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ror / Window – KHYO, 우원재

거울: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음악. / 음악(거울)으로 동기화되는 개인의 내밀한 여정.

창: 세상을 바라보는 매개로서의 음악. / 음악(창)을 통해 세계를 들여다본 경험.


MIRROR

KHYO

Koffee -Rapture

나라는 존재는 시간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동기화되는 경험을 간직한 노래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과거의 플레이리스트는 그 내용을 따지기에는 이미 지나간 경험이기에 현재 동기화되어 자주 듣는 노래를 소개하는 것이 맞다 생각해서 이 음악을 소개하려고 한다. “Koffee – Rapture”,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 노래가 지닌 에너지에서 많은 동질감을 받은 것 같다. 마치 이 노래를 들으면 적당히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는 느낌이다. 내가 너무 업되어 있을 때는 약간의 차분함을, 너무 다운되어 있을 때는 약간의 힘을 주어 조금 더 나다운 상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최근 너무 많이 들어서 곧 또 바뀔 것 같지만 지금으로는 이 곡이 가장 거울과 같은 노래다.


WINDOW

우원재

Brian Eno – By this river 

늘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은 참 빠르다. 태어나서부터 매 순간이 지나가고 우린 과거라는 정체 모를 꿈같은 것들만 차곡차곡 쌓으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끝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난 항상 그게 불만이었다. 멋진 아저씨들은 ─ 검정 목 폴라티에 무선 마이크 하나 들고 ─ 목에 핏줄을 올리며 우리에게 현재를 살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재를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아니 애초에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조금도 감이 안 온다. 어쩌면 우리의 순간은 쌓아온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 찾아올 미래를 내다보는 것 그저 그 두 개가 전부가 아닐까 싶다. 현재라는 건 애초에 없는 거지.

그렇게 믿어서인지 나는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을 바라볼 때, 흐르는 어떠한 것으로 본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지금 잘 나가는 어떤 스타를 보던, 연애에 실패한 비련의 남자 주인공을 보던, 츄르 먹는 우리 고양이를 보던, 불안해하는 나 자신을 보던 그냥 아무 생각 없다. 뭐 흘러가는 거겠지, 저러다 말겠지, 그게 아니라고 한들 분명 끝은 있으니까 소란 떨 거 없겠지.

나는 적당히 유명한 음악가다. 야망은 없고 하고 싶은 거 최대한 많이 하고 하기 싫은 건 최대한 적게 하며 조용히 흘러가고 싶다. 또 행복하고 싶다. 현재는 없기에, 되돌아보는 과거에 후회 없고 내다볼 미래에 큰 걱정만 없도록 살고 싶다. 이 노래의 분위기와 속도 그리고 반 정도 알아들은 가사처럼.


*지난 VISLA Paper 8호에 실린 기획 기사입니다. VISLA Paper는 지정 배포처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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