리고 있으며, 라이엇의 주요 프로젝트, 이벤트에 함께한다. 그 밑으로는 인천에서 가장 성실한 스케이터, 안은수라는 친구. 해머즈 인천(@Hammerz_ICN)이라는 크루를 만들어 자기들끼리 매번 스팟을 찾고 클립을 남기고 있다. 또, 우리 팀의 막내이자, 간판이었던 김태훈이 있다. 이제는 사회생활로 인해 몸무게도 좀 늘었지만, 그 덕분에 우리 숍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이외 라이엇의 영상을 제작하는 한울이라는 친구도 있고. 라이엇 스케이트 클럽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춘호 등 경인 지역에 활동하는 스케이터가 다수 활동 중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로컬 스케이트 스팟은 어디인가?
한:
인천예술회관? 가장 오래됐고, 여전히 많은 스케이터에게 사랑받는 스팟이다.
윤: 부천에 위치한 해그늘 공원도 자주 간다. 인천과 가깝고 무엇보다 고가다리 아래 있어 날씨에 개의치 않고 즐겁게 탈 수 있다.
김: 원래는 부평역 광장 스팟이 있었는데, 정비사업공사가 진행되면서 타기 어려운 스팟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청라에 개장한 노을 파크 내 스케이트 플라자에 다양한 기물이 있어서 스케이터가 즐겨 찾는 스팟이 되었다고 들었다.
한: 송도는 대리석 천국이다. 스트리트 스팟이 엄청 많다.

웹사이트 내 라이엇의 아카이브를 계속해 쌓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간략히 이야기해달라.
김:
2015년에 라이엇 1주년을 기념해 부평역 광장에서 ‘라이엇 스케이트 잼’을 진행했다. 이를 시작으로 좋은 기회가 되어 2016년 반스(Vans)와 ‘Go Skateboarding Day(GSD)’ 이벤트를 열었고, 그해 숍 비디오 콘테스트에 영상을 출품해 준우승했다. 2017년에는 코스모 화학에서 반스와 두 번째 GSD 이벤트를 함께했다. 그리고 작년 ‘인천상륙작전’ 이벤트를 비롯해 웨어 테스트 비디오나 각 스케이트보드 파트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하고. 올해도 라이엇 5주년을 기념해 작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 2016년 반스 GSD 덕분에 많은 이에게 우리 숍을 알릴 수 있었다.

그 무엇보다 많은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벤트로 ‘인천상륙작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윤: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숍 앞에서 조그만 이벤트를 열 계획이었는데, 일이 점점 커져 버렸다. 종국에는 대규모 이벤트가 되었다.
한: 아이디어 회의 후 장소 섭외하고, 기물 제작하는 데만 한 달 반 정도 걸렸다.
김: 지원금도 없이 시작했지. 우리가 이런 이벤트를 열 때 로컬 스케이터 친구들이 정말 많이 도와준다. 스태프나 기물 제작 등 여러 일에 두 팔 걷고 나서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라이엇이 만든 게 아니라 다 같이 만든 행사다. 다임(Dime)의 글로리 챌린지(Glory Challenge)를 참고해 많은 아이디어를 보탰다.

지금껏 15편이 넘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면?
한: “Loop The Loop”이라는 비디오를 이야기하고 싶다. 자그마치 넉 달이라는 시간에 걸쳐 제작한 비디오여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영상을 전공하거나 따로 배운 적이 없어 영상 작업하는 주변 지인에게 많이 물어보며 열심히 진행했다. 이뿐 아니라 모든 비디오에 애착이 있다. 그 당시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하하.
김: “Nerdland”라는 비디오, 팀 라이엇 중 한 명인 전승수라는 친구의 첫 파트이자 마지막 파트가 된 영상이다. 원래는 그의 파트를 만들기 위해 태영이와 한울이가 준비하고 승수가 촬영했는데, 촬영 중 심하게 발목을 다쳐서 수술까지 했다.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들이 가진 클립을 전부 모아 완성한 감동적인 영상이다.

웨어 테스트 비디오 역시 단순히 리뷰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와 각종 효과를 삽입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한: 해외 스케이터처럼 엄청난 테크닉이나 스케일을 보여주고 싶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다. 우리는 그 방향을 조금 틀어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자는 방식으로 비디오를 제작한다. 촬영 전에 회의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걸 구체화해 촬영하는 거지. 생각보다 좋게 봐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김: 라이엇 모두가 패러디를 좋아해서,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비주얼적인 요소가 많은 영상은 한울이나 근엽이 형이 큰 도움을 준다. 올해 반스 벌 프로(Vans
Berle Pro) 웨어 테스트 비디오를 제작했는데, 덕분에 좋은 기회가 생겨 상하이에서 열리는 반스 파크 시리즈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판매 브랜드 수가 꽤 많은데, 힘든 점은 없나.
한: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한다. 하하. 그래서 해외 영업 팀이라고 이름만 붙이고, 실무를 진행할 땐 영어 잘하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제한적으로 메일을 주고받으니 답답한 부분이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바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김: 브랜드의 풀 컬렉션을 보여줄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려고 한다. 소규모라도 많은 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속 들여오고 있다.

몇몇 해외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일 처리가 상당히 러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우리가 취급하는 브랜드 전부는 아니지만, 소수 브랜드의 허술한 업무 처리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문한 물건이 제대로 오지 않을 때가 가장 큰 스트레스다. 차라리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더라. 힘들지만, 화를 내기보다는 다음번에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가자고 설득하는 편이다.

캐나다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다임의 첫 한국 어카운트로 이름을 올렸는데.
윤:
우리가 다임의 어카운트로 지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임 사장 중 한 명인 빈센트 창(Vincent Tsang)이 한국에 놀러 왔다. 그때 우리 숍에 방문하라고 DM을 보냈다. 그렇게 같이 놀다가 마침 자기 친구가 헨즈클럽(The Henz Club)에서 음악을 트니 놀러 가자더라. 클럽에 가보니 그 친구가 바로 에이트랙(A-Trak)이었다. 처음으로 헨즈 VIP 룸도 가보고 함께 즐겁게 놀았다.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 땐 보통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김:
사실, 놀 때는 서울에 많이 간다. 하하. 서울에서 인천 올 때는 조금 멀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인천에서 놀러 갈 때는 그렇게 가까울 수가 없다.
한: 차 안 막히면 30분 만에 간다.
윤: 클럽 브라운(Brown)에 제일 자주 가는 것 같은데.
김: 내가 유독 브라운을 좋아한다. 태영이는 특별히 선호하는 곳은 없고, 영하가 최근 테크노에 빠져서 이태원에 자주 간다. 하하.

지금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는 텀 예토(Tum Yeto)나 드윈들(Dwindle)과 같은 대형 스케이트보드 디스트리뷰터 그리고 다임이나 파라다이스(Paradais3)와 같은 독립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로 나뉘는 것 같다.
윤: 일단 대형 브랜드는 주로 데크와 같은 하드굿즈를 함께 취급하고, 오랜 시간 쌓은 아카이브나 기술력이 탁월하다.
김: 또한 유통망 관리가 잘 되어있다. 대형 브랜드는 각 나라에 디스트리뷰션을 두고 있어 우리와 같은 소매상이 물건을 취급하는데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이제는 많은 독립 브랜드가 규모를 확장하며, 많은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 독립 브랜드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정체성이 확실하다는 것. 움직임이 신선하고, 개성 또한 뚜렷하다.
윤: 사실, 요새 여러 독립 스케이트보드 브랜드가 도버스트리트마켓(Dover Street Market)과 같은 이름난 편집 스토어에서 약진하고 있지 않나. 그런 점이 우리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하하.

라이엇이 선호하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조건이라면.
김, 윤:
역시 그들이 선보이는 비디오가 아닐까.
한: 어떤 스케이터가 그 브랜드에 속해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윤: 독립 스케이트보드 브랜드가 꼴통 짓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런 거침없는 행동을 좋아한다. B급 요소라든가.

대형 마켓의 저렴한 가격 책정이 로컬 스케이트 숍을 죽이고 있다는 젠켐 매거진(Jenkem Magazine) 기사를 봤다, 이런 상황 속 로컬 스케이트 숍의 뾰족한 돌파구가 있을까.
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특별한 해결책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좋아하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로컬에 알리려고 노력하는 일 정도? 우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스케이트 숍이 이런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로컬 스케이터에게 멋진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해 정식으로 수입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스케이터가 각
위치에 있는 로컬 스케이트 숍을 서포트해줬으면 좋겠다. 스케이트 숍은 로컬의 뿌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로컬 숍과 스케이터가 서로 돕는다면, 언젠가는 훨씬 개선된 여건에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가격 경쟁으로는 대형 마켓에 비길 수 없다. 그래도 로컬 숍에서 제품을 구매한다면, 비싼 값을 지불한다고 해도 스케이트보드에 관한 지식도 얻어갈 수 있고, 다른 스케이터와 친해질 기회도 생기지 않나.


이외 스케이트 숍 운영에 따른 고충이 있는지.
김:
전부 고충이다. 하하.
한: 운영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다.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아직 충분한 수입이 되지 않는다. 말했다시피 돌파구를 찾는 게 우리의 영원한 숙제다. 하하. 그래도 우리가 일은 정말 열심히 한다.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오지 않을까.

현재 라이엇 스케이트 숍의 이름으로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윤:
대단한 건 아니고 우리가 입고 싶은 옷을 소량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한: 주변 지인이 의리로 많이 사준다. 재고가 많긴 한데…
김: 특별한 목적성을 가진 행위라기보다는 그냥 우리 욕심이다. 물론, 지금은 아주 만족스럽지 않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굿즈를 만드는 걸 목표로 매년 제작 중이다.
윤: 이런 굿즈를 핑계로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고 싶다.

만약 서울에서 스케이트 숍을 열었다면?
한:
그런 생각도 많이 해봤다. 하하.
윤: 이미 서울에 잘하는 스케이트 숍이 많이 있으니까. 우리는 인천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족하다.
김: 인천에서 계속 스케이트보드를 타왔고, 지금도 인천 스케이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 그만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뭔가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전까지는 인천 로컬로 남아있고 싶다.

자주 교류하는 타지역의 스케이트 숍이 있나?
김:
팀버 샵(Timber Shop)? 우리 성격이 생각보다 소심하다. 우리도 다른 스케이트 숍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편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래도 스케이트 숍 대부분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스케이트 숍이 워낙 없다 보니 다 알 수밖에 없다.
김: 뤄썸(RVVSM)같은 경우에는 라이엇의 시작 때부터 거래를 해왔다. 인천상륙작전을 열 때도 데일리 그라인드(Daily Grind)의 광훈이 형과 뭔가를 해보려고 논의하러 갔다가 일이 커져서. 하하. 그저 다 함께 잘 되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에서도 스케이트보드 컬처를 기반으로 전개하는 몇몇 소규모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한: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김: 꾸준한 전개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아니 그들의 행보를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 꾸준함이 역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주기적인 상품 발매와 비디오 등 할 일이 만만치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내 브랜드를 많이 소개하고 판매하며, 그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밖에는 없다.
윤: 데드맨콜링(Dead Man Calling), 코니(CRNY), 아이즈 스케이트(AIZ SKATE), 파라데이즈(Paradays), 힙스(Heaps), 플라워 그립테이프(Flower Griptape) 모두 응원한다.

숍 주변에 추천할 만한 장소가 있는지.
윤:
숍 바로 앞의 ‘해리별관’을 추천하고 싶다. 아리따운 여성분도 많이 오시고. 하하.

라이엇 스케이트 숍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
스케이트 파크를 소유한 스케이트 숍이 되고 싶다. 누구나 와서 탈 수 있고, 재밌는 행사도 할 수 있는.
김: 세계 모든 스케이트 숍의 꿈이 아닐까. 하하.

RIOT SKATE SHOP 공식 웹사이트
RIOT SKATE SHOP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진행 / 글 │ 오욱석
사진 │ 배추

*해당 기사는 지난 VISLA Paper 8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VISLA Paper는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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