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NBA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 명인 러셀 웨스트브룩(Russell Westbrook)이 조던 브랜드(Jordan Brand)가 주최한 와이 낫?(WHY NOT?) 투어의 일환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의 페르소나(Persona)이자 NBA의 정점에 있는 사나이라는 사실만으로 그를 반길 이유는 충분하지만,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너 더 기프트(Honor The Gift)’를 전개하는 패션사업가이자 모델 그리고 웨스트 코스트(West Coast) 문화의 애호가까지, 농구 외적인 면모 또한 러셀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8월 3일과 4일, 양일간 진행된 내한 일정의 시작을 알린 토크쇼는 조던 홍대 스토어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에서 찾아온 팬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자리를 지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고, 토크쇼에 당첨되지 못한 이들은 매장 밖에서 아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가 탑승한 검은색 차량이 매장 앞에 당도하자 현장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무대 위에 올라선 러셀은 진행자의 질문에 기분 좋은 웃음과 재치 있는 답변으로 화답하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했다.
토크쇼의 마지막 순서인 럭키 드로우와 포토 타임이 끝난 뒤, 매장 한쪽에 준비된 인터뷰 스페이스에서 러셀을 만났다. 190cm가 넘는 거구는 누가 봐도 위압적이었지만, 인터뷰 전 짬을 내서 가족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그의 모습은 되려 꽤나 인간적이었다. ‘인터뷰하기에 쉬운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주어진 질문에 답변했다. 최고의 플레이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와이 낫?(WHY NOT?)’을 외치며 패션이라는 새로운 그라운드로 뛰어든 러셀 웨스트브룩. 짧은 대화였지만, 아래의 답변에서 그의 성공을 지탱한 뿌리와 취향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길.
MINI INTERVIEW
당신은 하나의 스타일로 규정할 수 없는 패션 아이콘이다. 그중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을 몇 가지 소개해줄 수 있을까?
모든 날과 시즌이 다 다르지 않나.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믹스매치(Mix&Match)를 즐기는 편이다. 다양한 패턴과 색, 오버사이즈(Oversize)와 피트(Fit)한 옷을 내 마음대로 섞는 것을 즐긴다. 그 다채로움이 패션의 재미 아니겠는가?
패션에 빠진 계기가 있나?
어머니다. 그녀는 내게 가장 큰 영향력이었다. 어머니는 내게 패션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트렌드를 가르쳐줬고, 나는 그 모든 것을 멀리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내가 가진 옷들을 조합하고 스타일링하는 법을 배웠지. 어머니가 내게 끼친 영향이 매우 크다.
올 여름 베일을 벗은 당신의 시그니쳐 슈즈 조던 “WHY NOT?” ZER0.2 SE가 화제다.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특징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신발의 무게다. 조던 “WHY NOT?” ZER0.2 SE는 굉장히 가벼운 농구화다. 농구화를 이루는 레이어와 피스를 재조합했고, 여러 레이어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무게를 줄였다. 기존의 조던 와이낫 제로투와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킬 방법을 찾아냈다고 자신한다.
당신의 신발에 ‘WHY NOT?’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해 달라.
‘WHY NOT?’은 나의 한계와 영역을 넘어서게 하는 캐치프레이즈다. 내 신발에도 이 캐치프레이즈를 적용함으로써 농구 코트 안에서도 내 한계를 넘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가 태동하던 90년대 로스앤젤레스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농구 이외에 당신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이 있을까?
로스앤젤레스 자체가 내겐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이 큰 영감이다. LA라는 도시 자체가 내 정체성과 뿌리를 찾게끔 돕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LA는 내게 기댈 수 있는 안식처이며 내 모든 행적과 일에 묻은 영감이다.
슈팅 연습을 할 때 헤드폰을 낀 모습이 자주 보인다. 주로 어떤 음악을 듣는지?
글쎄, 주로 플레이리스트를 셔플(Shuffle)해서 듣는 것 같은데. 하하. 다양한 음악을 듣지만, 내가 나고 자란 웨스트 코스트(West Coast)의 음악은 항상 내 안에 있다. 웨스트 코스트 힙합은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악이다.
*토크쇼 이후에 이어진 러셀 웨스트브룩의 내한 일정 전체는 8월 9일(금)에 VISLA MAGAZINE에 공개될 ‘Recap: Russell Westbrook WHY NOT? Tour – TOUR VIDEO’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ussell Westbrook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NIKE 공식 웹사이트
진행/글│ 김용식
사진│ 오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