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Youtube)의 시대다. MBC 노동조합의 한풀이처럼 임직원 1,700명의 지상파 방송사와 여섯 살 소녀의 유튜브 채널(보람튜브)의 광고 매출이 비슷해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통적인 미디어가 쇠퇴하는 현시대에 VISLA 매거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콘텐츠, “MY YOUTUBE LIBRARY”는 현재 서울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읽어내는 이들의 유튜브 라이브러리를 들춰본다. 가장 더럽고, 은밀하고, 추잡한 영상들부터 눈물겹게 아름답고, 교훈적이며, 힘이 되는 영상들까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자신이 진심으로 즐겨보는 영상들만을 추천받아보았다.
“MY YOUTUBE LIBRARY”의 첫 타자는 VISLA 매거진의 디렉터 최장민(Jangster). VISLA의 취향을 담당하는 그의 유튜브 라이브러리에는 어떤 영상들이 숨겨져 있을까. 하단의 영상들은 갖은 설득과 회유 끝에 그의 보물 창고에서 얻어 낸 몇 개의 영상들이다.
최장민의 MY WEIRD YOUTUBE LIST-
많은 사람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이상하지만 훌륭한 퀄리티의 영상들.
- “Live Ghetto House/Ghetto Tech Mix“
영상 길이: 1시간 15분 46초
채널: Partiboi69
‘Partiboi69’라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즐겨본다.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외모와 다르게 우스꽝스러운 유럽 테크노풍 복장을 하고 과장된 행동을 한다. 그의 콘텐츠 중 특히 좋아하는 이 영상에서 그는 무려 1시간 15분 동안 믹서 한 대와 뉴발란스 2족을 만지며 음악을 믹스한다. 아마 PPL일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세팅조차 영상의 매력을 증폭시킬 뿐. 코믹한 분위기와 달리 양질의 음악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영상의 큰 매력 중 하나다.
2. “THE INCREDIBLES 3 – Preview”
영상 길이: 2분 51초
채널: Really 3D
말도 안 되게 엉성한 3D 그래픽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 Really 3D. 픽사 디즈니(Pixar Disney)의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을 Really 3D의 스타일로 만들어 낸 본 영상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야말로 병신미 그 자체. 말 그대로 진짜 바보 같다. 본 영상 외에도 드래곤볼”(Dragon Ball)”과 “소닉(Sonic the Hedgehog)”편을 추천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말 바보 같다.
3. “Winter | Off the Air | Adult Swim“
영상 길이: 11분 21초
채널: Adult Swim
어덜트 스윔(Adult Swim)에서 비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비디오 시리즈 “오프 더 에어(OFF the Air)”. 본 시리즈는 데이브 휴스(Dave Hughes)가 한 가지 단어를 정한 뒤, 그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들을 하나로 합쳐 만든 작업물들이다. 영상적으로 훌륭하고 특이한 영상들을 한 번에 몰아 보는 맛이 있다.
이 시리즈의 또 한 가지 매력은 디제이가 노래를 믹스할떄 두 노래가 겹치는 것처럼 한 영상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두 영상이 겹치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 이 효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실 VISLA 웹페이지를 통해 본 영상을 이미 몇 번 소개한 바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다시 한번 공유한다. 가장 최근작인 “윈터(Winter)”편을 선택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헤어(Hair)”와 “컬러(Color)”편.
4. “How To Make Ramen”
영상 길이: 10분 23초
채널: Howtobasic
VISLA의 에디터 심은보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이 채널의 콘텐츠는 기초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기존의 “How to” 영상처럼 새로운 작업 과정을 알려주는 “척”하는 영상들이다. 영상의 시작 부분은 일반 영상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기발하고 또라이 같은 상황들로 사람들을 마구 매혹한다.
5. “ノリアキ – unstoppable / Noriaki – unstoppable “
영상 길이: 3분 31초
채널: Yusaku Furuya Official YouTube Channel
이 영상을 처음 본 것은 아마 10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꽤나 알려진 친구인 것 같긴 한데, 오히려 요즘 들어 회자가 안 되는 것 같아 다시 한번 소개해본다. 평소 병맛 영상을 즐겨 보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보던 사람인데, 본 영상 말고도 게시물이 상당히 많다. 혹시라도 관심이 생긴 이들은 유튜브의 노리아키 컴플리트 플레이 리스트를 확인해보시길. “랩만 더 잘했으면 지금의 리치 브라이언(Rich Brian/구 Rich Chigga)처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길 테니.
각설하고, 위 트랙 “unstoppable”에서 노리아키는 겁도 없이 에미넴(Eminem)을 디스한다. 그런데도 에미넴에게 일절 반격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 보면 볼수록 더욱 헤어나올 수 없는 그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자.